IT 기업부터 유통업계까지 뛰어든 ‘웹 3.0’ 시장, 도전장 내민 NFT 스타트업
구글·트위터 등 대형 IT 기업부터 유통업계까지, ‘NFT’ 사업 뛰어드는 글로벌 기업들 국내 NFT 기반 웹 3.0 스타트업 ‘비트블루’, 초기 시드 투자 유치 성공하며 도전장 내밀어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소유권·수익 보호하는 NFT 서비스, 결국 경쟁 핵심은 ‘차별화’
NFT(대체불가능토큰) 기반 웹3 전문 스타트업 비트블루가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고 8일 밝혔다.
비트블루의 주요 서비스로는 웹3 기반 개인 프로필 서비스 ‘노우 유어셀프(Know-Yourself)’와 NFT 전용 인프라 ‘엔에프테인먼트(NFTainment)’가 있다. ‘노우 유어셀프’는 블록체인에서 개인의 가치를 증명하고 NFT로 표현할 수 있는 웹3 서비스이며, ‘엔에프테인먼트’는 NFT 초기 컨설팅부터 제작, 발행, 운영, 마케팅 등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주상식 비트블루 대표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노우 유어셀프 서비스의 빠른 검증을 통해 단계적으로 완성해 가고, 엔터테인먼트와 IP 기업의 프로젝트 수주를 기반으로 엔에프테인먼트의 레퍼런스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개인 프로필·작품 NFT로 표현한다
비트블루의 ‘노우 유어셀프’는 블록체인에서 개인의 가치를 증명하고 NFT로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온체인(on-chain)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 음악 등의 개인 창작물을 NFT로 발행 및 판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웹2 소셜 서비스에 연동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
NFT 전용 인프라 ‘엔에프테인먼트’는 NFT 전용 E2E(End to End) 서비스로, NFT 초기 컨설팅부터 제작, 발행, 운영,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디지털 공간에서 브랜딩과 콘텐츠 확장이 필요한 연예인, 셀럽 등 개인 및 기업을 대상으로 NFT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IP 및 세계관 기획, NFT 디자인 및 제작, 발행, 커뮤니티 구성, NFT 연계 및 IP 확장 등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IT업계의 NFT 출시, 웹 3.0 진출 속도 가속화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이 기존 서비스에 NFT를 도입하며 웹3.0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웹3 전담팀을 꾸린 구글 클라우드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점차 확장해나가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웹3 개발자를 위한 ‘구글 클라우드 블록체인 노드 엔진’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더리움부터 시작해 솔라나 등으로 지원하는 블록체인 수를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의 제휴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트위터는 지난해 초부터 ‘트위터 블루’라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NFT를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가상자산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위터를 인수한 만큼, 트위터의 웹 3.0 진출에는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머스크 CEO의 인수 과정 중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5억 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결제와 분산 신원인증(DID) 등이 접목되면 트위터가 ‘웹3 기반 소셜미디어’로 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인스타그램도 가상자산 지갑과 연동해 NFT 작품을 게시할 수 있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NFT 작품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해당 작가가 태그되고, 작품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최초 도입되었으며, 8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100여개 국가에도 적용됐다. 현재 메타마스크와 트러스트월렛, 코인베이스 등 6종의 가상자산 지갑이 지원된다. 이 밖에도 미국 내에서 NFT의 발행·판매 기능을 폴리곤 블록체인 기반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서비스 지역과 지원 대상 블록체인을 늘려갈 예정이다.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은 NFT 서비스의 급성장으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약 3개월 만에 지갑 생성 수가 약 300만 개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당시 세계 최대 NFT 시장인 오픈씨의 누적 활성 계정 수(약 230만개)를 넘어선 규모다. 레딧은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한 기존 인터넷 기업과 웹3의 시너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통업계의 웹3 시장 진출
유통업계도 웹3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 NFT 멤버십 프로그램 ‘스타벅스 오디세이’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스타벅스 오디세이에서 상호작용 게임 등을 비롯한 ‘여정’에 참여한 고객은 NFT로 된 스탬프를 수령할 수 있으며, 스타벅스 오디세이 내 매장에서 한정판 스탬프 NFT를 구입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상자산 및 개인 지갑 등이 필요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신용카드로 직접 NFT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6월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한 NFT를 발행했다. 푸빌라 NFT 보유자는 총 6가지 등급에 따라 실제 백화점 이용 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장 높은 미스틱 등급의 보유자는 신세계 백화점 퍼스트 라운지 입장 5회, 발렛파킹, 20% 사은 참여권 등의 혜택을 제공받으며, 나머지 등급도 무료 주차권, 커피 쿠폰,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NFT와 실질적인 혜택을 연동하며 이용자들이 푸빌라 NFT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 뷰티업계 최초로 스토리텔링형 세계관을 근간으로 실물 연계형 NFT를 발행했다. 실물 연계형 NFT는 NFT를 보유할 경우 그와 연계된 실물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빌리프 유니버스 NFT’를 출시하며 해당 NFT 보유자에게 베스트셀러 ‘뉴메로 에센스’(75ml)’ 정품을 제공했으며, 지난 7월 ‘닥터그루트 유니버스 NFT’ 구매자에게는 닥터그루트 샴푸와 앰플이 포함된 ‘탈모 인류 구원 희망 KIT’를 함께 제공했다.
웹3.0 시대, NFT가 수행할 역할은?
웹 3.0은 플랫폼 이코노미인 웹 2.0의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웹 2.0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온전히 소유하거나 직접 만든 콘텐츠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반면 개방형 블록체인 기반의 웹 3.0에는 ‘소유(Own)’의 개념이 더해진다. 웹 3.0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 저장되던 데이터를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하는 개인/기업들의 컴퓨터에 분산하고, 블록체인상 기록을 통해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나 소유권을 증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데이터를 제공한 사용자는 직접 데이터 소유권을 보유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콘텐츠나 활동을 기반으로 경제적 보상(가상화폐)을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특정 콘텐츠의 소유권이 보장되면 이를 토큰화하고, 유동성을 부여해 거래가 가능해지는 식이다. 웹3.0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블록체인’이 꼽히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차후 10~20년 뒤면 모든 기업과 개인이 금융 기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NFT 기술이 꼭 필요한 사업은 아직 드물다. 현행 NFT 서비스 대부분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소유권 및 수익을 보장하는 성격을 띤다. 웹 2.0 시대에 창작물은 쉽게 복사되고 공유되며 그 가치를 잃기 쉬운 반면, NFT를 활용하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 및 원본성을 증명할 수 있다. 창작물 원본의 가치와 창작자의 소유권을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비트블루의 서비스 역시 NFT 기반으로 콘텐츠 판매를 추적, 창작자 수익을 안정화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웹 3.0 및 NFT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글로벌 IT 기업, 유통업계 등 ‘미래 먹거리’를 찾는 거대 기업들은 이미 웹 3.0으로의 사업 확장 기회를 노리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 속, 스타트업이 당당히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및 NFT 창작자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