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현대인에 위로’ 익명 고민 대화 서비스 42사이, 브이엔티지로부터 투자 유치

브이엔티지 “루덴시티만의 접근방식과 사업전략이 돋보여” 42사이, 상대방 관점에서 함께 고민해 주는 관계 지향 온라인 고민 상담 서비스, 코로나19 이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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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2사이

7일 익명 고민 대화 및 마음 챙김 서비스 ’42사이’를 운영하는 루덴씨티가 브이엔티지(VNTG)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42사이는 고민이 있거나 우울감을 겪는 ‘토커(talker)’가 선별된 ‘리스너(listener)’와 대화하며 일상적·심리적 조언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고민 상담 및 대화 플랫폼이다. 토커가 무료로 익명의 고민을 등록하면 이에 적합한 대화 성향을 지닌 리스너가 매칭되고 경청 중심의 대화법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

42사이는 익명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 상대를 찾을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리스너 교육 커리큘럼과 데이터 기반 유저 선별 체계를 통해 양질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담 이후에도 유저들이 마음을 훈련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모임·코칭 콘텐츠·성격분석 콘텐츠 등을 운영·개발하고 있다.

최원혁 브이엔티지 투자총괄은 “멘탈 웰니스에 대한 루덴시티만의 독특한 접근 방식과 사업전략이 돋보였다”라며 “창업자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확고한 문제 인식을 존중하고 있는 만큼, 양질의 서비스와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백종민 루덴씨티 대표는 “따뜻한 친구와 함께 적극적으로 마음을 가꾸어갈 수 있는 캐주얼 멘탈 웰니스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주는 ’42사이’

42사이 운영사 루덴씨티는 연세대학교 졸업 후 맥킨지앤컴퍼니 전략 컨설턴트를 거친 백종민 대표와 국내 유수의 증권사, UX 디자인 에이전시, IT 기업 등 출신 팀원들이 모여있는 스타트업으로 공동창업자 및 팀원들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서비스다. 백종민 대표 및 관계자들은 일상적인 번아웃·무기력증·우울감을 겪으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이 부담 없이 감정적 지지와 심리 치료 및 훈련을 탐색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본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

보건복지부 조사 및 루덴씨티에서 직접 시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30 인구 4명 중 3명은 우울한 감정을 경험해 심리적 지지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및 다수의 익명 채팅 서비스들이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익명 공간은 악의적인 유저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이 루덴씨티 측의 설명이다. 이에 42사이는 익명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 상대를 찾을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리스너 교육 커리큘럼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질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루덴씨티는 42사이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 섣불리 판단하거나 조언·비판하지 않고, 철저히 상대방 관점에서 함께 고민해 주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닉네임과 핸드폰이라는 경계 뒤에 보호되어 있기에 가능한 관계라고 생각하고 경청 중심의 대화법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 42사이에는 ‘토커’와 ‘리스너’라는 명확한 역할 구분과 대화의 목적이 정해져 있고 토커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대화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늘어나고 있는 비대면 상담 서비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취업·연애·직장 문제 관련한 고민 상담, 심리 상담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2030의 우울증 진료율는 20% 이상 증가했고 청소년은 5명 중 1명이 우울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기존의 전문 상담 서비스들은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서비스 사용의 심리적 장벽이 높기도 하고 어떻게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막막한 데다, 상담 비용 또한 보통 세션당 10만원에서 40만원 사이로 비싸기 때문에 이용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익명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고민 상담이나, 전문가가 아닌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과 상담하는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상담 업계에서는 화상·전화·문자 메시지로 상담하는 텔레테라피(teletherapy)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으나,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텔레테라피가 증가하게 됐다. 그 결과 효과가 오프라인으로 상담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고민 상담 서비스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트로스트가 있다. 트로스트는 전문상담사에게 받는 익명 심리 상담 앱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상담자의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비언어적 단서를 찾아낸다. 트로스트는 상담학적으로 의미 있는 사실·경험·변화의 실마리가 되는 순간 등 5개 주요 반응을 통해 심리치료 효과를 높인다. 트로스트의 감정 분석 솔루션은 특정 상황에서 느꼈던 사람의 감정을 8개로 세분화하고 16개의 축으로 구분하는데, 이는 상담자가 그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차마 모르고 지나친 감정을 포착해 심리치료에 중요한 핵심으로 활용함으로써 상담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이외에도 연애 상담 서비스 ‘윌슨’, 해외 상담 서비스 ‘7Cups’, ‘Mindstrong’, 10대를 위한 ‘Daybreak Health’ 등 다양한 상담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사진=오르락

커뮤니티에 관심 두는 투자자들

최근 42사이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는 투자 업계에서 이른바 ‘성공방정식’으로 불린다. 이용자를 자생적으로 모으기 쉬운 데다, 자연스럽게 공동구매·정보 공유·상품 판매 등 다양한 사업 모델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작년 12월 커뮤니티 투자 플랫폼 ‘오르락’을 운영하는 타인에이아이는 59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기도 했다. 2020년 설립된 타인에이아이는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신규 계좌개설·주식거래·잔고 조회 기능 등 오르락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한다.특히 투자자 간 채팅 기능이 호응을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와 적립식 매수 챌린지 기능을 출시했다. 하락장에도 믿음이 있는 기업이라면 다른 투자자와 함께 꾸준히 적립 매수해 포인트도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의사를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도 생겼다. 지난달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 의료인 위한 플랫폼 스타트업 인티그레이션이 10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설립된 인티그레이션은 의료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온 오프라인 강의 플랫폼 △이커머스 △경영지표관리 SaaS △원외탕전 경영지원(MSO) △치기공소 경영지원(MSO) 등을 제공한다. 특히 인티그레이션이 내놓은 한의사 커뮤니티는 전국 한의사와 한의대생의 70% 이상이 가입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의 커뮤니티가 늘어나면서 여러 방면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중심축으로 작용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심리 상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심리 상담 커뮤니티’ 42사이가 유저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힐링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