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3D 콘텐츠’ 제작사 에이펀인터렉티브, 70억 규모 투자 유치

리얼타임 3D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 메타버스 기술력 등 인정받아 투자 유치 대표작 디지털 셀럽 아뽀키(APOKI) 통해 버추얼 케이팝(Virtual K-POP) 신장르를 개척해 한편, 현재 디지털 휴먼 ‘실시간 렌더링’ 등 한계 있지만,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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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펀인터렉티브

리얼타임(Real-time) 3D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 에이펀인터렉티브(AFUN Interactive)가 신한자산운용으로부터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그간 메타버스 기술력과 고품질 3D 콘텐츠 제작 통합 솔루션을 인정받아 시리즈 A와 시리즈 B를 잇는 브릿지투자 형태로 진행됐으며, 신한자산운용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에이펀인터렉티브가 보유한 디지털 셀럽 등의 사업 확장과 신규 콘텐츠 지적재산권(IP) 및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권도균 에이펀인터렉티브 대표는 “버추얼 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시장이 주목 받으면서 캐릭터 IP를 아티스트로 구현해 낸 당사의 3D 콘텐츠 제작 기술이 더욱 큰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타버스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3D 콘텐츠 제작 회사

에이펀인터렉티브는 리얼타임 기술의 게임엔진을 이용해 디지털 셀럽, 가상인간 등 가상현실을 실시간으로 구현해 내는 콘텐츠 기업이다. 리얼타임 기술의 게임엔진이란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뜻한다. 한글과 워드 프로그램이 문서를 작성하기 위한 도구라면, 게임엔진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도구다. 에이펀인터렉티브는 이 게임엔진을 활용해 디지털 휴먼 캐릭터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표작으로는 디지털 셀럽(가상세계에서의 유명인) 르샤(LECHAT)와 아뽀키(APOKI)가 있다. 특히 2019년 4월 유튜브 등을 통해 버추얼 뮤지션으로의 활동을 시작한 아뽀키는 현재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4,900만 회를 넘었으며, 틱톡의 팔로워도 45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아뽀키는 2021년 2월 첫 싱글 앨범도 발매하며 ‘Get it Out’, ‘Coming back’ 등의 음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두 번째 일본어 싱글도 발매했는데, 당시 전자 메이커 HTC가 선정한 ‘2021년 글로벌 VR 인플루언서 TOP100’에 5위로 선정되면서 아시아권 1위와 동시에 가상인간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현재 버추얼 케이팝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프로듀서들과 협업하고 있다. 또 글로벌 활동 본격화를 위해 일본 ‘소니 뮤직 솔루션스(Sony Music Entertainment)’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고, 글로벌 미디어 유통회사인 더 오차드(The Orchard)를 통해 세계 곳곳에 음원을 내놓고 있다.

사진=에이펀인터랙티브

광고뿐 아니라 ‘전시, 미디어’ 등 문화산업 전반으로 활동영역 확장

에이펀인터렉티브는 세계 정상급 리얼타임 3D 콘텐츠 제작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에 진행된 총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 이후, 지난해에도 트위치 공동 창업자 케빈린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전략적 투자(SI)를 진행했다.

아뽀키와 르샤와 같은 버추얼 아티스트 제작뿐 아니라, 롯데그룹, 소니, 타미힐피거, 돌체앤가바나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실물 시장과 가상 세계가 융합될 수 있음을 직접 선보이고 있다. 또 광고뿐 아니라 전시나 미디어 등 문화산업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편집숍 비이커(BEAKER)의 10주년 디지털 앰버서더로 활동했고, 엠넷 ‘엠카운트다운’에도 생방송으로 출연하며 이목을 끌었다. 특히 올해 1월 일본에서는 ‘앤디 워홀’ 교토전에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등 실제 인간과 버추얼 휴먼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수준급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었던 데는 회사 창업자들의 특별한 배경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에이펀인터렉티브는 오랜 친구 사이인 권도균 대표와 유한 이사가 2018년 공동창업한 회사다. 두 사람은 미국과 영국에서 CG기술 공부와 경력을 쌓아 실력을 갖춰 창업했다. 권도균 대표는 CG 공부를 마치고 북미 현지의 VFX 전문 업체에서 근무하며 실력을 쌓았고, 유한 이사는 디즈니의 대표작 ‘주먹왕랄프’, ‘주토피아’ 등의 CG작업을 담당했다.

아뽀키(APOKI)/사진=에이펀인터랙티브

디지털 휴먼의 현재와 미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버츄얼 인플루언서가 화제가 된 이래 일반 기업들도 디지털 휴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실제 업계에선 AI 휴먼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을 마케팅이나 대고객 업무 등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에 더해 메타버스가 미래 전략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은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 등 실제 업무에서도 차세대의 몰입형 인터페이스를 고민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재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는 기술 수준을 두고 ‘껍데기만 디지털일 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휴먼이라도 그 움직임의 주체는 대본을 읽는 성우나 동작을 흉내 내는 스턴트맨 등의 아날로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지털 세계에 살아 숨 쉬는 가상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상세계 속 디지털 휴먼을 인간이라 받아들이는 이유는 믿기로 한 대상을 그대로 추상화해 인식하는 인간의 유연함 덕분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디지털 휴먼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현재는 가상세계에 구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는 GPU나 하드웨어 등의 발전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재 영화산업에서의 CG기술은 더 이상 관객이 무엇이 CG기술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아울러 정부가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음에 따라 관련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힌다. 업계는 향후 인간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시각형 디지털 휴먼뿐 아니라 영화 그녀(Her)’에 등장한 음성 비서와 같은 청각형 디지털 휴먼의 등장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