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공학 기업 넥셀 ‘우주 진출’ 쾌거, SpaceX와 협업
스페이스 X CRS-27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하는 넥셀의 심근세포 미국 워싱턴주에 합작투자 기업 셀로직스(Celogics) 설립 및 유럽 시장 진출 호주서 단백질 신약 긍정 평가, 올해 하반기 코스닥 예비심사청구 목표
넥셀의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hiPSC) 유래 심근세포 제품인 Cardiosight®-S가 15일 발사되는 SpaceX CRS-27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한다. 이 제품은 2023년까지 우주 비행 중 방사선 노출과 미세 중력이 우주 비행사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로젝트에 활용될 예정이다. 넥셀은 hiPSC 뿐만 아니라 상용화에 성공한 세포를 우주 정거장에 보낸 국내 최초 기업이 됐다.
우주 정거장으로 향하는 심장세포
넥셀은 국내 기업 최초로 우주정거장에 hiPSC뿐만 아니라 상용화된 세포를 보내게 됐다. 이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의 김덕호 교수가 이끌고 있다. 김덕호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소형 심장 조직 장치(오간온어칩, Organ-on-chip)에 넥셀의 hiPSC 유래 심근세포 제품을 사용한다. 이 장치는 우주로 보내져 지구의 일반 환경과 우주 비행 중 환경이 심근 세포의 수축력과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고 측정한다.
우주에서의 심근세포 연구는 그야말로 글로벌 최첨단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수년 동안 쥐와 같은 동물 세포 관찰과 우주 임무 전후 우주 비행사의 혈액 분석은 우주여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표준이 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에 의해 얻어진 1차 세포는 실험동물의 희생적인 측면에서 생명윤리적 문제가 있고, 종간차이에 의한 문제로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넥셀의 심근세포 활용 기술은 이러한 맥락에서 매우 유용하다. 동물 세포의 한계와 혈액 샘플을 통한 인체 변화 분석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hiPSC)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작년 6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연구에서 로마대학과 이탈리아 우주국 연구팀이 인간 혈액 세포에서 추출한 hiPSC를 사용하여 뼈 형성에 관여하는 네 가지 유전자가 지구보다 우주에서 덜 발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미국 뉴욕줄기세포연구재단(NYSCF)과 아스펜신경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세포 배양접시를 스페이스X의 CRS-18에 실어 ISS로 보내기도 했다. 처음으로 인간의 신경세포를 직접 우주로 보내 진행한 연구였다. 넥셀의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의 연구가 진행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국내 기업이 직접 연구를 진행하게 된 쾌거다.
세계로 진출하는 넥셀
넥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hiPSC 유래 심근세포 제품의 차별화된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넥셀은 미국 워싱턴주에 조인트벤처(JV) 회사인 셀로직스(Celogics)를 설립해 심근세포 제품의 브랜드를 리브랜딩하고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iPSC 위탁생산 서비스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들 시장은 향후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시장으로, 넥셀의 우수한 품질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한편 넥셀은 다른 분야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넥셀은 최근 시리즈 B 브릿지 라운드에서 175억원을 유치한 지 1년 8개월 만에 총 150억원의 프리 IPO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사인 UTC인베스트먼트와 신규 투자사인 KDB산업은행이 참여해 넥셀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을 보여줬다.
넥셀에 대한 투자는 어려운 바이오 투자 환경 속에서도 인상적인 성과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이번 투자는 공모주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넥셀의 잠재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350% 증가한 데다 호주에서 임상 1상에 진입한 단백질 신약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넥셀은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정상급 기술력
또한 넥셀은 hiPSC 유래 3D(3차원) 오가노이드 연구 및 상용화, hiPSC 체세포 제품 생산 및 제조, 이를 활용한 신약 독성평가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이퍼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바이오기업 큐리바이오와 현지 조인트벤처(JV)인 셀로직스를 설립하고 미국 시애틀 인근에 1,858㎡ 규모의 바이오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맞춤형 하이퍼스템(hiPSC) 유래 체세포의 개발 및 대량생산 공정을 마무리한 후 iPSC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넥셀의 세포치료제는 이미 화이자, GSK, 존슨앤존슨 등 거대 제약사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제약 산업에서 넥셀이 거둔 성공은 제품의 품질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증거다.
이와 더불어 넥셀은 제약 산업 분야 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정된 체외 의약품 안전성 평가 시험법(ICH 가이드라인 S7B/E14) 개발에 참여하고, 이를 활용한 심장 안전성 평가 서비스(NeXST)를 상용화한 기업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험법의 국내 적용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력하고 있는 넥셀은 간, 심장, 폐 등 장기 연구를 통해 정상 및 질환 모델을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활용해 신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법을 출시하고, 국내외 생체 외 임상시험 수탁연구기관(CRO)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넥셀의 개발 파이프라인에는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특허를 취득한 단백질 의약품 ‘NP-011’을 비롯해 간세포 분비물 유래 바이오신약 2종이 있다. 이 약물은 현재 호주에서 간섬유화를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ST분절상승 심근경색 재관류 손상(STEMI-IRI), 염증성 장질환(IBD)에 대한 적응증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