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틱톡 스타 꿈꾸는 팀러너스, 20억 투자 유치

우후죽순 생겨나는 생성 AI 스타트업, 실체는 ‘택갈이’ 대부분 같은 GPT-3 엔진에 IT 시스템 얹은 것일 뿐 생성 AI, 과연 틱톡 스타를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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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작한 인플루언서/사진=팀러너스

정승진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 팀러너스가 2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시드 라운드는 베이스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고 패스트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팀러너스는 인공지능이 제작자가 되는 글로벌 인공지능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팀러너스의 핵심 가설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AI 인플루언서가 만든 글,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가 사람이 만든 콘텐츠보다 더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은 지난 두 달 동안 프로필 편집 사이트 피카부를 포함해 4개의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토스 + 카이스트

정승진 대표는 카이스트 출신으로, ‘송금지원금’ 등 성장 상품을 개발해 토스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1,000만 명을 만든 토스 초기 멤버다. 정 대표는 토스에 서버 엔지니어로 입사해 데이터 분석가, 프로덕트 오너, 해외 사업 리더를 거치며 수백만 명의 사용자와 수백억원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팀러너스의 팀 빌딩 스토리는 AI에 집중하기 전인 작년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업계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슈퍼닷츠’라는 이름으로 9월부터 3개월 동안 20개의 앱을 스토어에 출시하고, 7개의 상용화 서비스를 개발해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며 팀원들을 모았다.

현재 팀러너스는 단기간에 7개의 상용화 서비스를 개발한 기존 제품팀과 AI 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CTO 출신의 기술 리드, CJ ENM PD 출신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제품, 기술, 콘텐츠 전문가들이 모여 AI 콘텐츠 플랫폼 개발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

넘쳐나는 AI 카피캣 기업들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팀러너스는 최근 20억 달러의 대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회사로서는 상당한 액수임에 틀림없다. 시중에는 인공지능 기업이 아닌 외부에서 만든 서비스를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으로 베낀 유사한 서비스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자체 기술력이 없고 GPT-3나 기타 유사한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팀러너스는 어떨까? 단순히 해외 기업의 카피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타사와 차별화되는 독자적인 AI 개발 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팀러너스의 팀원을 살펴보면 경험이 풍부한 AI 연구원은 보이지 않는다. 서버 엔지니어, UX 디자이너, 컨설턴트, 변호사, 영업, 백엔즈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아직 시장에 없는 획기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팀러너스의 이름으로 공개된 서비스인 ‘피카부’는 단순 AI 포토샵에 불과해 보인다.

생성 AI – 게임 체인저인가, 그저 한때의 열풍인가?

생성 AI는 여러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단지 입력값을 재조합하여 출력을 비슷하게 만드는 방법일 뿐이다. 예를 들어 알파고는 바둑 대국 정보를 입력하면 하나의 바둑 기사처럼 보이지만, 생성 AI는 바둑 기보처럼 보이는 결과물을 생성한다. 제너레이티브 AI는 본질적으로 입력에 따라 유사한 출력을 생성할 수 있는 시스템에 불과하다.

영국 생성 AI 분석가이자 작가로 알려진 니나 시크는 “현재 생성 AI 기술과 콘텐츠 증가율은 기하급수적이다”라며 “2년 뒤인 2025년에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콘텐츠 90% 이상이 AI가 만든 작품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질은 무척 낮을 것이다. 따라서 낮은 수준의 단순 기사 작성 분야에서는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수준 이하의 단순 보도자료 작성은 생성 A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기사와 같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아직 제너레이티브 AI의 능력을 넘어선다.

AI 스타트업인 팀러너스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받았지만 아직은 그 진정한 가치에 대한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하지만 스노우·인스타그램 필터보다 보다 10배 더 예쁜 사진 제작 서비스, 핀터레스트보다 10배 더 취향에 맞는 사진을 탐색할 수 있는 서비스, 카카오톡보다 10배 더 재밌는 AI 롤플레잉 채팅 서비스, 틱톡보다 10배 더 흥미있는 AI 인플루언서 컨텐츠 서비스를 제작하겠다는 남다른 포부는 유사 기업과 차별화되는 면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벤처투자업계의 중론은 앞으로 생성 AI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외국에서 돌아가고 있는 AI 서비스들을 AI 연구자들이 아닌 단순 개발자들이 모여 API에 얹은 것에 불과한 시스템을 홍보하는 기업들이 많다. AI 기반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서비스들은 사실 그 대부분이 GPT-3와 같은 기존 플랫폼에 의존하는 카피캣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AI는 분명한 혁신이지만, 현재 지나치게 만연해 있는 생성 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맹신에 의존하지 않고, 어떤 기업이 진정한 혁신을 보여줄 기업인지 한 번쯤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