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DATA] 국내 OTT를 살려라 ① 데이터 결합 전문 법인의 필요성
데이터 전문가 없는 데이터 세미나… 변죽만 올리는 꼴 세계적 수준의 알고리즘 사용하는 넷플릭스… 국내 상황은? 마이데이터 사업처럼 방송계도 데이터 사업 도입돼야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와 같은 거대 기업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스트리밍 업계를 주도하면서 OTT(Over-The-Top) 서비스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광고를 도입하는 등 OTT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시청자 데이터의 수집 및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을 통해 OTT 기업은 가입자의 시청 습관에 대한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개인화된 추천과 타겟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OTT 업계에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만 집중하는 전문 기업이 부족한 실정이다.
OTT 산업에서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OTT 광고가 부상하고 넷플릭스까지 OTT 광고 시장에 뛰어들면서 보다 효과적인 광고 타겟팅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문 기업이 필요해졌다. 넷플릭스의 타겟팅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시청자 속성과 영화 속성을 매칭하는 ‘잠재 행렬 요인화’라는 요인 추적 방식을 사용한다. 이 알고리즘은 특정 영화나 시청자 속성을 명시적으로 검색하지 않고 잠재 정보를 자동으로 매칭한다. 알고리즘 수준에서 숏폼 광고를 제작하는 넷플릭스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시청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밀하게 제작된 광고는 하나의 콘텐츠로도 기능한다. 안타깝게도 국내 상황은 매우 다르다.
빈 깡통같은 OTT 시청 데이터 세미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지난달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데이터 수집과 활용,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코바코와 샵캐스트, 숙명여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 중인 ‘OTT 환경에서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행태 분석을 위한 모니터링 및 검증 기술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공동 주최한 행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OTT 산업에서의 데이터 활용 현황과 향후 전망 등 시장 현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에 데이터 활용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불참해 빈축을 샀다. 방송-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와 정책 협력 담당자만 참석했다. 현재 데이터 활용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는 업계에서 유명무실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다.
기존 방송에 비해 OTT 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시청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방송 방식에서는 시청률 데이터가 표본 가구 규모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OTT 업계는 개별 시청 습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기업에게 소비자 선호도에 대한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OTT 업계에서 수집되는 시청 데이터는 정말 다양하다. △인구통계학적 정보 △시청 기록 △시청 시간 △검색 쿼리 △기기 정보 등 이러한 시청 데이터를 활용하면 비즈니스에 소비자 행동과 선호도에 대한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마케팅 활동을 최적화하고, 제품 개발을 개선하며, 고객 참여를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OTT 기업이 시청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 △개인 맞춤형 추천: OTT 플랫폼은 시청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시청 기록과 선호도에 따라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할 수 있다. △콘텐츠 최적화: 기업은 시청 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 유형을 파악하여 소비자 수요에 맞게 콘텐츠를 최적화할 수 있다. △광고: 시청 데이터를 사용하여 특정 인구 통계에 광고를 타겟팅함으로써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콘텐츠 개발: 시청 데이터를 사용하여 트렌드와 선호도를 파악함으로써 비즈니스가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주최한 세미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분야의 전문가가 필수다. 이런 데이터 활용 타게팅을 넘어서서 숏츠 형태의 광고 만드는 역량도 넷플릭스가 최상위권 역량을 보여준다. 즉, 알고리즘 레벨에서나 콘텐츠 제작 레벨에서나 전세계 최상위권인 것이다.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안 그래도 좁은 시장에서 회사들도 쪼개져 있고, 서로 단합도 안 되는 것이 실태다.
데이터 결합 전문 법인의 필요성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 기업이 생긴다면 국내와 글로벌 OTT 광고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플랫폼의 시청 행태 데이터를 결합하여 국내 OTT 광고 시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약 5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합치면 국내 1,2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다. 또한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제도처럼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데이터 양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수익 공유 구조도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 융합과 분석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성장 분야로 꼽히고 있다. 삼성SDS는 이러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 중 하나이다. 삼성SDS는 데이터 처리, 분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를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OTT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집중하는 전문 기업이 OTT 광고 시장에서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TT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확장됨에 따라 시청자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에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집중하는 전문 기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OTT를 위해 데이터 관련 연구에 정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다양한 플랫폼의 시청자 행동 데이터를 결합하는 전문 기업이 등장한다면 OTT 광고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러한 전문 기업의 발전은 국내 OTT 플랫폼뿐만 아니라 국내 데이터 산업 전반의 성장과 발전에도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