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주가 20% 급락, 힌덴부르크 리서치 “잭 도시는 사기꾼”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 결국은 사기꾼으로 전락? 블록의 전 임직원 폭로 “계좌의 40~75%는 사기” 캐시앱이 사기, 마약 거래에 사용된다는 래퍼들의 고백, 수사 기록도 있어
트위터 전 CEO 잭 도시(Jack Dorsey)가 이끄는 디지털 결제 서비스 업체인 ‘블록’은 한때 급성장하는 모바일 결제 처리 업계의 선두 주자로 여겨졌다. 캐시앱 생태계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블록의 앞날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 리서치 회사인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의 충격적인 보고서는 이러한 예상을 깨고 블록이 범죄 활동을 조장하고 캐시앱 거래 사용자 기반을 인위적으로 부풀렸다고 비난했다. 그 결과 블록의 주가는 19%나 급락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기업의 위법 행위를 밝혀낸 전력이 있다. 지난 1월에는 인도의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가 이끄는 기업들의 회계 부정과 주가 조작을 고발하여 주가를 하락시켰다. 2020년 9월에는 전기차 제조업체 니콜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여 주가가 폭락하고 설립자 트레버 밀턴이 형사 고발을 당했다. 결국 밀턴은 이듬해 10월 투자자를 속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블록에 대한 혐의의 핵심은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기꺼이 포용하려는 회사의 의지에 있다. 규정 준수에 대한 블록의 ‘무법자적’ 접근 방식은 악의적인 범죄자들이 신원 사기 및 기타 사기를 위해 계정을 대량으로 생성하고 훔친 자금을 신속하게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사용자가 사기 행위나 기타 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적발되더라도, 블록은 해당 사용자를 전면적으로 금지하지 않고 계정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한 전직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계정이 사기로 의심되는 수십 또는 수백 개의 다른 활성 계정과 정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스크린샷을 공유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용자를 허용하는 현상은 래퍼들이 힙합 노래에서 자랑할 정도로 흔한 일이었다. 잭 도시 블록 CEO는 수백 곡의 힙합 노래에서 캐시앱이 언급되는 것을 주류에 어필하고 있다는 증거로 내세우며 공개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곡들을 검토한 결과, 아티스트 대부분 캐시앱이 부드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보다는 사기, 마약 거래, 심지어 살인 대금 지불에 사용한다고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억9천만 달러 탈세
힌덴부르크 보고서는 블록 내 재무 허위 보고 의혹도 강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시앱 수익의 최대 35%인 약 8억9,200만 달러가 법으로 제한되어야 하는 환전 수수료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블록이 이러한 수익을 규제가 없는 소규모 은행 예금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경쟁사인 PayPal은 ‘환전 수수료’ 한도를 피하기 위해 소규모 은행을 이용한 유사 사례에 대해 SEC와 CFPB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개했다. 힌덴부르크가 SEC에 제출한 정보자유법(FOIA) 요청에 따르면 블록도 유사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정부는 자격을 갖춘 성인에게 경기 부양 수표를 지급했다. 잭 도시 블록 CEO는 트위터를 통해 “사용자가 은행 계좌 없이도 캐시앱을 통해 ‘즉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캐시앱 계정을 통해 첫 정부 지원금이 지급된 지 몇 주 만에 각 주에서는 부정 지급으로 의심되는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워싱턴주는 2억 달러 이상을 돌려받기를 원했고 애리조나주는 5억 달러를 회수하려 했다고 전직 직원들은 말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블록이 경영진의 압력으로 인해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알기제도(KYC) 규정을 지속적으로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힌덴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현금 카드까지 받아 회사의 규정 준수 여부를 테스트했다. 블록의 전직 직원들은 검토한 계좌의 40~75%가 가짜이거나 사기에 연루되었거나 한 개인과 연결된 추가 계좌인 것으로 추정했다.
전직 블록 직원들이 밝히는 범죄자들의 ‘Cash App’ 이용 실태
블록에 대한 힌덴부르크 리서치의 보고서는 블록이 범죄 조직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전직 직원들은 블록의 제품인 캐시앱이 느슨한 규정 준수와 사용 편의성 때문에 범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캐시앱 파트너사의 전 규정 준수 담당 직원은 “모든 범죄자는 스퀘어 캐시앱 계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자가 플랫폼에 쉽게 가입할 수 있고, 계정이 폐쇄된 경우 다시 액세스할 수 있으며, 익명으로 또는 노골적으로 허위 신원을 사용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캐시앱의 무법적·무제한적 접근 방식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러한 사용 편의성 덕분에 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계층인 범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캐시앱의 이름을 딴 갱단도 있다. 2021년 볼티모어 당국은 웨스트 볼티모어 지역에서 펜타닐과 코카인을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캐시앱’ 갱단원들을 체포했다. 볼티모어 뉴스 매체와 범죄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캐시앱을 통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해당 플랫폼이 범죄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캐시앱의 이름을 딴 갱단 외에도 수많은 법무부 기소장에는 악명 높은 시날로아 카르텔을 비롯한 범죄 조직이 펜타닐과 메탐페타민과 같은 마약을 유통하는 데 캐시앱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일례로 마약 유통 조직에 대한 형사 고소장에는 범죄 조직이 불법 마약 수익금을 이체하는 데 캐시앱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상세히 기술돼 있다.
힌덴부르크의 폭로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블록은 아직 이러한 의혹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힌덴부르크는 “우리는 블록이 주요 지표에 대해 투자자를 오도하고 소비자와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조장함으로써 성장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약탈적인 제품과 규정 준수에 있어 최악의 관행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