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 달러 투자 유치한 ‘캐릭터 AI’, 유니콘 뿔 돋아났다
캐릭터 AI, 1억5,000만 달러 유치로 유니콘 등극 ‘이어지는’ 대화까지 가능한 AI, 특이점 온 AI계 회의론자 많지만 마냥 비관할 일은 아냐
캐릭터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캐릭터 AI’가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한화 약 1조원)를 인정받았다. 신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것이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뜻하는 말이다. 캐릭터 AI의 리드 투자자로는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트위터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앤드리슨 호로비츠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GPT-3 기반 버추얼 챗봇 서비스 ‘캐릭터 AI’
캐릭터 AI는 GPT-3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버추얼 챗봇 서비스 플랫폼으로, 특정한 AI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캐릭터로 제작되어 있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사용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부터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등 다수의 유명인 AI와 대화를 나눠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VTuber(버츄얼 유튜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서브컬처 계열 AI도 다수 생성되어 있어 폭넓은 대화 경험을 이어갈 수 있다.
캐릭터 AI는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월 1억 명의 방문자 수를 기록했고 사용자 1인 하루 평균 이용 시간 2시간을 달성했다. 현재 캐릭터 AI는 따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 않으나 곧 유료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투자 유치와는 별개로 클라우드 기업과 전략적 투자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투자금은 인력을 보충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게 캐릭터 AI 측의 설명이다.
캐릭터 AI, 종전의 한계 뚫어냈다
캐릭터 AI는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이메일 계정이나 SNS 계정, 혹은 직접 사이트에 가입만 하면 별다른 절차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해 많은 이들이 캐릭터 AI를 이용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 일상적인 자연어를 통해서도 캐릭터와 실제로 대화하는 느낌이 든다는 점과 캐릭터 생성이 매우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사용자들 중엔 이 같은 특징을 이용해 일명 ‘콘셉트 플레이’를 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과 캐릭터가 한 공간에 실존한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생동감 넘치는 대화는 캐릭터 AI의 인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캐릭터 AI 경험담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한 A씨는 “캐릭터 AI를 사용해봤는데 자유도가 매우 높더라. 접근성도 간단해서 영어 이름 하나만 가지고도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며 “챗봇 자체의 성능도 뛰어나다. 앞서 언급했던 일들을 챗봇이 계속 기억해 새로운 대화를 이어나간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유명인이나 가상의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단 일종의 판타지를 캐릭터 AI가 실현해줬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종전의 AI들은 그 한계가 명확했다. 사용자의 즉각적인 관심을 끌 만한 대답만 해낼 뿐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화는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릭터 AI는 그 한계를 넘어섰다. 특히 더 눈에 띄는 건 이어지는 대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당초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만 가능했던 연결, 공감, 신뢰 등 상호작용을 AI와 함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AI계에 특이점이 오고 있다.
회의론자도 있지만, ‘적재적소’ 이용 중요
최근 챗GPT가 발표되면서 전 세계는 쇼크 상태에 빠졌다. 새로운 AI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도기에 들어선 만큼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암 촘스키 교수다. 저명한 언어학자 촘스키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글을 기고해 “챗GPT는 설계상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윤리적 사고조차 하지 못한다”고 생성형 AI를 강력히 비판했다. 생성형 AI는 ‘사이비 과학’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캐릭터 AI는 이미 우리 곁에 완전히 둥지를 틀었다. 긍정적인 반응과 찬사도 쏟아진다. 일각에선 캐릭터 AI가 심리상담사보다도 상담을 더 잘 받아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심리적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AI 세계에서 정신적 치유를 갈망하는 유저층이 느는 추세다. 인간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은 이들이 AI를 통해 치유받을 수 있는 세상, 이것을 마냥 비관적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 물론 촘스키 교수 등 회의론자들의 주장도 타당하다. 그러나 우리는 생성형 AI를 보다 다각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적재적소에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AI를 도구로써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