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개발 ‘나우로보틱스’ 4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 연내 증시 데뷔

직교·다관절·스카라 로봇 등 산업용 로봇 제품 개발 및 판매로 연이은 흑자 달성 이번 투자 발판으로 상반기 중 예비심사청구서 제출, 하반기 코스닥 입성 예정 반도체·자동차 불황으로 함께 휘청이는 산업용 로봇 시장, 침체 뚫고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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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우로보틱스

나우로보틱스가 4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5일 밝혔다. 2021년 신용보증기금 투자 유치 이후 첫 VC(벤처캐피탈) 투자 유치다. 이번 투자에는 지앤텍벤처투자, 데브시스터즈벤처스, 하나증권 등이 참여했다.

나우로보틱스는 2016년 설립된 지능형 로봇 제조기업이다. 직교 로봇, 다관절 로봇, 스카라 로봇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도 공급하고 있다. 나우로보틱스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로봇 생산 및 영업 기반을 확대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코스닥 입성을 통해 향후 5년 이내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용 로봇으로 연달아 흑자, 코스닥 상장 나선다

산업용 로봇 전문 기업인 나우로보틱스는 사업 첫해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미래형 로봇 개발이 아닌 ‘가장 빠르게 잘 팔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현재 나우로보틱스는 자동차 부품, 전자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출 로봇을 생산·판매하고, 직교·다관절·스카라 로봇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 제품을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나우로보틱스는 지난해 로봇 신제품 2종을 연달아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출시된 제품은 플라스틱 사출 스마트 직교 취출 로봇 ‘뉴로(NURO)’와 플라스틱 사출 전용 다관절 로봇 ‘뉴로엑스(NURO X)’다. 이들 로봇은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코딩이 필요 없는 전용 티칭 펜던트(Teaching Pendant)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뉴로와 뉴로엑스를 비롯한 나우로보틱스의 다양한 산업용 로봇은 기술력,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기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나우로보틱스 다관절 로봇 뉴로엑스(NURO X)/사진=나우로보틱스

올해에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출시해 스마트 이동 로봇, 물류 로봇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출시 예정인 자율주행 물류 로봇은 제조업 현장에서 제품의 물류 이송에 활용되는 로봇으로, 나우로보틱스의 기존 산업용 로봇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플라스틱 사출 로봇이 부품 등을 생산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이를 자동으로 물류창고에 이송하는 식이다. 회사는 이 같은 통합 솔루션을 활용한다면 기존 공정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문제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우로보틱스는 다양한 구입처를 통해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수천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으로, 중소기업에서 일시불로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나우로보틱스는 로봇 공급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마로솔(마이로봇솔루션)’ 등에서 자사 로봇을 리스, 할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입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우로보틱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 삼아 코스닥에 입성하고, 향후 5년 이내에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올해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온기 지정감사, 기술평가 등을 진행했으며, 올 상반기 중 예비 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하반기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하이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대표 주관사인 대신증권이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로봇 벤처기업 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만큼, 나우로보틱스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휘청이는 로봇 시장

지난해 로봇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자율주행 기술 등이 점차 현실화되기 시작했으며, 새 정부는 새롭게 설계한 로봇 정책을 제시했다. 이에 과기부 12대 국가전략기술, 산업부의 초격차 기술 등에도 로봇 인공지능이 포함됐다. 그뿐만 아니라 로봇 시장의 성장을 위한 선제적 규제 개선 내용을 담은 ‘선제적 규제 로드맵 2.0’이 수립되기도 했다. 아울러 표준공정 모델이 선박, 항공 등 분야로 확대되었고, 5G 기반 실증센터가 구축되는 등 로봇 산업 성장을 위한 기반도 마련됐다.

하지만 올해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산업용 로봇 시장의 주요 고객사인 반도체 기업의 투자가 속속 지연되거나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96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6%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산업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 역시 반도체 칩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며 휘청이고 있다.

나우로보틱스의 스카라 로봇 뉴카(NUCA)/사진=나우로보틱스

악재 속 로봇 시장은 올해 발표될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능형로봇법 제5조는 지능형 로봇의 개발 및 보급을 위해 5년마다 정부가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기본계획에 담길 정부의 로봇 산업 육성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본계획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에 따라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 및 시장의 흐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로봇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로 꼽히지만, 국내 로봇 산업계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부품 국산화, SI 기업 육성, 수출 지원 등 로봇 생태계 구축을 위한 수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악재 속에서 로봇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올해 발표될 기본계획 및 정부가 내놓을 로봇 관련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우로보틱스는 ‘로봇 사업화’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코로나19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이뤘던 시기는 물론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흑자를 달성하며 시장에 단단히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경우, 보다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통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나우로보틱스가 상장을 통해 확보하게 될 추가 자본금으로 새로운 도전에 착수하고, 불황 속에서도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