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새벽에 운전하면 보험료 30$ 상승? 사실상 ‘벌금’

테슬라 안전 점수, 티맵 운전점수와 유사, 최대 60% 할인 국내 티맵 운전점수 등 기준 충족 운전자 보험료 5∼11% 할인 테슬라, 밤 10시 이후 운전 시 보험료 폭증, 무려 30달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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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2021년 10월 테슬라는 안전 점수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획기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평균 안전 점수를 받은 고객은 경쟁사 대비 보험료를 20%에서 40%까지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고객의 경우 보험료 절감액은 30%에서 60%에 달한다. 테슬라는 이 혁신적인 보험 모델을 통해 안전 운전을 장려할 뿐만 아니라 테슬라 소유자의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1년 12월 테슬라는 일리노이주까지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애리조나, 오하이오, 콜로라도, 오레곤, 버지니아, 네바다, 유타, 메릴랜드 등 다른 미국 주들로 보험 적용 범위를 계속 넓혀 나갔다.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테슬라의 노력은 보험 상품과 모바일 앱의 통합에서도 잘 드러난다. 보험 신청부터 보험료 납부, 보험금 청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앱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테슬라는 지난달 안전 점수 프로그램을 v1.2에서 버전 2.0으로 업데이트했다. 안전 점수는 테슬라 소유자를 위한 일종의 ‘운전 코치’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평가하고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잠재적으로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테슬라는 버전 2.0에서 두 가지 새로운 안전 요소를 도입하고 안전 점수 계산을 업데이트했다. 안전 점수는 0에서 100 사이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더 안전한 주행이다. 이는 다양한 센서와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테슬라 차량이 측정하는 몇 가지 안전 요소에 대한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 

한편 테슬라의 안전 점수는 한국의 T-Map 안전 운전 점수와 유사하다. 야간 운행 감점과 감점 구간 시각화 모두 T맵에 있는 기능이다. 이러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보험사는 운전 점수가 운전자에게 더 낮은 보험료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12개 손해보험사가 T맵 운전 점수 기반 자동차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보험 업계가 T맵 운전 점수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는 T맵 운전 점수에 따라 5%에서 최대 11%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안전 운전 습관을 장려하고 있다.

사진=9gag 갈무리

안전 점수제가 아닌 자체 벌금제?

당초 테슬라는 운전자에게 부과되는 보험료를 측정하기 위한 알고리즘으로 안전 점수를 고안했다. 테슬라 안전 점수는 다른 보험 회사에서 사용하는 원격 측정 데이터와 유사하게 차량 데이터를 활용하여 운전 행동을 평가한다. 이후 테슬라는 어떤 운전자가 FSD 베타 프로그램에 액세스하기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 안전 점수를 개편했다. 이로 인해 테슬라 운전자들이 프로그램에 액세스하기 위해 점수를 최대화하려고 노력하는 어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작년 11월 테슬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했다.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은 밤 10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심야 운전’이었다. 테슬라는 해당 시간대에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 기준을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여기에 더해 오후 10시 이후에 차량을 충전하는 운전자에게 가장 저렴한 슈퍼차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 밖에 급제동 및 급선회, 차간 거리, 전방 충돌 경고, 오토파일럿 해제 등도 고려 대상이다. 물론 야간 운전이 본질적으로 더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그 시간에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후 10시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처럼 테슬라의 안전 점수 보험 모델은 안전한 운전 습관을 장려할 수 있지만,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야 운전과 같은 요인이 안전 점수 시스템에 포함되면서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심야 운전 한 번으로 월 보험료가 30달러 인상되었다고 주장한 9GAG 사용자의 사례는 이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불공평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안전 점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고려되는 요소를 재평가하여 시스템이 공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테슬라의 안전 보조 시스템의 불규칙한 동작도 문제다. 특히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은 자주 잘못된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딸꾹질’ 또한 안전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안전한 추월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감점이 된다. 기준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안전한 추월 거리의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데다, 경고음과 같은 피드백도 제공하지 않는 만큼 이 또한 불공정 산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테슬라가 미국 전역으로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진정한 자율주행은 언제쯤?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선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자율주행 성능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략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21년 컨슈머리포트는 자율주행 부문에서 테슬라를 7위로 평가한 바 있다. 이는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옵션의 높은 가격을 고려할 때 실망스러운 결과다.

테슬라는 FSD 소프트웨어를 구독 옵션으로 제공하여 운전자가 월 최대 199달러 또는 15,000달러의 일회성 요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허위 광고 소송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믿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GM, 포드, 현대와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첨단 전기차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단순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만 의존하는 것은 자율주행 기능을 개선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사실이 곧 드러날 것이다. 아울러 이로 인해 테슬라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까지 줄어들 수 있다. 테슬라가 업계 리더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율주행 기술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테슬라의 보험 모델이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

테슬라의 안전 점수 기반 보험 모델은 자동차 보험 업계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책임 운전을 장려하고 상당한 보험료 할인을 제공함으로써 더 안전한 도로와 환경친화적인 운전 습관으로의 전환을 자연스레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다른 보험사의 모델이 될 수 있으며, 전반적인 도로 안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다른 파괴적인 혁신과 마찬가지로 테슬라의 안전 점수 시스템도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부에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사생활 침해로 간주하는 반면, 또 다른 일부에서는 더 안전한 운전 습관을 장려하는 시스템의 잠재적 이점을 높이 평가한다. 궁극적으로 이 시스템의 성공 여부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과 책임감 있는 행동을 장려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테슬라의 혁신적인 보험 접근 방식은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보험 모델에 대한 광범위한 추세의 반영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데이터 수집이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보험사는 점점 더 개별 운전자에 맞게 보험을 맞춤화하여 안전한 행동에 더 낮은 보험료로 보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보험 산업을 변화시키으로써 보다 공평하고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작용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테슬라의 안전 점수 기반 보험 상품 도입은 원활한 앱 통합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로서 테슬라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안전 점수 기반 보험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테슬라의 방식은 현재 상당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차량이 생성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는 테슬라는 다른 보험사보다도 더 정확한 방식으로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행동을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운전자를 돕기보다는 반쪽짜리 해결책을 선택해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