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에 사람 대신 ‘챗봇’이? 시장 장악하는 AI 챗봇

美 햄버거 체인 웬디스, 구글과 손잡고 AI ‘챗봇’ 활용해 드라이브 스루 자동화 ‘챗봇’ 형태로 국내 자리잡은 생성형 AI, 유통업계 편의성 개선하며 영향력 뽐내 기능 개선 거듭하는 챗봇, 오픈AI ‘챗GPT’ 열풍으로 추가적인 발전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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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Wendy’s)는 고도화된 챗봇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를 자동화할 예정이다. 보그와 뉴요커를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인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의 자회사 콘데 나스트(Conde Nast)는 뉴스 기사 작성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I 기반 ‘챗봇 서비스’는 국내 시장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국내 유통 업계에 챗봇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며 유선 인력 위주로 운영되던 고객센터가 자동화되기 시작했으며, 가맹점 관리, 직원 업무 보조마저도 챗봇이 대신하는 추세다. 챗봇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금융 업계는 물론 자영업까지 그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업무에 적극적으로 AI 활용하는 해외 기업들

해외에서는 생성형 AI가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는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오는 6월부터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자동화한다. 웬디스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약 21억 달러(한화 약 2조7,938억원)에 달했는데, 이 중 80%는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웬디스는 구글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 드라이브 스루에 활용되는 챗봇이 다양한 업계 용어나 약자 등을 보다 정교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미세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니어 베이컨 치즈버거’ 메뉴를 주문할 때 고객이 “JBC”라고 말하더라도 문제 없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시각화 도구 자회사 태블로(Tableau)는 생성형 인공지능인 ‘아인슈타인’을 접목한 새로운 도구 ‘태블로 GPT’를 선보였다. 태블로 GPT를 활용하면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해 사용자 요구 사항을 예측할 수 있으며, 태블로용 세일즈포스 데이터 클라우드를 손쉽게 불러올 수 있다. 자연어를 기반으로 영업사원을 위한 시각화 자료를 생성하거나, 판매 할당량에 대한 실시간 진행률을 표시하는 식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보그, 뉴요커 등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인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의 자회사 콘데 나스트는 뉴스 기사 작성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콘데 나스트 기자들은 오픈AI의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를 활용해 기사를 요약하고, 14단어 내외의 제목을 생성하고 있다. 콘데 나스트의 사라 마셜 글로벌전략 담당 이사는 “프레젠테이션과 같은 내무 목적을 위해 그림 생성형 인공지능인 미드저니와 달리2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웬디스

국내 유통 업계의 AI 활용법 ‘챗봇’

국내에서 생성형 AI는 보편적으로 ‘챗봇’의 형태로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챗봇의 활용도가 높은 분야로는 유통 업계가 꼽힌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질문에 대응하고 제품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 △판매 아이템 결정 △인력 채용 및 관리 △정확한 매출 예측 △재고 관리 등 유통 업계 대부분 분야에 챗봇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통 업계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챗봇 서비스는 유선 중심이었던 ‘고객센터’를 대체하는 형태다. 챗봇의 인건비 절감 및 CS 기능 개발 비용 절약 효과가 기업의 시선을 끈 것이다. 일례로 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상담 전화 수요가 많은 홈쇼핑 업체는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들 챗봇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 행동, 선호 정보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 추천 기능을 수행하며, 야간, 휴일 등 상담 인력이 근무하지 않는 시간에도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챗봇조이를 이용하는 GS25 근무자/사진=GS25

한편 내부 업무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챗봇을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GS25의 AI 챗봇 ‘GS25 챗봇조이’는 상시로 점포 경영주와 스토어매니저의 궁금증에 답변해 주며, △점포의 상품/물류 조회 △업무 지식 검색 △해피콜 등록 등을 도와 편리한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GS25는 챗봇조이의 가입자 수는 2월 한 달간 전월 대비 13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사내 업무 지원용 챗봇 ‘샬롯(Charlotte)’도 업무 효율 개선을 위한 챗봇 서비스다. 샬롯은 개인 카카오톡 메신저, 사내 그룹웨어 웹 채팅에서 롯데칠성음료 임직원의 헬프데스크 역할을 수행한다. 자연어로 인사와 총무, 교육, 전산 등 문의 사항에 24시간 답변을 제공하며, 명함 제작, 사원증·비품 신청 방법, 병가 및 휴직 제도 안내, 콘도 및 사이버 교육 신청 안내 등 400여 개 부문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다.

고도화·대중화되는 AI 챗봇

AI 챗봇의 기능은 꾸준히 진화하는 추세다. 일례로 웬디스의 챗봇은 악센트 및 인간 음성의 구문 및 의미를 인식하고 모방하도록 설계됐다. 주문을 받는 데 방해가 되는 다양한 외부 소리를 차단할 수 있으며, 주문하는 사람과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다. 고객이 주문 중간에 마음을 바꾸는 경우 이를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손색없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인 셈이다.

기능이 고도화되며 챗봇은 유통 업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금융 관련 기업들은 빅데이터 활용 및 자가 학습이 가능한 챗봇을 활용해 상품 추천,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챗봇은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며, 자사 모바일 앱 등 고유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경우가 많다. 상품을 추천해 주는 데 특화돼 있어 ‘로보어드바이저(Robot Advisor)’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하나카드의 AI 챗봇 큐미/사진=하나카드

실제 챗봇 서비스는 국내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외에도 증권 및 보험, 카드사, 저축은행 등이 적극적으로 챗봇 상담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하나카드의 AI 챗봇 ‘큐미’, 대신증권의 상품 추천 챗봇 ‘벤자민’,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봇’을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챗봇이 더 이상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 기반이 갖춰지며 점차 기술이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다. 챗봇 서비스 도입을 원하지만 자력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자영업자들은 카카오톡·라인·페이스북 메신저 등 유명 메신저를 통해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규모 카페를 예로 들어보자. ‘카카오톡 챗봇 주문’ 서비스는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소비자는 카카오톡 챗봇을 통해 메뉴 선택, 샷 추가, 시럽 변경 등 커스텀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주문부터 결제, 픽업 알림 등 카페 주문의 모든 과정을 챗봇으로 해결할 수 있다. 소규모 카페도 사실상 챗봇을 통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 셈이다.

최근 생성형 AI 기반 챗봇인 ‘챗GPT’의 글로벌 열풍으로 챗봇 서비스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추세다. 제2의 ‘챗GPT’를 개발하기 위해 생성형 AI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이 급증한 만큼, 차후 AI 챗봇의 기능 역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챗봇은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 기업 등 시장 전반의 편의성을 개선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차후 챗봇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