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이병헌과 복귀하는 ‘마약 전과’의 빅뱅 탑, 넷플릭스의 이중잣대

넷플 ‘오징어 게임2’ 캐스팅 라인업 발표 “복귀 안 한다던 빅뱅 탑이 왜 있어?” 탑은 되고, 유아인은 안 되는 넷플릭스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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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가 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1년 시즌1 공개 이후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역대 넷플릭스 최고 시청 가구 수 기록을 경신했고,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에서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기록한 글로벌 흥행작이다.

시즌1이 열린 결말로 끝난 후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염원과 기대가 컸던 만큼 출연진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았다. 2년간의 기다림 끝에 넷플릭스는 지난 17일 오후 5시 30분(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넷플릭스의 글로벌 팬 이벤트 ‘Tudum(투둠)’에서 시즌1에서 활약했던 이정재-이병헌-위하준-공유와 함께 새롭게 합류한 임시완-강하늘-박성훈-양동근의 캐스팅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기세를 이어 지난 29일 추가 캐스팅 라인업을 발표했지만, 예비 시청자들과 여론은 싸늘했다. 여론은 박규영-조유리-원지안-이다윗-이진욱의 캐스팅 소식에는 기대를 표했지만,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그룹 빅뱅 출신의 탑(최승현)의 캐스팅 소식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승현은 2017년 의경 복무 중 2016년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자숙이나 해라”, “복귀하지 말라”는 네티즌들의 댓글에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맞받아 치는가 하면,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한국에서 컴백은 안 할 것이고,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고 사실상 은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오징어 게임2> 출연으로 복귀를 공식 발표했으니 여론의 싸늘한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사진=넷플릭스

현재 넷플릭스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를 받아 재판 중인 배우 유아인의 출연작 영화 <승부>와 시리즈 <종발의 바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잠정 연기한 상태다. 업계는 그의 형량이 결정되기 전까지 사실상 공개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을 대하는 넷플릭스의 이중적인 태도에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재판 중인 사람은 안 되고 재판이 끝난 사람은 되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최승현의 캐스팅을 두고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정재와 이병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이에 이정재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은 “작품의 캐스팅은 감독님과 제작사의 권한이다.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많은 배우가 노력하고 있고, 캐스팅은 오디션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정재 배우가 <오징어 게임2> 캐스팅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넷플릭스 역시 “넷플릭스 작품 출연 배우 캐스팅은 감독, 작가, 제작사 등 창작자가 창작 의도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넷플릭스 또한 이를 존중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캐스팅 논란에 대한 거센 비판에 서로 책임을 미루며 피하고 있는 셈. 결국 캐스팅된 사람은 있고 캐스팅한 사람은 없는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9일 공개된 <사냥개들>에서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킨 배우 김새론을 품으며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새론의 분량을 최소화했다는 제작진의 말과는 다르게 공개된 영상에서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김새론이 그대로 등장하며 넷플릭스가 그의 복귀를 돕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은 것. 이미 글로벌 성공을 거둔 대작인 만큼 <오징어 게임2>의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 그럼에도 굳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를 캐스팅하며 필요 이상의 이슈를 만드는 상황은 여러 의문을 남긴다.

사실 복귀를 시도하려는 배우 입장에서는 연예인의 사회적 물의에 대해 민감도가 높은 국내 채널보다는 같은 사안이라도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글로벌 OTT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작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으며 IP(지식재산권)와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무책임한 태도로 침묵을 일관 할수록 계속해서 물의를 일으킨 배우들을 위한 복귀의 장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가 막대한 자본 투자를 바탕으로 독점 권한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콘텐츠의 눈부신 활약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지금, 달라진 위상만큼이나 콘텐츠의 영향력을 고려한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하반기 촬영 시작을 앞둔 <오징어 게임2>가 명작에 김새론이라는 오점을 남겼던 <사냥개들>과 같은 길을 걷게 되지는 않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