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기업도 원하는 ‘워케이션’,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떠올라

직장인 ‘88.9%’가 올여름 워케이션 희망, 선호지역 1순위는 ‘제주도’ 사무실 출근제 전환에도 ‘워케이션 제도’ 유지하는 기업 늘어 지자체,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과 연계해 ‘워케이션 사업’ 체계화·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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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직장인들의 워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들도 재택근무는 종료했지만 워케이션 제도만큼은 확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워케이션에 적합한 장소를 소개하는 플랫폼과 사업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워케이션 프로그램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식지 않는 워케이션트렌드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휴가지에서 업무를 하며 일과 여행을 동시에 즐기는 업무 방식을 의미한다. 팬데믹 기간 일상화된 재택근무에 세계 각지로 일과 여행을 동시에 누리러 떠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면서 엔데믹 이후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생활공간대여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가 회원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9%(400명)가 ‘올여름 워케이션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코로나가 종료 국면으로 들어서며 사무실 복귀가 본격화된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워케이션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셈이다.

같은 설문에서 워케이션 희망지역 1위에는 제주도(49%)가 선정됐다. 뒤이어 강원도가 18.5%로 2위를 차지했으며 해외(16.0%), 수도권(7.3%)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워케이션 장소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선 ‘자연경관·맛집 등 주변 관광요소'(33.8%)에 가장 많은 응답이 몰렸다.

반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워케이션을 희망하지 않는 응답자들의 비율은 11.1%였다. 이들은 ‘여행과 일을 완전히 분리하고 싶어서'(44.0%), ‘업무 특성상 어차피 불가능해서'(16.0%), ‘비쌀 것 같아서'(16.0%) 등의 이유로 워케이션을 원치 않았다.

창의성 개선등 워케이션에 긍정적인 기업들

재택근무 종료에 대한 보상책으로 워케이션 제도를 확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엔데믹 이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한 워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능력과 창의성을 높이고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재택근무 종료와 함께 사무실 출근제로 전환한 롯데멤버스는 팬데믹 기간 제주도에서 운영하던 워케이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 프로그램 만족도와 추천 비율이 98%에 육박할 정도로 직원 호응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6월부터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제주도와 강릉 등에서 근무할 수 있는 워케이션 제도를 올해 들어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현지 숙박비와 교통비, 업무 시설 이용비 등을 전부 부담하기로 헀고, 참여 인원 또한 작년보다 두 배가량 늘려 운영할 예정이다.

대다수 기업들은 워케이션 제도가 업무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케이션 제도를 시행 중인 국내 H그룹의 관계자는 “제주도 등 거점 오피스에서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면서 “사내에서도 워케이션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새로운 장소에서 일하면서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데다, 평소 접점이 없던 직원들과의 네트워크가 돈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노마드맵 홈페이지

워케이션 지원 프로그램 구축하는 ‘지자체’도 늘어

워케이션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자 전국적으로 워케이션에 적합한 장소를 소개하는 플랫폼이 늘고 있다. 먼저 전국의 워케이션 추천지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시작한 여행 모임 플랫폼 ‘노마드맵’과 기업과 인재를 연결하는 원격 일자리(remote work)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렉스웍’이 대표적인 워케이션 관련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지역과 연계해 워케이션 장소를 꾸려나가는 사업체들도 늘고 있다. 특히 경상남도에선 고성 ‘바다공룡 워케이션’,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 남해 ‘더휴일’ 등의 사업체가 지역사업과 연계해 워케이션 장소 개발 및 소개에 앞장서고 있다.

워케이션에 관심을 보이는 직장인들을 불러모으려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도 분주하다. 특히 워케이션을 지역 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삼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기업 유치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들이고도 상주인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금의 워케이션 트렌드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성윤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재택근무 제도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유연근로제가 도입됐다. 특히 지방의 인구감소에 따른 위기 극복 차원으로 관계인구 정책이 떠오르고 있다”며 “이와 맞물려 중앙과 지방정부는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워케이션 인프라 조성 ▲정보 전달체계 구축 ▲워케이션 수요 확대 ▲체계적인 홍보사업 추진 등을 해결함과 동시에 주체별 이익 배분, 지역 간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