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출 전문기관 WTI, 6억 달러 규모 펀드 조성 계획 밝혀
웨스턴 테크놀로지 인베스트먼트, 11번 펀드 설립 계획 발표 지난 3월 SVB 파산 이후 공백 메우려 여러 기관서 시장 진입 중 올 상반기, 작년 대비 40% 규모로 시장 축소 이어 펀드 규모도 축소될 전망
27일(현지시간) 벤처 대출 전문 기관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웨스턴 테크놀로지 인베스트먼트(Western Technology Investement, WTI)가 6억 달러(약 8,035억원)의 11번 펀드 설립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주요 벤처 대출 기관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WTI도 6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아직 새 펀드에 주요 기관 투자자가 나서지는 않은 상황이다.
SVB 파산 이후 미국 벤처대출 시장 경쟁 격화
WTI는 지난 1980년부터 70억 달러(약 9조3,73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1,4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한 바 있는 투자 기관이다. 지난 2021년에 설립한 벤처 대출 펀드는 5억 달러(약 6,695억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으며, 2022년에는 개인 전문 투자자인 P10이 WTI를 현금 및 주식 교환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SVB가 성공 가도를 달리던 무렵인 2022년, SVB는 최대 67억 달러(약 8조9,713억원)에 달하는 벤처 대출을 집행했었다. 그러나 지난 3월 SVB가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시장이 크게 망가졌고, 주요 벤처 대출 투자자들은 SVB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자율 상승 및 금융시장 경색 탓에 최근 들어 벤처 대출 시장이 대출자 우위 시장으로 바뀐 점도 주목의 대상이다. 대부분의 벤처 대출이 변동 이자율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율 상승분은 벤처 기업들이 부담하는 구조로 벤처 대출 기관들의 수익성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펀드 조성도 높은 이자율과 저 위험이 보장되는 만큼, 기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투자처로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다만 올 상반기 벤처 대출이 지난해 대비 무려 45%나 급감해 시장 규모 축소에 따른 펀드 축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