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산업에 투자하는 국가로 몰려드는 ‘글로벌 VC들’
인도의 달 남극 착륙 성공에 글로벌 우주 산업 투자 바람 확산 미국, 중국보다는 인도, 일본, 중동 등지로 투자 확대 정부가 규제 철폐, 시장에 투자하는 곳 우선으로 투자금 쏠려
지난 8월 인도의 찬드라얀-3 우주선이 달의 남극점에 착륙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및 주요 우주 산업 도전 국가들을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분 결정이 남극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남극점 착륙을 시도했으나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러시아가 인도보다 며칠 더 먼저 착륙을 시도했지만 우주선이 폭파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글로벌 VC들, 신생 우주 산업국에 투자하려는 성향 나타나
인도의 우주 도전이 성공하면서 VC 업계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신생 우주 산업국에 투자하려는 모습이다. 스페인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우주 산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들은 그간 외면 받았던 우주 산업에 다시 투자금을 쏟아붓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국 밖에 있는 스타트업들 중 투자금이 집행된 곳이 2023년 기준 약 2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성공 이후 우주 산업 투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의 성공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우주 산업은 국가 주도 산업보다 일반 기업들의 수익 산업으로 시장 행태가 바뀌고 있고, 이에 발맞춰 각국 정부도 우주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에 적극적으로 정책 자금을 집행하는 모습이다.
우주 기술 전문 VC들 역시 시장 변화에 발맞춰 투자처를 확대하고 있다. 스타브리지 벤처 캐피탈(Starbridge Venture Capital)의 마이클 밀링(Michael Mealling) 대표는 최근 들어 인도가 해외 투자에 대한 장벽을 열면서 투자금이 적극적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이 중 우주 산업 쪽에 투자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 산업이 초기 단계에 있는 국가일수록 사기업들의 설 자리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이 무려 15년이나 걸려 우주 산업을 민간에 개방했던 반면, 인도에서는 같은 규제 철폐에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 세계 우주 산업에 투자금 몰려, 조만간 유니콘 등장할 수도
실제로 지난 8월에 달 착륙이 성공한 지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투자가 집행된 곳이 있다. 인도의 인공위성 전문 스타트업 픽셀(Pixxel)은 구글에서 3,600만 달러(약 48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받았고, 일본의 우주 로봇 전문 스타트업 GITAI는 1,500만 달러(약 201억원)를 투자받았다.
정부가 규제를 철폐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VC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밀링 대표에 따르면 인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은 스타트업들이 우주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규제를 빠른 속도로 철폐하고 있어 우주 기술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페이스 캐피탈(Space Capital)의 채드 앤더슨(Chad Anderson) 파트너는 우주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VC들의 투자처가 크게 늘어 속도전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규제를 철폐할수록 산업에 뛰어드는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만큼, 우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민간의 인재들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우주 산업 관련 규제를 철폐해야 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투자가 위축된 현시점에 인도, 일본, 중동 등의 다른 대안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 대상이다. 피치북의 알리 자바헤리(Ali Javaheri) 분석가는 전 세계적으로 다극화가 심화되면서 미국,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쟁 스타트업들 대비 규제 철폐 및 국가 간 분쟁 위험과 동떨어진 부분 등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이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우주 산업에 붓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시장일수록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