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면허 ‘반납’한 아이엠택시, 자구책 마련 실패에 ‘최후의 수’ 두나

경기권까지 진출하는 아이엠택시, ‘직영제’ 원칙 깬 이유? 투자 유치 소원해진 진모빌리티, 자구책 마련 나섰다 ‘골라 태우기’ 심하던 택시 업계, 뿌린대로 거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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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택시/사진=진모빌리티

100% 직영제로 운영되던 아이엠(I.M)택시가 가맹택시로 서울을 넘어 경기권에까지 진출한다. 기사 구인난과 승객 수요 감소로 법인택시 업계가 경영난에 빠진 만큼 가맹택시로 외형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간 아이엠택시는 다양한 방향의 자구책을 마련하려 노력했으나, 이들의 노력은 대부분 실패로 마무리됐다. 아이엠택시 입장에선 ‘최후의 수’를 둘 필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사업 구역 확대 나선 아이엠택시, 업계 ‘치명타’ 못 피했다

20일 아이엠탬시 운영사인 진모빌리티는 최근 서울시에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가맹사업 면허를 반납했다. 가맹택시 사업 구역을 서울시에서 경기 부천시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2개 이상 시·도에서 가맹사업을 운영할 경우 시·도지사가 아니라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면허를 받아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블루’처럼 개인·법인택시에 브랜드 사용권과 규격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 가맹택시를 운영하려면 해당 면허가 필수적이다. 진모빌리티는 2021년 서울시에서 가맹사업 면허를 받았으나, 그동안 12개 직영 운수사를 통해서만 아이엠택시를 운영해 왔다. 가맹택시는 서비스 품질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사업 구역을 확대해 가맹면허를 새로 받기로 한 만큼 아이엠택시도 조만간 가맹택시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이엠택시는 현재 서울에서만 1,200개 법인택시 면허를 확보했다.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향후 경기도나 다른 지역으로 가맹택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 및 운행 대수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직영 운영을 고수하던 아이엠택시가 노선을 튼 건 그간의 성장 방식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택시기사 구인난 속에 요금 인상으로 승객 수요까지 줄면서 경영이 악화한 택시회사들이 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으로 운영하던 진화택시와 KM2마저 잇단 적자에 지난 7월부터 휴업 중인 상태다.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 대폭 인상이 택시회사들에게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택시요금 인상안에서 심야 요금이 대폭 오르면서 이용객이 다수 빠져나갔다. 심야 기본요금은 오후 10~11시, 오전 2~4시 4,600원에서 5,800원으로, 오후 11시~오전 2시 기본요금은 5,300원에서 6,700원으로 각각 1,200원, 1,400원 인상됐다. 이와 관련해 한 이용객은 “할증이 많이 붙고 조금만 가도 요금이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며 “심야 시간대 택시는 이제 사실상 기피 대상이다. 이젠 택시 타기 전에 대중교통 있을 때 빨리 집에 가게 된다”고 전했다.

고역 못 면한 진모빌리티, 자구 노력 실패 이어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모빌리티도 운영에 고역을 겪고 있다. 진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218억원,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 이후 자금 수혈 소식도 뚝 끊겼다. 당초 진모빌리티는 택시 요금 인상 전부터 다양한 활로 모색에 적극적이었다. 진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대한상운 인수를 마무리하며 차량 증차는 물론 차량 라인업 확대, 수도권 및 관광 지역 대상 서비스,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 분야 등 사업 확장을 꾀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 합병을 전제로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VCNC과의 합병은 사실상 무산됐고, 더 이상의 투자 유치도 소원해진 상태다. 더욱이 아이엠택시 같은 대형택시는 중형택시보다 요금이 비싸 승객 수요가 더 위축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모빌리티는 직영 운수사 2곳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 중에 있다. 조합에 일정 운영비만 입금하면 나머지 수익은 개인택시처럼 기사 몫이어서 법인택시 전액관리제(월급제)보다 수익이 높아질 수 있으리란 구상이나, 막상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모빌리티 측은 “영유아 양육가정에 택시 이용 포인트를 지원하는 ‘서울엄마아빠택시’, 강남 의료관광객 맞춤형 픽업·샌딩 서비스 ‘메디콜택시’ 등 다양한 사업 모델 발굴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해당 사업 모델이 실질적인 수익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았다.

타다/사진=VCNC

타다 퇴출, 택시 업계의 ‘아킬레스건’?

택시 업계의 어려움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법인택시 기사는 3만 명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2월 말 10만2,320명이던 법인택시 기사는 올해 5월 말 7만4,536명으로 불과 2년 5개월 만에 2만7,784명(27.2%)이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에 50%대를 기록하던 법인택시 가동률도 최근 30%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법인택시 10대 중 7대가 기사를 못 구해 멈춰 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보통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데, 정작 10시간 근무해도 10시간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한다. 임금을 주는 기준이 되는 시간을 노사가 협약으로 정하는데, 10시간을 일해도 최대 6시간 40분 일했다고 간주한다. 근로기준법 제58조의 ‘간주근로시간제’ 때문이다. 이렇게 벌이가 나빠지다 보니 택배 등 다른 업종으로 인력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타다 등 택시 대체 업체의 부재가 업계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택시 대란의 근본 원인은 기사들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우는’ 탓이 컸는데, 타다는 골라 태우기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 타다 기사는 수입을 이유로 굳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울 필요가 없었다. 몇 명을 어디까지 데려다주든 시급이 1만원으로 고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사실상 새로운 경쟁 업체를 법률 시스템을 통해 강제로 억누르다 보니 부작용이 튀어나온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