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 천국 알리익스프레스, 근절책 마련한다지만 소비자 불신은 해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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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문제로 원성 듣던 알리, 가품 근절책 내놓는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달 발표, 우리 정부서도 내년부터 실태조사 예정
알리 물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 바닥, 인식 개선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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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대대적인 가품 근절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품 이슈로 인해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공개적인 질타를 받은 데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리 상품 대부분이 가품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알리, 대대적인 가품 근절 나선다

28일 알리는 내달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품 근절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알리를 포함한 중국 직구몰은 저품질 상품과 가품 문제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국제 거래 소비자 이용 및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거래 사이트에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53명 중 31명이 알리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해 관세청의 특송화물 목록 통관검사에서 적발된 6만2,326건의 가품 중 99.7%가 알리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발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알리를 포함한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침해 상품 유통 실태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오픈마켓 운영 사업자를 대상으로만 실시하던 것을 해외 사업자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알리에서 가품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네이버 크림(KREAM) 등이 채택한 가품 여부 감별 시스템이나 미국 아마존이 사용하는 가품 모니터링 프로그램 ‘프로젝트 제로’를 적용해 가품 문제를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알리가 가품 근절책을 들고 나오는 건 최근 한국에서 치솟고 있는 인기와도 관련 있다. 최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사용자수는 지난달 613만3,758명을 기록, 국내 종합몰 앱 중 3위를 차지했다. 월간이용자수 기준으로 중국 앱이 국내 온라인몰 순위에서 3위에 오른 것은 알리가 처음이다. 4위인 G마켓은 582만여 명으로 알리보다 30만 명 이상 적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알리가 2위 11번가(816만3,065명)를 추월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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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구글 검색창에 ‘짝퉁 알리익스프레스’를 검색한 결과/출처=구글

알리=가품, 이미 박혀버린 소비자 인식

다만 당분간 ‘중국산은 믿을 수 없다’, ‘알리는 가품’이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은 쉽게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장 대표가 가품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강도 높은 가품 근절을 시도했음에도 여전히 알리에서 국내외 브랜드의 중국산 가품은 물론, 가짜 국회의원 배지까지 공공연히 판매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 브랜드 블랙야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30만원에 판매하는 겨울 패딩 점퍼의 모조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 배지도 1만5천원에 게시돼 있었다.

이뿐 아니라 한 누리꾼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유명 의류 브랜드의 제품이 알리보다 3배 정도 비싸다. 중국산 옷과 신발은 사지 말라고 하던데 알리에서 짝퉁을 받은 경험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곧바로 “알리는 거의 100% 짝퉁이다”라는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구글 검색창(28일 기준)에 ‘짝퉁 알리익스프레스’를 검색하자 사이트 제목이 ‘알리에서 짝퉁 의류 구매하고 무료로 배송받자’라는 문구로 변환돼 뜨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 번 신뢰를 잃은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쌓는 것은 쉽지 않다”며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실제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알리가 가품 이슈 해결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며 “대대적인 서비스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가품 판매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