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급성장에 3분기 호실적 거둔 핀둬둬, “중국 증시 하락세에도 주가 급등”
매출 94%, 순이익 22.6% 증가, 실적 발표 직후 ‘알리바바’ 시가총액 바짝 추격 공동구매 통한 ‘초저가 소비 경험’ 주무기로 단기간 급성장 소외됐던 중국 중소도시 집중 공략하며 4년 만에 연간 거래액 ‘1조 위안’ 돌파
중국의 신흥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拼多多·PDD)가 3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핀둬둬 산하의 해외 직구앱 테무(TEMU)가 급성장하면서 광고와 같은 온라인 세일즈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농산물 판매 전문 플랫폼으로 출발한 핀둬둬는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상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가전·화장품 등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업계 1위인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다.
광고 매출 급증에 3분기 실적 예상치 크게 웃돌아
29일 핀둬둬가 발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688억 위안(약 12조 5,5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155억 위안(약 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핀둬둬의 3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된 요인으론 수수료 수입 급증이 꼽힌다.
중국 지에미엔신문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핀둬둬 산하 테무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선전하면서 관련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핀둬둬의 3분기 광고 등 온라인 세일즈 서비스부문 매출은 397억 위안(7조2,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으나, 수수료 등 거래 서비스 부문 매출이 315% 급증한 292억 위안(5조3,294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광고 수입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핀둬둬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1% 가까이 급등했다. 장 막판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으나 18.1%로 장 28일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핀둬둬의 시가총액은 1,847억 달러(약 240조7,564억원)로 올라서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1,974억 달러)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날 중국 증시가 부동산 리스크로 인해 큰 폭 하락한 것과 달리 핀둬둬를 비롯한 관련 테마주에는 강한 훈풍이 불었다. 상하이종합지수 내 대다수 종목이 약세를 보인 데다, 부동산·은행·건축자재 관련주의 하락이 두드러진 데 반해, 핀둬둬 관련 테마주인 톈인콩구와 뤄위천은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고, 즈더마이도 8% 이상 급등했다.
설립 3년 만에 고성장한 핀둬둬, 돌풍 배경은?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창립 이후 3년간 가입자 수가 업계 2위까지 오르며 2018년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2018년 매출 22조원에서 2019년 매출 174조원으로 1년 만에 800%에 가까운 성장이 이어졌고, 알리바바와 징동이 지배해 온 중국의 과점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핀둬둬는 공동구매를 통한 초저가 소비 경험을 주무기로 단기간 급성장했다. 특히 사업 초반 공동구매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자사 앱 서비스를 삽입하면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주변인들을 모으고 홍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또 ‘둬둬 과수원’이라는 게임을 자체 서비스 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단기간 고객 수를 급격히 늘렸고,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서비스 플랫폼 테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
그간 온라인 서비스에 소외돼 온 중국 외곽 지역 거주민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은 것도 핀둬둬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타오바오와 같은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주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경제규모 1선 도시의 구매력을 높이 평가하며 대도시를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한 반면, 핀둬둬는 농촌 소도시인 5선 도시까지 영업 대상을 확대했다. 인구가 많은 중국에선 3선, 4선 도시라 할지라도 하위 도시 대부분 인구 100만이 넘는다. 특히 지방 도시들은 도시별 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선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저가 제품 수요가 큰 편이다. 핀둬둬는 이 점을 노리고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기존 시장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했고, 결국 후발주자임에도 유통시장의 대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연간 거래액 1조 위안(약 182조1,400억원)을 돌파하기까지 알리바바와 징동은 각각 10년, 13년이 걸린 반면, 핀둬둬는 불과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성장이 빨랐던 만큼 부작용도 없지 않다. 올해 4월 핀둬둬의 테무 앱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스파이웨어를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CNN 등 해외 언론은 월평균 이용자가 7억5,000만 명에 달하는 초대형 플랫폼에서 데이터 보안 문제가 불거지자 앞으로도 중국 플랫폼들의 신뢰성·보안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부정적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사업 확장을 벌이는 핀둬둬가 앞으로도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