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논란 ‘머스크 리스크’에 휘청이는 ‘X’, 정작 머스크는 “Go F—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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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표현 논란에 종속된 X, 또 한번 드리운 '머스크'의 안개
반유대주의 논란 참회한 머스크, 광고 철회엔 "꺼져라" 비난
수익성 개선 노리던 X, 머스크 리스크로 계획 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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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바빌론 비’와 인터뷰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모습/사진=더 바빌론 비 유튜브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반유대주의 옹호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표했다. 지속적인 해명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반유대주의 논란에 따라 자신이 소유한 SNS X(옛 트위터) 광고를 끊은 광고주들을 향해선 속된 표현으로 “꺼져 버려라”고 말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처럼 머스크는 다소 당당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지만, 수익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X는 사실상 단두대에 서게 됐다. 머스크 리스크에 따라 형성된 X의 위기를 머스크 스스로 타파할 수 있을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다.

머스크 “X 광고 철회? 꺼져 버려라”

머스크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열린 2023년 딜북 서밋(Dealbook Summit)에 참석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X에 올라온 반유대주의 게시물에 자신이 동조했다는 논란으로 X에서 광고를 철회한 광고주들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머스크는 “누가 광고로 나를 협박하려고 한다면? 돈으로 나를 협박하려고 한다면? 꺼져 버려(Go f—- yourself)”라며 “광고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그런 광고주들이 회사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 것이고, 우리는 그 사실을 상세히 기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과 X를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X에서 광고를 철회한 기업들을 철저히 외면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인터뷰를 진행한 앤드류 로스 소킨에게 “나는 미움을 받아도 아무 상관이 없다. 미워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2주일께 전, 머스크는 백악관이 “반유대주의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증오”라고 지적한 X의 게시물에 동조하는 듯한 댓글을 달면서 반유대주의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이건 내가 X에서 한 일 중 가장 어리석은 일 중 하나”라며 “그런 트윗이나 게시물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어 “나는 지난 일요일(지난달 26일)에 6가지 방법으로 입장을 명확하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최소한 시간이 지나면 내가 실은 반유대주의에서 거리가 멀고 사실은 친유대주의라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듭된 해명 및 사과에도 디즈니와 애플 등 많은 광고주들이 X에 광고 게시를 중단했고, 프랑스 파리의 시장인 앤 이달고 등 유명인들 또한 X에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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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옛 트위터) 로고/사진=X

당당한 머스크와 ‘짓눌린’ X, 리스크 현실화 되나

머스크가 구태여 자극적인 언어로 기업들을 힐난하고 나선 건 ‘광고 중단’이라는 무기를 이용해 자신의 행동을 강제하려 했다는 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당당한 태도를 견지했지만, 그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온갖 노력을 이어 온 X 입장에서 광고주들을 강타한 ‘머스크 리스크’는 상당히 뼈 아플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사명을 X로 변경한 뒤부터 꾸준히 수익성 제고를 노려왔다. 지난 7월 X가 크리에이터와 광고 수익을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당시 X 측은 “광고 수익 공유는 자격 요건이 충족되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제공된다”며 “트위터 유료 서비스인 블루에 가입돼 있고 지난 3개월 동안 누적 게시물 노출 수가 1,500만 회 이상이며 팔로워 500명 이상이면 광고 수익 공유 자격 요건이 충족된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와의 상생을 통해 새로운 X 크리에이터를 배출하고 나아가 수익성 제고를 노리겠단 게 X의 계획이었다.

지난 8월 디지털 광고 기술회사 인테그랄 애드 사이언스(IAS)와 1년 독점 계약을 체결한 것도 맥락이 비슷하다. 당시 리사 우츠슈나이더 IAS CEO는 “우리는 마케터들을 대신해 광고 전 콘텐츠를 분류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광고주에게 적합한 브랜드인지 확인한다”며 “수년간 트위터에 적용해 온 기술을 넘어, 하반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IAS는 광고 노출 시 논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사전 차단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즉 머스크는 IAS와의 독점 계약 체결을 통해 X가 가짜뉴스 및 증오 내용물 확산의 장이 됐다는 세간의 비판을 희석하려 한 셈이다. 머스크는 특히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검열 정책을 폐기하자 X에 각종 혐오 표현 및 거짓 정보, 음란물이 범람하기 시작했단 ‘오명’도 함께 벗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면에서 자신이 부르짖던 ‘표현의 자유’에 의해 발목 잡힌 머스크의 모습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보이기도 한다. X의 전체 매출 중 90%가량이 광고에서 창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머스크 리스크로 인해 X는 사실상 단두대에 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