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차세대 원전 ‘SMR’ 사업 승인절차 밟는 중 “AI 가동에 필요한 전력 조달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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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학습 및 슈퍼 컴퓨팅 운용’ 등에 필요 전력 충당키로
원전 승인 작업 신속한 처리 위해 관련 라이선스 문서 ‘LLM’에 훈련
MS 창업자 빌 게이츠, 이미 2006년부터 SMR 개발에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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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의 에버렛연구소/사진=테라파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과 슈퍼 컴퓨팅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수급하기 위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 모듈 원자로) 사업을 추진한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소형 원자로로,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아 핵폐기물이 적고, 중대사고 발생률도 대형 원전의 1,00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06년 일찍이 SMR 개발 업체를 설립한 뒤 관련 개발과 후원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원전 사업 시동 건 MS “미래 기후위기 SMR이 게임체인저 될 것”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지난 6개월간 AI와 슈퍼 컴퓨팅 가동에 필요한 전력 조달을 위해 SMR 사업 승인 절차를 밟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가을에는 SMR 관련 전문가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MS가 SMR 산업에 뛰어든 건 향후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천문학적인 수준의 전력을 얻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MS와 같은 AI 기업이 한 개 데이터 센터 가동할 경우 필요한 전력은 수십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전력과 맞먹는다.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소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에 따르면 생성형 AI 등장으로 발생한 전력 수요는 기존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전력 수요의 약 5~6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발표된 세계 원자력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력 시장에서 원자력 비중은 9.2%로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원자력 산업이 축소되는 가운데 SMR 사업은 기존 원전을 대신할 친환경 미래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또 기존의 대형 원전보다 설치하기가 쉽고, 규모가 작아 누출·폭발 사고 위험이 낮다는 장점도 주요 대체 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MS의 사업 전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SMR 사업은 정부 허가와 원전 건설에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SMR 개발 승인에 성공한 업체도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뿐이다. WSJ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는 사업 승인 과정에서 1만2,000페이지 분량의 신청서를 작성했으며, 200만 페이지 분량의 지원 자료를 덧붙였다. 이에 따른 비용은 약 5억 달러(약 6,6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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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라파워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개발 업체 ‘테라파워’

MS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문제에 몰두해 온 빌 게이츠는 SMR 산업에 뛰어들며 관련 개발과 후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기존 화석연료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풍력 및 태양광 신재생에너지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기존 원전보다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 SMR에 기후위기 극복의 열쇠가 달려 있다고 믿었다.

이에 게이츠는 2006년 ‘테라파워(TerraPower)’라는 SMR 업체를 설립, ‘나트륨’(Natrium)이라는 원자로 개발을 추진해 왔다. 나트륨은 그가 새롭게 고안한 원전으로, 나트륨 냉각 방식의 고속 증식로를 적용한 SMR이다. 테라파워에 따르면 해당 원전은 2024년 착공 예정이며, 2028년 완공 시 약 25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기후 친화적인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 345㎿(메가와트)급 실증 단지도 구축 중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이 사업에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의 일환으로 기술 개발과 건설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약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원전 사업은 석탄 발전소 등 기존 화석연료 시대의 폐막으로 일자리가 축소되는 지역에 공정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환경 규제 때문에 석탄 발전소와 석탄 광산이 문을 닫고 있어 일부 지역은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SMR은 발전소가 과거 있었던 부지를 활용하면서 기존 숙련자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지역 사회에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