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서비스부터 라이브 커머스까지, 진화 거듭하는 중고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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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친환경 중고차 거래량 9,523대
신차 대기 시간만 1년, 중고차는 즉시 출고
인증 중고차 서비스로 신뢰도까지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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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및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신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에 중고차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을 견인한 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매달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 및 중고차 인증 서비스 등의 확대로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중고차 판매량 33.4% 증가

12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친환경차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타연료(수소 등)의 중고차 거래량은 9,5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거래량이 7,0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1% 증가했고 전기차 거래량은 2,2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수소 등 기타연료를 사용하는 차량 거래량은 182대로 41.1% 뛰었다. 친환경차는 지난 1월에도 50%가 넘는 신장률을 보여주며 매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중고차는 기아 모닝(TA, 3,627대)이 국산 승용 1위를 차지했고 2위 쉐보레 스파크(3,277대), 3위 현대 그랜저(HG, 3,148대) 순이었다. 수입 승용 1위는 벤츠 E클래스(5세대), 2위 BMW5 시리즈(7세대), 3위 BMW5 시리즈(6세대)였다.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 1위 현대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IG), 휘발유 1위 기아 모닝(TA), 경유 1위 기아 카니발(YP), 전기 1위 현대 아이오닉 5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실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8,387대로 1만 대도 채 되지 않았던 판매량은 2021년 1만958대, 2022년 1만7,117대, 2023년에는 2만4,659대로, 3년 새 3배가량 늘어났다.

신차는 1년 대기, 중고차는 즉시 운행

업계에서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고차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출고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도 통상 3~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중고차는 출고 대기 없이 매입 후 바로 운행이 가능하다.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도 중고차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오토플러스의 직영중고차 브랜드 리본카에 따르면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6배 증가하며, 비대면 거래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리본카 쇼핑 라이브는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과 녹화 방송을 포함해 365일 24시간 시청할 수 있다.

여기에 비대면 서비스도 지난해 전년 대비 165% 성장하며 중고차 거래의 판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리본카의 ‘바로팔기’는 대면 접촉 없이 차를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딜러나 차량평가사와 만나지 않아 추가 감가의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리본카는 중고차 비대면 거래 성장의 원동력으로 차별화된 ‘신뢰도’를 꼽았다. 실제 올해 진행된 중고차 소비자 동향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중고차 업체 선택 시 신뢰도를 1순위로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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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증중고차센터에서 검사원이 매물을 정밀 진단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중고차 인증 서비스도 판매량 견인

중고차 업체들의 ‘인증 서비스’ 또한 소비자들을 중고차 시장으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달부터 중고차를 실물로 보고 전문가와 1대 1로 상담할 수 있는 ‘인증 중고차 오프라인 방문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이용 고객은 기아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매물을 검색하고, 방문 예약을 하면 지정한 매물의 내외관을 현장에서 살펴보는 것은 물론 차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올해 중고차 사업 목표를 1만5,000대로 제시한 현대차도 인증 중고차 서비스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이달부터 인증 전기 중고차 판매에 돌입, 아이오닉 5·6, GV60 등 전용 플랫폼 기반 EV뿐 아니라 코나 일렉트릭을 비롯한 전동화 모델을 판매한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도 중고차 인증 서비스를 내놨다. 당근에서 중고차를 직거래로 판매하려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당근 소속 자동차 진단평가사가 방문해 매물을 검수하고 상태를 점검·공표하는 식이다. 지난해 초 지역 정비소들을 매칭해 구매 과정에서 동행할 수 있도록 한 데서 나아가 당근이 직접 매물을 점검·진단하는 인증 서비스다.

연간 120만 대의 매물이 등록되는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도 투명한 인증을 위해 ‘차량 이력 정보’ 서비스를 시작, 중고차 거래에 필요한 과거 이력들을 모두 공개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상 매물에는 신차 출고 정보, 소유자 변경, 보험 처리, 정비·수리, 자동차 검사 내용, 리콜 정보, 변경 등록, 엔카 비교견적(내 차 팔기) 이력 등 10여 개 이상의 주요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시간별, 항목별로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볼 수 있으며 각 이력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들도 함께 제공한다.

다만 업체가 아닌 중소 중고차 딜러는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 관리사업 종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자동차 매매업 종사자는 전년 대비 2.08% 감소한 3만3,376명으로 조사됐다. 대형 업체가 제시하는 품질, 가격 등을 개인·중소 업자가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중고차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새로 진입하는 인증 중고차 업계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이득을 보고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 회복되며 매출 등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개인업자나 소형 업체는 고객들의 요구를 맞추기 점점 어려워져 종사가 수 감소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