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GHz 데이터 무료 제공” 스테이지엑스, 제4통신사 사업 비용 부담 감당할 수 있을까

160X600_GIAI_AIDSNote
스테이지엑스, 핫스팟 내 28GHz 데이터 무료 서비스
이동통신 3사가 독점한 통신업계, 스테이지엑스의 영향력은
비용 부담 상당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 뛰어넘을 수 있나
stage-five_20240401
사진=스테이지파이브

스테이지엑스(Stage X)가 내년 상반기 선보일 5세대 이동통신(5G) 28GHz(기가헤르츠) 서비스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의 수익성 확보보다 28㎓ 서비스에 대한 고객 경험 확산, ‘제4이동통신사(이하 제4통신사)’로서의 시장 입지 확보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무료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3년 내로 가입자 300만 명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인구 밀집 지역서 28GHz 서비스 무료?

스테이지엑스는 전 가입 고객 대상으로 28GHz 서비스 생태계가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핫스팟 내 해당 주파수 기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GHz는 이동통신 3사가 쓰는 5G 주파수 대역(3.5GHz)보다 빠르지만, 설비 투자 부담으로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통신 3사가 28GHz 주파수 서비스를 포기하면서 28GHz 주파수의 국내 독점권은 스테이지엑스로 돌아갔다.

회사 측은 무료 서비스 도입의 이유를 “보다 많은 고객이 새로운 기술과 파격적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 가입 고객은 2025년 상반기부터 28GHz 핫스팟 지역 내 기존 5G보다 빠른 속도의 ‘리얼 5G’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무료 데이터 서비스 장소는 지하철, 공항, 공연장 등 인구 밀집 지역이다. 회사는 서비스 구현을 위해 지하철 28㎓ 백홀 와이파이 구현을 위한 기지국 설치를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3년 내 예상 가입자는 약 300만 명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통신 경험과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지하철 내 28GHz 백홀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28GHz 지원 단말 도입 확대를 위해 정부 및 주요 단말 제조사와 긴밀하게 공조해 커버리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는 한편 28GHz 관련 통신 기술과 서비스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생태계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독과점’과 제4통신사

현재 통신 시장은 ‘5:3:2’ 과점 시장으로 통한다. ‘5:3:2’는 SKT·KT·LG유플러스가 각각 시장의 50%, 30%, 20%를 점유한 채 과점 구조를 형성, 이용자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섞인 평가다. 실제 통신사들은 표면적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요금제 가격과 구성에는 이렇다 할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각종 입찰에서 사업자들이 담합한 사실이 발각돼 과징금이 부과되는 사례 역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자처하고 나선 ‘제4통신사’는 이 같은 독점 구조를 깨뜨리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규모가 작아 당장 28GHz 주파수 사업을 감당하기도 버거울 것이라는 평이다. 실제 스테이지엑스가 할당받은 G28GHz는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대역(3.5GHz)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그만큼 대규모 서비스 운용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주파수가 멀리 가지 못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설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base-station_20240401

통신업계는 28GHz 기지국 구축에만 1,200억~1,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8GHz 관련 인프라를 모두 구축하기 위해서는 1조 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도 자금 부담을 고려해 포기한 사업이 28GHz 서비스”라며 “이동통신 3사보다 규모가 작은 스페이스엑스가 소비자 대상으로 원만하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을 내놨다.

연착륙 위해선 ‘현실의 벽’ 넘어서

한편 제4통신사를 통해 통신업계의 독점 구조를 혁파한 사례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통신사 ‘프리모바일’에 주파수를 할당하고 타사 망을 활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프리모바일은 2012년 론칭과 함께 기존 통신사 대비 3분의 2 수준의 저가 요금제를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520만 명을 모으며 시장에 착륙했다. 이후 론칭 10년 만에 프리모바일은 가입자가 1,420만 명, 시가총액이 10조9,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프랑스의 제4통신사 사업은 통신시장 구조 개혁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프리모바일 등장 이후 기존 통신 사업자들이 줄줄이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출시, 전 국민의 통신 요금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36.2유로 수준이던 기존 프랑스 통신사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는 2021년 21.2유로로 약 41% 줄었다.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제4통신사 사업 추진 방식 역시 프랑스의 전례와 상당히 닮아 있다.

시장 구성원과 정부 등은 제4통신사의 필요성에 여실히 공감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와 같이 독과점 구조를 타파하고,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차후 관건은 스페이스엑스가 현실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다. 제4통신사 사업이 아직 ‘돈’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현재, 스페이스엑스는 막대한 투자 지출을 견디고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