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챗GPT 탑재되나, 애플-오픈AI 생성형 AI 협상 막바지

160X600_GIAI_AIDSNote
생성형 AI 전략 확장하는 애플, 챗GPT와 결합 현실화 목전
오픈AI도 "새로운 AI 음성 비서 기술을 공개할 것" 기대감 높여
연이어 AI 스타트업 인수한 애플,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총력
iPhone_chatgpt_un_20240514
사진=Unsplash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오픈AI의 기술을 아이폰 등 제품에 적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이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인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차세대 버전에 챗GPT 탑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 다음 달 차세대 음성비서 공개

13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와 생성형 AI 거래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애플은 내달 발표하는 iOS 18의 AI 관련 기능 강화를 위해 챗GPT 사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AI 협업을 위한 파트너사를 찾아 나선 바 있다. 협상 마무리 단계로 전해진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등과도 협상을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아직 애플과 오픈AI가 협력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만큼 구글 등과의 협의도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오는 6월 10일(현지시각) WWDC24에서 iOS 18과 새로운 AI 기능을 발표할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선 AI 신기능을 두고 앞서 공개된 경쟁사들의 AI 폰처럼 음성 기록, 통역, 일정 관리 등의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리의 기능 개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모바일 AI 음성 비서의 대표주자인 시리는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대답만 할 수 있는 단순한 기능에 그치고 있으나 앞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챗봇이 적용되면 훨씬 더 사람에 가까운 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질문-답변만이 아니라 대화의 흐름, 문맥 등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애플 시리의 성능 강화가 기대받는 이유는 WWDC24에 앞서 오픈AI가 새로운 AI 음성 비서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현지시각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14일 새벽 2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챗GPT와 GPT-4에 관한 새로운 업데이트를 공개한다고 전했는데, 시장에선 이 새로운 기술이 AI 음성 비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새로운 업데이트가 검색엔진이나 GPT-5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시리 업그레이드에 하이브리드 방식 적용, 간단한 작업은 자체 LLM으로

한편 애플은 시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AI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단한 작업을 장치에서 처리할 자체 개발 대형언어모델(LLM)은 ‘애플GPT’로 알려진 ‘에이잭스(Ajax)’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와 타사 모델을 혼합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등장한 바 있다. 또 블룸버그는 최근 WWDC에서 온디바이스 AI용 소형언어모델(sLM)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페럿’이나 ‘MM1’ 등 애플이 공개한 모델이 후보로 거론된 상태다.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에이잭스를 테스트해 왔다. 이는 챗GPT와 같은 LLM과 달리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이 아닌 아이폰과 같은 기기를 통해 로컬에서 작동하는 생성 AI 기술이다. 단 매개변수나 성능 등은 모두 알려진 바 없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잭스는 타사의 첨단 모델보다 성능 면에선 다소 떨어지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의 텍스트 요약이나 문서 분석, 검색 강화 등과 같은 기능은 모두 처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파리 브라우저나 메시지, 메일 등 기본 앱에서도 연락처를 찾아주고 일정을 정리해 주는 등 AI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Apple-Apple_TE_20240514
사진=애플

온디바이스 AI 경쟁력 제고에도 총력

그간 애플은 AI 분야에서 뒤지면서 미래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직면해 왔다. 이에 자체 생성형 AI 모델 구축에도 나섰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과 같은 경쟁사에 비해선 경쟁력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가총액도 400조원 이상 추락했다. 올해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300억 달러(약 439조원) 빠진 데 이어 1위 자리도 MS에 내줬다.

이에 애플은 뒤늦게 AI 개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최근 개발을 포기한 ‘애플카’의 인력 대다수를 AI 개발 부서로 배치하는가 하면,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또 주요 언론사와 출판사 등에 수년간의 뉴스 기사 등 콘텐츠를 이용하는 대가로 최소 5,000만 달러(약 685억원)를 지불하는 내용도 제안했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오픈AI, MS, 구글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애플은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온디바이스 AI 개발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들을 인수한 것도 AI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데이터칼랩’, 올 초에는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했다. 데이터칼랩의 핵심 기술은 저전력·고효율 딥러닝 알고리즘과 온디바이스 AI 처리 기술이며, 다윈AI의 핵심 기술은 AI 시스템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모두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