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3조원 투자” 쿠팡, 인구 감소 지방 도시에 1만 명 직고용한다

160X600_GIAI_AIDSNote
쿠팡, 내년 초까지 1만 명 직고용 계획
일자리 10개 중 8개는 지역서 만든다
"서울·수도권 쏠림, 양극화 해소 기여"
coupang_TE_20240904_002
출처=쿠팡

쿠팡이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물류 인프라 투자를 대거 늘린다. 추가 물류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는 지역을 포함, 전국 각지에서 20대 청년 등 최대 1만여 명을 직고용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곳곳에 양질의 직고용 인력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서울과 지방 사이의 일자리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일자리의 80%, ‘비서울’ 지역에 창출

3일 쿠팡은 2026년까지 전국 물류 인프라에 3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한 계획에 따라 내년 초까지 9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FC)를 비롯한 물류시설을 건립,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 3월 3조원 이상을 투입해 오는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한 물류센터가 새로 들어서는 지역은 경북 김천·칠곡, 충북 제천, 부산, 경기 이천, 충남 천안, 남대전, 광주, 울산 등이었다.

지난달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충남 천안 FC와 오는 10월 착공 예정인 경북 김천 FC도 각각 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착공 예정인 울산 서브 허브(배송캠프로 상품을 보내는 중간 물류시설)는 직원 4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직원 400명을 고용한 경북 칠곡 서브 허브는 연내 운영을 시작하며 직원 500명을 고용할 계획인 충북 제천 FC는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 FC와 경기 이천 FC는 각각 지난 2분기부터 착공해 건설 중으로 각각 직원 3,000명과 1,5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쿠팡의 물류 투자 계획이 실현되면 비서울 지역의 배송·물류 관련 직고용 인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물류·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의 96%(약 5만5,600명)가 비서울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물류 인프라 투자로 창출되는 물류·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은 쿠팡이 지역에서 만드는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서 신규 물류 인프라 투자로 인한 지역 직고용 인력이 1만여 명 늘어날 경우, 비서울 지역 고용인원은 6만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쿠팡을 포함한 물류 및 배송 자회사(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전체 직고용 인력은 8만여 명으로 늘고 이 가운데 비서울 지역의 근무자 비중은 81%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쿠팡이 만드는 일자리 10개 중 8개가 비서울 지역에서 창출되는 것이다.

지역 균형 발전 투자 확대, 청년 재유입 기대

쿠팡은 지역 물류망 투자를 통해 서울·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청년층이 다시 지방으로 유입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9개 추가 투자지역 가운데 대전 동구·광주 광산구, 경북 김천 어모면·칠곡군과 울산 울주군·충북 제천은 저출산 여파 등으로 최근 인구가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 동구는 청년 고용률이 40% 초반에 불과하고, 김천 어모면 역시 인구가 4,000명 남짓으로 지역에 고용을 늘릴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태다. 광주와 울산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지난해 인구 순유출률(-0.6%) 전국 1위로,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실정이다. 이들 지역에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2023년 10년간 서울로 순유입(전입-전출)한 20대 청년(20~29세)은 38만6,731명에 달한다.

여성 고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쿠팡의 전체 직원 가운데 물류·배송직군 근로자의 약 48%가 여성이다. 쿠팡의 물류센터 현장·사무직, 배송직(쿠팡친구) 등 직고용 일자리는 주5일제(52시간제 준수)로 운영된다. 유연한 근무문화 기반으로 4대 보험은 물론 자유로운 연차 사용, 가족돌봄휴가 등 대체 휴무 제도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임산부 1대 1 상담 제도, 육아휴직 복직 프로그램, ‘쿠팡케어’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 건강한 일터 조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또 이번 3조원 이상 추가 투자를 통해 오는 2027년부터 230여 곳(88% 이상)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이는 전 국민 5,130만 명 중 5,000만 명 이상이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전국의 인구 감소 지역 89곳 중 로켓배송 가능 지역이 현재 17곳에서 약 60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쿠팡은 6조2,000억원을 물류망 구축에 투입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곳의 물류 인프라를 갖췄다. 그 결과 쿠팡은 이른바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260개 시·군·구 중 182개(70%)까지 늘린 상태다.

coupang_TE_20240904
사진=쿠팡

‘탈쿠팡’은 기우, 유통 왕좌 지위 공고히

업계는 쿠팡의 이번 추가 투자가 쿠팡의 이커머스 왕좌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함께 중국발 C커머스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조금씩 외면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쿠팡 시대’가 열릴 것이란 분석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의 공세가 여전하긴 하나, C커머스 상륙 9개월이 지난 지금 발암 물질 검출과 개인정보 유출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도 주춤해지고 있다.

이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상반기 기준 월 평균 이용자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이용자수 증가세는 3월 정점에 도달했다가 4월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모두 이용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같은 시기 쿠팡만 이용자수가 평균 3.8% 증가했다.

실적 면에서도 쿠팡은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227조3,47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3년 38조4,940억원에서 10년 만에 6배가량 성장한 것이다. 20년 전인 2003년(7조548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300배가 넘게 뛰었다. 이처럼 거래액이 급증하며 몸집이 커졌지만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10조원대에 진입하며 분기 매출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특히 로켓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핵심 사업 매출이 8조8,132억원으로 전년 2분기(7조4,694억원) 대비 18% 성장했다. 활성고객 수도 2,170만 명으로 전년(1,940만 명) 대비 12% 증가했고 1인당 고객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42만3,400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며 탈쿠팡족에 대한 우려를 키웠음에도 매출과 이용자 수가 꺾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지난해 유통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0조원을 넘긴 쿠팡이 올해 연 매출 4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 업계 1위 독주 체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