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상장 도전장 ‘더본코리아’, 갈등 넘어 상생 카드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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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 상생 행보
신제품 '뚜열치' 출시 및 식용유 공급가 인하
가맹점 분쟁 딛고 ‘백종원’ 효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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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연돈볼카츠의 신메뉴 ‘뚜껑열린치킨도시락’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백종원 유튜브 니꺼내먹 캡처

기업가치 4,000억원을 목표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사 더본코리아가 가맹브랜드 중 하나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 상생에 나섰다. 최근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와 갈등하며 잡음을 빚은 만큼 상장을 앞두고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백종원 먹방 통했나, 연돈볼카츠 매출 124% 증가

12일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경영을 돕기 위해 최근 뚜껑열린치킨도시락(뚜열치)을 출시해 두드러진 매출 신장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매장의 평균 매출은 지난달 3,200만원으로 전달보다 124% 늘었고 같은 기간 뚜열치의 하루 판매량은 458% 증가했다.

이번 매출 증가는 더본코리아의 지원 방안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본코리아는 판매 촉진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뚜열치 대상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연돈볼카츠 매장을 직접 방문해 도시락을 포장하거나 신메뉴를 직접 먹어보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 같은 노력은 최근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더본코리아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 앞서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는 더본코리아 직원이 가맹 상담 당시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다’는 식으로 과장 홍보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고 더본코리아는 허위 광고가 아닌 ‘질문에 따른 답변’이라고 맞섰다. 이에 공정위는 최근 연돈볼카츠 점주와 더본코리아 관계자를 불러 가맹점 개설 상담 당시 상황을 두고 대질 신문을 하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식용유값 36.5% 인하 노력도

연돈볼카츠에 대한 지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에는 ‘본사 공급 식용유(공급가 인하) 상품 변경’을 공지하기도 했다. 본사가 새로 공급하기로 한 식용유 가격은 3만3,000원(18ℓ기준·부가세 별도)으로 기존 5만2,000원에 견줘 약 36.5% 저렴하다. 당시 더본코리아는 “최근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일부 이슈가 가맹점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기에 도움을 드리고자 빠르게 추진해 공지한다”고 밝혔다.

백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내꺼내먹’에서 연돈볼카츠편을 방송한 바도 있다. ‘내꺼내먹’은 백 대표가 더본코리아 가맹 점포들을 직접 찾아 관리하는 모습을 담는 채널로. 더본코리아는 점주들에게 “연돈볼카츠 스토리와 브랜드 홍보, 연돈볼카츠 메뉴 소개, 브랜드 매출 활성화가 목적”이라며 “타 브랜드 전례에 비춰 영상 송출 후 입점 고객 증가가 예상되니 사전 식재료 준비 및 운영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더본코리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매출 하락으로 폐점 위기에 몰렸다는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불만을 달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전가협은 “본사 공급 식용유 값을 인하하는 등 점주들과 상생하려는 노력을 하는 건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연돈볼카츠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내놓는지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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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본코리아

백종원 의존도 줄이기 ‘과제’

다만 시장은 가맹점주들과의 상생보다 더 중요한 과제로 ‘백 대표 의존도 낮추기’를 꼽는다. 백 대표의 영향력이 큰 만큼 사소한 것 하나도 ‘오너 리스크’로 작용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더본코리아 측도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백 대표에 대한 사업 의존도를 해소하고 있지만 백 대표의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부재 시 일시적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 수익성·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뉴 개발 등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백 대표 의존도를 줄이고 있지만 개인적 일탈 등으로 인한 평판 하락이 언제든 소비자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다.

실제로 통상 오너의 부도덕 행위 등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하이브가 대표적이다. 최근 하이브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음주 운전, 경영권 분쟁 등으로 내부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방시혁 의장이 미국에서 유명 BJ 과즙세연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사생활 논란이 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방 의장 관련 논란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9일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1만1,600원 하락한 17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고 13일 장마감 기준 16만4,000원까지 고꾸라졌다.

외식업종의 유행 민감도가 높은 것 역시 백 대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더본코리아가 보유한 25개 브랜드가 각각의 콘셉트가 아닌 ‘백종원 브랜드’ 하나로 묶여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해도 백 대표 이미지가 더해지면 새롭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 중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 캐주얼 다이닝 브랜드 ‘리틀넥’,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GFFG는 잘 모른다”며 “GFFG가 론칭한 브랜드마다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건 생소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 캐리커처를 로고로 쓰는 빽다방, 홍콩반점의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표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