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IP 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 日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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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SM, 웹툰·애니메이션·게임 출시 속도
엔하이픈이 애니로 '다크 문: 달의 제단' 제작
아티스트 IP 활용 ‘원소스멀티유즈’ 전략
"내 손안의 아이돌", IP 기반 콘텐츠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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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그룹 엔하이픈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크 문: 달의 제단’ 애니메이션 티저/사진=하이브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아티스트를 활용한 지식재산권(IP) 콘텐츠 전략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엔터사의 IP 전략은 바쁜 인기 아이돌이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그들의 IP를 다각도로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최근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엔터사에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하이브, 아티스트 IP 기반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

24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소속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크 문은 하이브가 네이버웹툰에서 2022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연재한 웹툰으로, 엔하이픈의 IP를 기반으로 한 일곱 뱀파이어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당 웹툰은 누적 조회수 1억9,000만 회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일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애니플렉스가 맡는다. 일본 대형 제작사 애니플렉스가 국내 굴지 플랫폼사의 웹툰 IP가 아닌 다른 기업의 IP와 협업하는 것은 하이브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글로벌 인프라와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 공고한 팬덤을 보유한 애니플렉스가 제작에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IP의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까지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애니플렉스 관계자는 “K-팝 아티스트와 연계성을 가진 스토리 IP이자 흥미진진한 전개,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조합이 뛰어난 ‘다크 문: 달의 제단’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을 때, 기존 애니플렉스가 추진해오던 작품들보다 다양한 시청 층에게 통할 것”이라며 “한국의 웹툰과 하이브 아티스트,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탄생시킬 이번 협업은 애니플렉스에게도 도전의 영역이자 흥미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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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사진=컴투스

아이돌 IP 기반 게임 개발도

아이돌의 슈퍼 IP를 기반으로한 게임 개발도 한창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이를 위해 SM은 카카오의 게임 계열사 카카오게임즈와 손을 잡았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게임즈와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M에는 에스파, NCT드림, 라이즈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소속돼 있다. SM은 이 아티스트들의 IP를 바탕으로 카카오게임즈와 모바일 게임 ‘SM 게임 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SM 게임 스테이션의 특징은 유저들이 SM 소속 아티스트의 매니저로서 그들의 패션을 꾸미고 음악 활동 콘셉트를 기획하는 등 아티스트를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던 음악(아이돌)을 이제는 팬이 게임상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이브도 컴투스를 위시로 게임 기업과의 협업을 이어가면서 게임 사업 부문 자회사 하이브IM 키우기에 나섰다. 하이브IM은 과거 하이브와 게임 IP 협업관계에 있던 리듬게임사 수퍼브를 인수합병하며 지난 2022년 4월 독립한 별도 자회사다. 컴투스와의 협업은 BTS 캐릭터 ‘타이니탄’ IP를 활용한 모바일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이하 ‘BTS 쿠킹온’)이다. BTS의 인기를 감안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11개 언어를 지원하도록 기획됐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 글로벌 170여 개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공급 한계 및 팬층 선호도 격차 극복해야

다만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게임이나 웹툰이 매번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난 2022년 넷마블이 개발하다 중단한 ‘BTS드림:타이니탄 하우스’가 대표적 사례다. 리듬 게임으로 개발 중이던 BTS드림은 예상보다 부진한 이용자 반응에 결국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당시 넷마블은 해외 지역 테스트에서 팬층과 일반 이용자 간 게임 선호도 차가 크게 발생해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진행한 ‘BTS월드’(2019년)와 ‘BTS유니버스 스토리’(2020년)도 게임 출시 직후엔 큰 관심을 모았으나 점차 매출 성과에 부진을 겪으며 지난해 서비스가 종료됐다. BTS월드의 경우 콘텐츠 공급에 한계를 맞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2022년 6월 스토리 최종챕터가 완결된 후 추가 업데이트가 중단된 데다 멤버들의 해외 스케줄로 인해 획득할 수 있는 단독 사진, 영상 콘텐츠의 공급도 줄어든 상황이었다.

게임 스토리의 개연성과 재미 부족도 패인으로 꼽힌다. 스토리 속에서 아이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소통한다는 감각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실제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소통만큼의 친밀감을 주지 못한 것이다. 아이돌과의 연애 뉘앙스를 가미한 점 역시 양날의 검이었다. 팬이 아이돌과 원하는 감정 교류가 ‘유사 연애’만이 아닌 탓이다.

과도한 과금 유도 또한 팬이 달가워하지 않는 요소 중 하나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 다각화 전략인 만큼 팬 입장에서는 게임 속 제공되는 단독 콘텐츠를 얻기 위해 게임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BTS월드를 두고 “결제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게임”이라는 팬들의 지적이 나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기 팬덤을 겨냥해 선보여진 웹툰, 웹소설 등의 작품 역시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일반 이용자들의 경우 특정 아티스트를 활용한 작품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팬들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