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네이버페이’ 온오프 연동, 애플페이 국내 장악 전 ‘골든타임’ 노린다

당초 예정했던 일정보다 앞당겨 서비스 출시, ‘애플페이’ 견제 위한 움직임 삼성페이 연동한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가맹점 최대 300만 개까지 결제 가능해져 애플페이, ‘카드사 수수료 및 저조한 NFC 보급률’ 등의 문제로 국내 확산 더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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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삼성전자 뉴스룸

23일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온·오프라인 연동 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초 상반기 중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견제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가 카카오페이와도 연동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간편결제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 출시 첫날 가입자 100만 명 돌파 

삼성페이가 기존 간펼결제 서비스 경쟁자였던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적과의 동침을 시작한 이유는 지난 21일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21일 오전 현대카드와 협력해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통해 실물 카드 없이 휴대전화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아이폰 외에도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 등의 이용자들도 이달부터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 상륙한 애플페이의 확산 속도는 무섭다. 서비스 출시 3시간 만에 가입자가 17만 명을 넘어섰고, 출시 하루 만에는 100만 명이 넘게 가입했다. 이를 두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플 측이 ‘역대 최고 기록(Highst record ever)’이라고 표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의 이용은 불가한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지만, 현대카드가 국내 독점 사용권을 내려놓으면서 다른 카드사들과도 애플과 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애플페이에 맞불놓은 삼성페이·네이버페이, 전략은?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연동 서비스를 출시함에 따라 양사 페이 사용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한층 폭넓은 결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우선 삼성페이 사용자들의 온라인 결제가 강화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포함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별도의 ‘삼성페이’ 메뉴를 통해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네이버페이 사용자는 삼성페이의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 방식 사용이 가능한 전국의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온라인 결제에 비해 저조했던 오프라인 결제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번 연동으로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이 기존 12만 개에서 최대 300만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업 서비스 출시 외에도 다양한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페이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와의 협력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애플

간편결제 시장의 춘추전국시대’, 누가 승리할까

최근 카드사들의 오픈페이와 애플페이가 연달아 시장에 출시되면서 그야말로 간편결제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간편결제에서 약 80%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약 50%의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더불어 최근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서의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고 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페이는 2021년 말 기준 해외시장 결제 처리 금액이 무려 6조3,000억 달러에 이르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세계 2위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일각에서는 당장 애플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처리할 수 있는 NFC 단말기 보급률이 약 10% 수준으로 매우 낮다”며 “이 밖에도 카드수수료 문제 덕분에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협업을 늘리는 삼성페이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뺏기지 않을 것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향후 NFC 단말기 보급률이 높아질 전망인 데다 타 카드사의 참여로 인해 애플페이의 결제 인프라가 빠른 시일 내에 갖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선 간편결제 시장보다는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애플페이를 비롯한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누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의 우위를 점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