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PEF] 유럽 금융시장 회복에도 사모펀드 자금 조달 어려워

금리 상승에도 글로벌 금융시장 회복세 안정성 높은 메가펀드에만 투자금 몰려 소규모 사모펀드, 자금 조달 기간 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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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높은 이자율, 암울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소수의 메가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사모펀드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 자금 조달에 걸리는 시간 3개월 늘어나

최근 피치북(PitchBook)이 발표한 ‘2분기 유럽 사모펀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한책임투자자(LP)들은 50억 유로(약 7조1,388억원) 이상의 메가펀드에 241억 유로(약 34조4,181억원)를 투자했다. 해당 기간 투자금 총액 480억 유로(약 68조5,608억원)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모펀드들이 늘어나면서 투자금을 모으는 데 소요되는 기간도 늘어났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펀드의 런칭부터 마감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5.8개월로 지난해 평균 소요기간 12.5개월보다 3개월 이상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2013년 이후 최장 소요기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유럽의 금융시장에 모인 총 투자금의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조달한 자본금 682억 유로(약 97조4,135억원)를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25억 유로(약 3조5,708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들은 오히려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10년간 유럽 펀드의 평균 자금조달 시간, 주: 2023년 2분기 기준/출처=PitchBook

회복세 계속되면 소규모 펀드 자금 상황 개선될 것

지난달 유럽 최대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의 제9호 파트너스펀드가 6개월 만에 260억 유로(약 37조원)의 투자금을 모으며 마감됐다. 단일펀드로는 가장 큰 규모의 투자금이다. CVC캐피탈의 대표펀드인 파트너스펀드는 주로 북미와 유럽에 투자하는 바이아웃 펀드로 CVC캐피탈은 1호부터 8호 펀드까지 안정적으로 20% 이상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해 왔다. 이러한 메가펀드는 LP를 기반으로 투자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펀드와는 달리 무한책임투자자(GP)의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훨씬 수월하게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가 발표한 ‘제14차 글로벌 사모펀드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과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며 장기적인 성장 가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인에 의하면 지난해 사모펀드 업계 내 투자 대기자금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3조7천억 달러(약 4,827조7,600억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업계의 회복세가 계속된다면 사모펀드의 자금 조달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투자업계의 경기가 회복되면 모든 펀드의 자금 조달이 보다 용이해지는데, 이 중 사모펀드는 그 회복세가 늦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망과 달리 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에는 안정성이 높은 메가펀드보다 소규모 사모펀드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