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패스트푸드 외치던 써브웨이, 경영난 끝에 배스킨 소유한 로아크캐피털로 매각 가시화

2012년 정점 찍고 점점 내려앉는 써브웨이, 매각 시장에 등장 로아크캐피털行 유력? 매각 후 해외시장 개척 나설 듯 중국서 신규점포 연다지만, 타 경쟁 패스트푸드에 비해 약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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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샌드위치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미국 내 입지를 잃어가던 써브웨이(Subway)가 배스킨라빈스를 보유한 로아크캐피털에 매각될 전망이다.써브웨이는 매각 이후 경영난 돌파를 위해 중국에 신규점포 4,000여 개를 개설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써브웨이의 중국 입지는 맥도날드나 KFC 등에 크게 밀리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팽배하다.

올해 초 시장에 나온 써브웨이, 인수 계약 임박

2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써브웨이가 96억 달러(약 12조8,000억원)에 매각된다고 보도했다. 써브웨이는 지난 1월부터 90억 달러( 12조원) 이상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후 별다른 소식을 발표하지 않다 최근 수일간 사모펀드 로아크캐피털 그룹과의 인수 협상 타결이 급물살을 타며 계약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WSJ 관계자는 “계약 확정 상태가 아닌 만큼 더 높은 가격을 제안하는 인수자가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주 계약이 마무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애틀랜타에 소재한 로아크캐피털은 350억 달러(약 46조4,065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모펀드(PEF) 기업이다. 주로 레스토랑 및 식품 산업에 투자해 왔으며, 국내에서도 유명한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앤티앤스 프레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써브웨이는 1965년 8월 미국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에서 프레데릭 드루카(Frederik DeLuca)가 창업한 샌드위치 전문 레스토랑 체인이다. 2012년 전 세계 매출 180억 달러(약 24조원)를 달성하며 정점을 찍었던 써브웨이는 2022년 말 2만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미국 8위의 레스토랑 체인점이 됐다. 국내에는 1991년 진출해 지난달 말 기준 5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점점 추락하는 써브웨이

미국 내 지하철 역사 등 임대료가 저렴한 상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확대했던 써브웨이는 10여 년 전 퀴즈노스나 샌드리아 등 동종업체가 등장하면서 이에 따른 경쟁 격화로 인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2010년 3만3,800개에 달했던 매장 수는 2022년 말 기준 38%가량 급감했다. 매출 추이 역시 2022년 98억 달러(약 13조1,400억원)로 2012년 이후부터 감소세다.

이에 써브웨이는 만성 실적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메뉴 개편, 매장 리모델링,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지난 2018년에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공개했으며, 산재한 미국 내 점포 수를 줄이고 남은 점포에 키오스크 설치, 좌석 교체 등 업그레이드를 지시했다. 이번 5월에는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의 인수 자금 조달 계획도 세운 바 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써브웨이/사진=차이나데일리

해외 시장 돌파만이 정답일까?

써브웨이는 매각 이후 본격적인 해외 시장에서의 활로 개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써브웨이는 2021년 이후 순차적으로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와 15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20년 동안 중국에서 매장 4,000개를 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해외 시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는 관측되지 않는 점이다. 일례로 중국 써브웨이(賽百味·싸이바이웨이)는 1995년 진출해 2022년 기준 400여 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지만 1990년 진출해 같은 해 기준 4,300개의 매장을 보유한 맥도날드와 강하게 대비되고 있다. 써브웨이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팔로워 수도 2.5만 명으로 맥도날드 175만 명, KFC 413만 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 중국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국인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써브웨이는 건강한 패스트푸드라고 홍보했지만, 탄산음료나 감자칩, 고칼로리의 치즈와 소스가 있어 빅맥보다 칼로리가 높다”며 “전혀 건강하지 않은 패스트푸드다. 중국인들은 속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아일랜드 최고법원은 써브웨이의 빵 6종류에 당분이 높아 식품 관련 법규에 따라 ‘빵’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또 중국 내 다른 음식들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중국 써브웨이에서 15cm 기준 가장 저렴한 샌드위치는 15위안( 2,800)이지만 아보카도나 계란 오믈렛 등 재료를 추가하면 약 30위안( 5,500)까지 오른다. 30cm도 마찬가지다. 최대 60위안( 11,000)에 육박한다. 중국인 B씨는 웨이보를 통해 “써브웨이에서 15cm를 주문하자니 양이 부족하고, 30cm를 주문하자니 너무 많다”며 “한 번은 점원이 추천하는 대로 재료를 골랐더니 가격이 너무 비싸서 놀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라리 길거리에서 8위안(약 1,500원)인 젠빙궈즈(전병의 일종)나 20위안(약 4,000원)인 러우자모(중국식 고기 샌드위치)가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 비즈니스 마케팅 컨설턴트인 존 해쳐(John Hatcher는)는 “써브웨이의 해외 시장 돌파가 미국 내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써브웨이에는 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해쳐는 배달 서비스나 샌드위치가 아닌 ‘롤(Roll)’ 형식의 새로운 포맷, 제품 개발 및 출시 등을 언급하며 “훌륭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신규 자본만 조달된다면 글로벌 샌드위치 시장에서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