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가득했던 증권채에도 수요 몰린다, 채권 시장 활황

160X600_GIAI_AIDSNote
국내 증권사, 1분기부터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
2분기에도 교보·KB·대신 등 줄줄이 수요예측 진행
채권 시장 전반에 불어든 봄바람, 금리 인하 기대 여전
fe_bond_20240419

대형 증권사들이 연초에 이어 2분기에도 회사채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채 시장 활황 속 증권채 투자 심리가 일부 완화되자, 우량 증권사를 중심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2분기에도 식지 않는 증권채 열풍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첫 증권채 발행사는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은 이달 1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며, 최종적으로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까지 성공했다. 이후 KB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연달아 공모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나섰다.

KB증권은 지난 1월에 이어 이달 15일 두 번째 회사채 공모를 진행했다. KB증권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매수 주문을 받았고, 4,000억원 규모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16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키움증권 역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며, 이후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달 22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만기 구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고, 각 500억원씩 모집한다. 주관 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맡았다. 대신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오는 5~6월 만기 도래하는 3,2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1분기 공모도 원활했다

이 같은 증권채 발행 열풍은 지난 1분기부터 본격화했다. 지난달 유안타증권(신용등급 AA-)은 1,500억원 모집에 나서 4,66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고, 현대차증권(AA-)은 모집액(1,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6,6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AA-)도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 4,22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모든 만기에서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언더 금리’에서 모집 물량이 완판됐다.

같은 달 한국투자증권(신용등급 AA0)은 전날 총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5,510억원 규모 매수 주문을 받았다. 500억원 발행 예정이었던 2년물에 5,530억원, 1,000억원 발행 예정이었던 3년물에 1조180억원의 주문이 몰린 결과다. 낙찰금리도 개별민평금리를 크게 밑돌았다. 2년물과 3년물 모두 -15bp(1bp=0.01%포인트)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bond_20240419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증권채 투심 위축 우려가 누적되고 있었다. 하지만 태영건설 사태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지난달 삼성증권(AA+), KB증권(AA+), NH투자증권(AA+) 등 그룹 지원 여력이 높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우호적인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증권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점차 불식되는 양상이다.

채권 시장, 지난 3월에만 10조원 끌어모아

투자자 수요가 몰린 것은 ‘증권채’ 시장만이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총 1조9,600억원(25건)으로 전년 동월(1조7,850억원)대비 1,750억원 증가했다. 수요예측 전체 참여 금액은 10조3,400억원으로 전년 동월(5조4,060억원)대비 4조9,340억원 늘었다. 참여율(수요예측 참여금액/수요예측금액)은 527.6%로 전년 같은 달(302.9%)대비 224.7%포인트 증가했다.

3월 채권 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4,000억원 증가한 7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발행 잔액은 국채, 특수채, 통안증권, 회사채 등의 순발행이 증가하며 2,760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3월 중 개인은 국채, 기타금융채(여전채), 회사채 등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지속되며 3조6,00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국채 2조6,000억원, 통안증권 6,000억원 등 총 3조4,000억원 순매수했다. 단순 증권채·회사채를 넘어 국내 채권 시장 전반이 활황을 보였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발행은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될 때 활발해진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연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채권 투자 수요 증가세를 부추겼다고 본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며 회사채가 국고채 대비 투자 수익이 크다는 점 역시 회사채 발행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