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영업이익 18% 하락, 프리미엄과 초저가 사이 차별화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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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하락, 매장 수도 겨우 1곳 늘어
업계 1위 스타벅스, 투썸은 두 자릿 수 성장
저가 브랜드와의 차별화 위해 리브랜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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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디야

이디야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다. 주요 카페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가 매출과 영업이익의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룬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한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업계 선두주자로 나섰지만 최근 메가커피·컴포즈커피와 같은 가성비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확장하면서 시장에서의 정체성이 애매해진 영향이다. 이에 이디야는 자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브랜드 리뉴얼 등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이익, 2013년 이후 10년 만에 100억원 하회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 감소한 82억원을 기록했다. 이디야의 영업이익이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더욱이 불과 2년 전인 2021년 영업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했지만 2년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56억원으로 2022년 2,778억 대비 0.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45.7% 줄었다.

이디야는 브랜드가 성숙기에 접어든 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행한 가맹점주들을 위한 상생지원 정책을 이어가는 점 등이 본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가맹점 지원 비용을 살펴보면 이디야는 △원두 가격 8% 인하 △우유값과 원자재 공급가 최소화 △가맹점 원두 무상지원 등에 약 74억원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이디야 멤버스 애플리케이션 할인쿠폰 비용과 홍보물 등 판매촉진비 120억원도 전액 본사가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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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기간 투썸플레이스와 스타벅스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투썸플레이스는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3% 증가한 2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282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특히 케이크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실적 성장을 이뤘다. 투썸플레이스의 시그니처 케이크 ‘스초생’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180만 개를 기록했으며 12월에만 60만 개가 판매됐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의 변화,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힘쓴 결과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3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9,295억원으로 12.9% 늘었다. 887ml의 대용량 컵을 새로 적용한 ‘트렌타’ 등 차별화 음료 상품을 출시하고, 푸드 라인업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연중 프로모션 호조에 따른 매출 증대, 각종 원가 제비용 관리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며 “THE 매장, 커뮤니티 스토어 등 특화 매장을 꾸준히 오픈하며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저가커피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도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매출 3,684억원, 영업이익 6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4.1%로 대폭 성장했다. 경쟁사인 컴포즈커피도 매출 88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저가 브랜드 등장으로 경쟁력 하락

이디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카페 브랜드다. 지난 2001년 3월 1호점인 ‘중앙대점’을 시작으로 20년 만에 가맹점 수 3,000개를 돌파하며 국내 최대 매장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2,885개, 2021년 3,018개, 2022년 3,019개로 2020년 이후 증가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반면 직영점으로만 구성된 스타벅스의 매장 수는 2022년 1,777개에서 2023년 1,893개로 증가하며 1년 새 116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도 2023년 가맹점 수가 전년 대비 75개 증가한 1,640개를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직영점 비율은 약 10% 수준이다. 저가브랜드의 매장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의 매장 수는 각각 2,709개, 2,350개로 두 업체는 누가 먼저 3,000호점을 돌파하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포화 속 저가 커피 전문점 브랜드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이디야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저가 브랜드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 상황인 만큼 차별화 전략이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디야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보다는 저렴하지만 저가 브랜드에 비하면 가격대가 높아 상대적으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과 차별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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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디야

대대적인 리브랜딩 통한 신규 타깃 소비층 발굴에 총력

이에 이디야는 저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디저트류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출시한 ‘구움과자 디저트’ 4종은 다양한 음료와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매장 이용객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카페 내 간편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자 베이글, 데니쉬 등도 적극 도입했다. 기존 디저트 제품의 중량을 늘려 재출시하는 식이다. 이디야는 디저트류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올해 2월 1일부터 3주간 디저트 제품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경영전략 전반에 걸친 변화도 시도한다. 이디야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경영효율성 제고 △고객가치 중심 브랜드 리뉴얼 △가맹점 매출 신장 총력 △해외진출 본격화 등을 내세우고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연내 괌 2호점을 개점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도 준비할 계획이다. 앞서 이디야는 지난해 말 해외 가맹 1호점으로 26평대 중형 점포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을 개장한 바 있다. 

아울러 프리미엄과 초저가 사이의 애매한 포지셔닝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23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 이디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추진하는 브랜드 리뉴얼이다. 이디야에 따르면 결과물은 이르면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신선함을 더해 신규 타깃 소비층을 발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리브랜딩과 함께 브랜드 변화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혁신팀과 CSR실을 신설하는 등 기업조직을 쇄신했다. 운영혁신팀은 가맹점 매뉴얼 고도화와 매출 활성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혁신사례를 적용해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CSR실은 경영지원본부 산하로 배치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협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신설팀을 통해 가맹점 매장 운영을 활성화하고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또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 강화를 통한 조직효율화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전문경영인도 영입했다. 이디야는 이달 1일자로 브랜드 변화를 진두지휘할 신규 수장으로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롯데백화점 입사 후 마케팅, 상품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치며 29년간 유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창업자인 문창기 회장과 2인 공동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디야가 공동 대표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6월 이디야는 딜로이트컨설팅 부사장 출신의 이석장 대표를, 같은 해 7월엔 GS리테일 출신으로 파르나스호텔과 인터컨티넨탈 대표를 지낸 권익범 대표를 차례로 영입해 ‘3인 경영 체제’를 운영했지만 2명 모두 지난해 말 사임했다.

나아가 브랜드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매장 수 확대에 주력하기 보다는 가맹점의 수익성을 최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디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맹점 수익성 제고를 위한 상생 지원책을 전개하고 특히 올해는 물류비 신용카드 결제 확대를 비롯해 부자재 품목 발주단위 조정 등의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평(3.3㎡)당 평균 매출액은 메가MGC커피가 2,042만원, 컴포즈커피 1,721만원, 빽다방 2,043만원 수준이다. 이디야는 698만원으로 절반에도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공격적인 가맹점 확대를 통해 성장해 온 이디야와는 차별화되는 테이크아웃 중심의 판매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