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경영에 장기 성과 도출한 삼성카드, 2위 현대카드 약진에도 ‘안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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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성장 이어가는 삼성카드, 취급액 줄었지만 순이익 증가세
약진 성공한 현대카드, 시장선 "일시적 반사효과에 불과해"
경기 불황에도 안정 유지한다? "장기적 승자는 결국 삼성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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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가 올해도 내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취급액은 다소 줄었지만 순이익은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며 사업 효율성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다. 연체율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유효한 성과가 도출되기 시작한 셈이다.

삼성카드,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779억원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1,7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2.3% 늘어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1위인 신한카드(1,851억원)에 다소 못 미치지만,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11.0%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세전이익)의 경우 2,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하면서 신한카드(2,410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삼성카드는 2022년과 2023년에도 영업이익이 신한카드를 웃돈 바 있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은 신한카드보다 적은데, 이는 법인세 연결납세제도로 인한 법인세 인하 효과 여부 때문이다. 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는 이를 통해 법인세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분기 카드 결제 취급액은 39조8,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이 중 개인·법인 신용판매(신용카드 일시불 및 할부) 취급액은 35조6,036억원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금융 부문(장·단기 카드대출) 4조2,478억원, 할부리스사업 917억원으로 구성됐다. 결국 취급액이 줄었음에도 실적이 개선된 셈인데, 이는 수익 효율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실제 삼성카드는 최근 국세 및 지방세, 자동차 결제시장 등 업권 내 대표적인 무수익성 자산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한 바 있다. 국세 및 지방세 납부에 대한 무이자할부 혜택을 중단하는 한편 자동차 구매 시 주는 캐시백도 최소화했다. 고금리 환경에 맞춰 효율 중심의 경영기조를 강화하면서 악화한 업황에서도 내실 있는 수익을 창출해 낸 것이다.

카드업계 전체의 공통 이슈인 연체율 상승도 삼성카드는 예외다. 삼성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06%로 2023년 1분기 1.14%에서 0.8%p 떨어졌다. 분기별 추이 역시 2023년 2분기 1.10%, 2023년 3분기 1.06%, 2024년 4분기 1.17%에 이어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정이하 여신(NPL)은 2,200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0.9에 그쳤다. 카드업계 중 건전성 개선과 순익 확대를 이룬 곳은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침으로써 리스크 관리에 확연한 강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페이 등에 업은 현대카드, 삼성카드 제쳤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현대카드가 사실상 삼성카드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는 언급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11조9,000억원이었다. 당시 12조원을 기록한 업계 1위 신한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반면 당시 삼성카드는 신용판매 10조9,000억원에 그치면서 현대카드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법인은 합한 전체 신용판매 취급액 또한 현대카드가 13조6,000억원으로 삼성카드(12조5,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가량 앞섰다.

현대카드 신용판매 성장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애플페이 도입이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애플페이를 전격 출시하며 신규 회원을 모집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카드는 지난해 4월 신규 회원 수가 16만6,000명을 기록하는 등 업계 1·2위사인 신한카드(11만9,000명), 삼성카드(11만6,000명)의 신규 회원 수를 5만 명가량 웃돌기도 했다. 애플페이의 인기가 순식간에 식어버린다 해도 당시 현대카드를 발급받은 회원들은 자연스럽게 현대카드를 이어 사용할 확률이 높다. 애플페이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경쟁력을 대폭 확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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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약진에도 시장은 “장기적으론 삼성카드가 더 유리해”

다만 일각에선 현대카드의 약진은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있다. 현대카드의 폭발적 성장은 카드업계 전반의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페이의 힘을 받아 일시적 반사효과를 입은 데 불과하단 지적이다. 특히 상위 카드사들이 지난 10월 기준 자동차 캐시백 혜택을 일제히 줄인 가운데 현대차라는 든든한 캡티브 마켓(전속 시장)을 보유한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1%에 가까운 혜택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성장세에는 실질적인 외형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도 경쟁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속내가 존재한다“며 “지금 당장 현대카드가 업계 2위로 올라선다고 장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길게 보면 결국 승자는 삼성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에서 삼성카드만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단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0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6,223억원 대비로는 2.1% 줄었지만 2021년(5,511억원)과 비교하면 10.6%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6,763억원, 2022년 6,446억원, 2023년 6,219억원으로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 2,651억원을 기록하면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증가세(4.3%)를 보였으나, 막상 3년 실적 추이를 보면 2021년 당기순이익 3,141억원 대비 15.6%나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 개선은 사실상 2022년 실적 급감에 따른 반사효과가 컸다는 의미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는 와중 안정을 중시하는 삼성카드의 경영 기조가 유독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