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 IPO 훈풍 맞은 ‘케이뱅크’, 주주 우리은행도 상장 성공 전망에 힘 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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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5배 증가, 케이뱅크 외형성장 가시화
케이뱅크 IPO 염원 이루나, "실적 좋은 데다 IPO 시장도 상승기"
우리은행은 '후일 찾기', "사실상 케이뱅크 상장 성공 전제로 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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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올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 및 상품 혜택 강화,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높인 결과다. 이에 일각에선 1분기 실적이 케이뱅크의 IPO(기업공개) 도전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상장 성공을 전제로 인터넷은행 ‘갈아타기’를 타진하는 가운데 케이뱅크의 IPO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대 실적 달성한 케이뱅크, 외형성장도 ‘순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507억원으로 전년 1분기(104억원)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동기간 수신잔액도 23조9,700억원, 여신잔액 13조8,4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25.7%, 6.6%씩 늘었다. 1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033만 명으로 직전 분기 말 대비 약 80만 명 증가했다. 경쟁력 있는 금리와 상품 혜택 강화,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케이뱅크가 지난해 8월 출시한 생활통장은 출시 4개월 만에 100만 좌를 넘었고, 1분기 아파트담보대출 잔액과 전세대출 잔액은 각각 1조원, 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환대출이 실적 개선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전체 신규 대출 중 67%가 대환대출로 유입됐다.

고객 수 증가와 함께 여신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1분기 이자이익도 1,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외 은행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4%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고, 연체율은 0.95%로 하락 양상을 보였다.

1분기 호실적에 IPO도 ‘청신호’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케이뱅크에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주관사를 선정하며 상장 재추진에 나선 케이뱅크 입장에서 외형성장은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고 IPO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장에 IPO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단 우려에 상장을 철회했다.

그러다 최근 IPO 시장에 훈풍이 불며 케이뱅크 상장에도 희망이 감도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4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IPO 규모는 5,580억원으로 전월(1,503억원) 대비 271.3%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8일 올해 IPO 최대어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이 9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도 긍정적 전망이 힘을 싣는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처음 IPO 시장에 도전한 2022년은 시장 사이클이 워낙 좋지 않았다”며 “반면 지금의 IPO 시장은 내년 또는 내후년의 고점을 향해 달려가는 상승기에 있다. 케이뱅크의 실적 자체도 더 좋아진 상황이라 전망이 나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케이뱅크는 2년 전 심사 당시 주요한 요건이었을 2022년 1분기 실적(당기순이익 245억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거둔 상태다. 통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상장예비심사 시 직전 분기 실적을 많이 반영하는데, 케이뱅크는 오는 6월, 늦어도 7월까진 예비심사 청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케이뱅크가 계획대로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 올 1분기 실적이 그대로 반영된단 의미다. 올 1분기 흑자가 IPO 추진에 분수령으로 작용할 수 있단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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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전문은행 투자 나선 우리은행, ‘갈아타기’ 준비하나

최근엔 케이뱅크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우리은행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투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단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언론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1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 중인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LOI)를 전달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케이뱅크 지분의 12.58%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사실상 IPO 성공 시 케이뱅크를 팔고 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갈아타려는 시도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일회성 이익을 위해 주식 처분을 단행할 수 있단 것이다. 실제 케이뱅크 상장 시 우리은행이 보유한 주식은 장부가격 차액만큼 매매이익이 된다. 주식을 팔지 않아도 회계상 당기순이익에 포함된단 의미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주식을 1주당 5,000원에 매입해 총 4만7,246주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장부가액은 2,362억원이다.

다만 주가 상승세까지 이익에 반영하기 위해선 지분법이익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케이뱅크 투자 목적을 현행 경영 참여에서 투자 목적으로 선회해야 한단 뜻이다. 이 경우 케이뱅크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등 경영 활동이 불가능해지지만, 당기순이익 1등을 목표로 하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특단의 조치를 고려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1분기 금융권 순이익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각각 1조491억원, 1조3,215억원, 1조340억원, 8,245억원”이라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 부채 반영 악재에도 우리은행이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인 만큼 투자 목적 변경·주식 처분을 고려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