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월급’ 커버드콜 ETF 인기에 금감원 급제동, “원금 손실 날 수 있는 상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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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3조원 뭉칫돈 쏠려, 순자산 3.7조 급성장
ETF 인기 늘자 금감원 주의 당부 "목표일 뿐 확정 수익 아냐"
상승은 제한, 하락은 반영, 비대칭적 구조 먼저 이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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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 구조/출처=금융감독원

최근 ‘제2의 월급’인 월배당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버드콜(coverd call)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급성장하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내렸다. 종목명에 표시된 분배율은 확정 분배율이 아니며, 기초자산 하락 시 손실이 그대로 반영되는 투자성 상품이므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연12% 프리미엄’ 등 종목 이름에 현혹되면 안 돼

28일 금감원은 커버드콜 ETF 명칭과 수익구조에 대한 소비자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커버드콜 ETF는 채권이나 주식 등 기초자산의 가격 상승분을 포기하는 대가로 분배금을 받지만,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손실은 반영되는 비대칭적 수익 구조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커버드콜의 기본 수익구조는 ‘기초자산 매수’와 해당 기초자산의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매도’로 이뤄진다. 따라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콜옵션 매도로 옵션 프리미엄(가격)을 얻어 손실을 일부 방어할 수 있지만, 하락 폭이 더욱 커지면 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금감원은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커버드콜 ETF 종목명에 기재된 목표 분배율은 확정된 분배율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일반적으로 커버드콜 ETF는 종목명에 ‘미국30년국채+12%프리미엄’과 같이 추구하는 분배율과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표기하고 있는데, 이런 분배율은 자산운용사가 제시하는 분배율을 의미할 뿐, 사전에 약정된 확정 분배율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어 금감원은 분배율은 분배기준일의 ETF 순자산가치(NAV) 대비 분배금을 의미하며, 투자 원금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연 12% 분배를 목표로 하는 커버드콜 ETF에 1만원을 투자하면 연 1,200원 분배가 확정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순자산가치가 5,688원으로 떨어지면 연 분배금은 919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또 ETF 종목명의 ‘프리미엄’은 추가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우수상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콜옵션을 매도할 때 수취하는 대가를 뜻하는 용어일 뿐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밖에 ETF 포트폴리오의 기초자산과 옵션 기초자산이 다를 경우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끝으로 유튜브 등 SNS에서 ETF 추천영상, 추천글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SNS에서 활동하는 핀플루언서는 금융법상 등록인력이 아닌 경우, 금융상품 지식·경험이 검증되지 않거나, 특정 상품소개에 따른 이해관계가 확인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건전하고 투명한 펀드 투자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펀드 산업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수행하겠다”며 ” 특히 ETF 명칭 및 수익구조에 대한 투자자의 오인가능성을 방지하고, 투자위험이 충실히 기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상방 제한되는 커버드콜 상품, ‘프리미엄’으로 포장

금융당국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건 최근 커버드콜 ETF 상품이 증가하는 가운데 상품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커버드콜 ETF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출시한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를 비롯해 △TIGER 미국S&P500+10%프리미엄초단기옵션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등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KODEX 미국30년국채+12%프리미엄(합성H)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 등을 운용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지난 4월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 △ACE 미국반도체 15%프리미엄분배(합성)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합성)를 동시 상장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7,748억원에서 지난달 말 3조7,471억원으로 커졌다. 6개월 새 무려 383.6%가 뛴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본격적으로 ‘프리미엄’을 내세운 상품을 출시한 건 올해 초로, 지난해 4월 이른바 ‘라덕연 사태’로 불리는 주가 폭락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금융 당국의 조사로 일시 중단됐던 커버드콜 ETF 판매를 재개하면서다. 당국은 커버드콜 ETF가 문제가 됐던 ELS와 같이 투자 손실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소명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봤고, 그 결과 ‘커버드콜 ETF 상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의 매수와 콜옵션의 매도 역시 거래소를 통한 유통시장에서 이뤄지는 반면, ELS는 기초자산의 특정 조건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고 증권사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형태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과는 다르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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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토이미지

원금 손실 가능성 인지 못한 투자자 많아

커버드콜 ETF는 옵션 매도에 따른 목표 수준의 프리미엄을 수취할 수 있어 높은 분배금(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월배당률이 1~3%대가 넘는 상품도 있다. 일정 범위 내 주가 하락 시 옵션 프리미엄만큼은 하락분을 상쇄할 수 있어 손실도 일부 방어할 수도 있다. 이에 최근 들어 은퇴 시점이 가까워진 투자자뿐만 아니라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도 ‘제2의 월급’을 받기 위해 관련 ETF를 매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 대부분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버드콜 ETF의 경우 하락장에서는 기초자산인 주식·채권 가격이 일정 이상 떨어질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또 ‘살 권리’를 팔다 보니 기초자산의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에는 옵션 매도로 인해 주가 상방이 제한돼 수익률이 제한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증시가 횡보하거나 박스권에서 단기적인 변동성을 보일 때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강세장에서는 상승분을 다 반영하지 못해 온전히 시세차익을 누릴 수 없다.

이처럼 커버드콜은 상품 구조 자체가 복잡하고 운용사마다 상품 세부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특히 주식과 채권, 실물 등 기초자산의 움직임과 가격의 급변동 가능성, 투자의 목적을 구분해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