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페셜티 매각 논의에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 건 ‘눈길’, 이번에도 대형 매각 딜 나오나

160X600_GIAI_AIDSNote
알짜 계열사 SK스페셜티 매각 수순, PEF와 매각 방안 논의
순차입금 규모 10조원 넘긴 SK그룹, 재무 개선 속도 낸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1.3조 매각 타진, SK스페셜티 매각가도 '윤곽'
sk specialty money FE 20240820

SK그룹이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K스페셜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알짜 계열사를 정리해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내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SK스페셜티 매각 방안 검토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SK스페셜티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들 PEF의 인수 의지와 희망 가격 등을 타진한 뒤 조건이 맞으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를 제조할 때 필요한 소재인 특수 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전신은 OCI머티리얼즈다. SK가 지난 2015년 OCI가 보유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OCI머티리얼즈 경영권 지분 전량 49%를 4,816억원에 사들여 SK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꾼 뒤 SK하이닉스 등 그룹 계열사 공급량을 늘리며 몸집을 키웠다.

주력 품목은 반도체 웨이퍼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주로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로, SK스페셜티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한 압도적인 세계 1위 기업으로 꼽힌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하는 데 투입하는 모노실란(SiH4)도 노르웨이 REC실리콘과 1위를 다투고, 집적회로 제조에 들어가는 육불화텅스텐(WF6)은 연간 2,000톤을 양산해 세계 1위에 올라가 있다. 그만큼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이란 의미다.

특수가스 매각으로 ‘선택과 집중’ 기조 강화할 듯

SK가 이 같은 알짜 계열사를 매각 테이블에 올린 건, 재무 개선이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SK는 수년간 인수합병(M&A)을 지속해 온 탓에 올 상반기 순차입금만 10조원을 넘겼다. SK스페셜티를 매각해 현금 수조원가량을 한 번에 수혈하면 빠르게 SK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게 SK그룹의 속내로 보인다.

SK스페셜티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SK의 리밸런싱 퍼즐이 완성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SK스페셜티 매각이 성사되면 SK는 특수 가스 사업 대신 산업용 가스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용 가스는 산소, 질소, 아르곤, 수소 등 범용 가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특수 가스와 구분된다.

한편으론 SK그룹 입장에서 상품성 있는 계열사 지분이 거의 없다는 점도 SK스페셜티 매각 압박을 더하는 요소다. 실제 현재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SK 계열사들에 대해선 탱크터미널 사업을 영위하는 SK엔텀이 그나마 매력 있고 나머지는 ‘애매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으로 SKIET의 경우 분리막 생산 효율성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에 인수하더라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매력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hyosung chemical sale FE 20240820

효성화학에 PEF 시선 집중, SK스페셜티 매각가는?

이런 가운데 SK스페셜티 매각이 현실화하면 지분 전량 통매각 기준 2조~3조원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회사를 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높아서다. 매각이 이뤄진 뒤 ‘SK’ 타이틀을 제외하면 현재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 캡티브 마켓 물량이 줄어들 우려가 있지만, 반대로 삼성전자 등 다른 회사와의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리스크가 큰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AI 열풍으로 반도체용 특수가스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단 점도 호재다. 특히 특수가스 분야는 인허가가 까다로운 탓에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일반 산업 가스와 달리 특수 가스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판매와 생산 시설 모두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단번에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재무적투자자(FI)에게 인수 매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PEF들은 우선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건을 눈여겨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특수가스 분야 주요 거래처인 효성화학의 매각 규모를 보면 SK스페셜티의 매각 규모도 좀 더 명확한 윤곽이 잡힐 수 있어서다.

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효성화학 특수가스는 1조3,000억원에 매각이 타진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 고평가 논란이 나오고 있긴 하나, 업계에선 큰 폭의 몸값 조정 없이 본계약 체결이 성사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EBITDA(상각전영업이익) 600억원의 10배인 6,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고 전방 산업 회복에 따른 NF3 수요 증가 등까지 고려하면 1조3,000억원의 가격은 과도하지 않다는 시선에서다. 이대로 효성화학 특수가스가 이변 없이 가격을 유지하면 SK스페셜티 매각가 역시 기존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대형 매각 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