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무직까지 내보낸다” 인력 구조조정 속도 내는 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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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5년 만에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 접수
수년 전부터 인력 감축 이어와, 임직원 수 꾸준히 감소
누적되는 적자·부채에 활로 마련 절실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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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5년 만에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장기간 누적된 적자와 부채로 경영 위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결국 생산직을 넘어 사무직 대상으로도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인력 효율화 외로도 보유 자산 매각 등에 속도를 내며 ‘활로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휴 인력 발생” 사무직 구조조정 시작

LG디스플레이는 6일 오전 조직별로 사무직 희망퇴직 설명회를 개최, 오는 7일부터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2주간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고 알렸다. 파주, 마곡, 구미 등 전 지역 사업장이 대상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직원 중 만 40세 이상 또는 책임급 이상이며, 희망 퇴직자에게는 기본급 30개월 치 분량의 퇴직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을 지급한다. LG디스플레이가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5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등 대형 LCD 사업을 종료하고 구미 소재 노후화된 공장의 가동 중단에 따른 유휴 인력이 발생했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고도화와 인력 효율화를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6일부터 12월 중순까지 사무직 희망퇴직을 마무리하고, 11월 넷째 주에 고강도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인력 효율화’ 노력

LG디스플레이는 수년 전부터 인력 효율화에 힘을 실어 왔다. 2022년 11월에는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시행했으며, 올 1월에는 사무직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 휴직 신청을 받았다. 직원이 1분기에 희망 휴직 신청을 하면 부서 상황에 따라 3~12개월을 휴무하도록 하고, 휴직 기간 고정급의 5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2020년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4,051억4,700만원을 지급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행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만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 6월에는 희망퇴직 대상을 만 28세 이상, 근속 3년 이상 생산직으로 대폭 확대하며 인력 효율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진행된 희망퇴직을 통해 파주 공장에서 990여 명, 구미 공장에서 410여 명 등 총 1,400여 명의 퇴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LG디스플레이 전체 생산직 인원 1만7,700여 명 중 7.91% 수준이다. 이 같은 꾸준한 인력 감축 노력에 따라 2022년 2만8,998명이었던 LG디스플레이 정규직 인원은 2023년 2만7,716명, 2024년 2만7,291명(상반기 기준) 등 2년 연속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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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의 늪’ 빠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왔다.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 1,317억원을 기록하며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재차 적자가 누적되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은 2조5,102억원에 달하며,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437억원 수준이다.

재무 상황 역시 아슬아슬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조3,4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조2,250억원) 대비 약 1조원 줄었다. 지난 5월 만기된 외화장기차입금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 영향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차입금의존도는 46.3%로, 차입금 상환 이후에도 지난해 대비 약 0.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해 3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약 1조2,925억원의 재원 역시 상당 부분이 차입금 상환 등 재무 안정화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다. 올해 하반기 만기가 예정돼 있는 차입금 규모는 약 2조2,894억원이다. 

위기에 내몰린 LG디스플레이는 인력 효율화 외로도 보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광저우 소재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 CSOT(차이나스타)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매매 대금은 108억 위안(약 2조300억원)이며,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는 2025년 3월 31일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공시를 통해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을 “대형 LCD 생산 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대형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높은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중심축이 LCD에서 OLED로 이동하며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이 한층 부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CD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로 손해를 떠안았고, 활로를 찾기 위해 OLED를 선택했다”며 “OLED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은 수요가 비교적 적은 만큼, 생산직을 중심으로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짚었다. 이어 “주목할 만한 부분은 LG디스플레이가 생산직을 넘어 사무직 인원까지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자율휴직 등으로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경영 위기가 심화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