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줄고 수요 강한 ‘소형 아파트’, 높아진 몸값에도 식을 줄 모르는 관심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1~2인 가구 증가’에 소형 아파트 수요 몰려 2016년 이후부터 소형 아파트가 재조명받기 시작 1인 세대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 노년층, 고령화에 소형 아파트 인기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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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및 청약 시장에서 소형 평형 아파트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1인 가구 중심의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수요 증가와 중소형 평형 공급 부족이 맞물려 발생한 결과다. 향후 가속화될 고령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1인 세대가 더욱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의 배경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의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3.08 대 1로 집계됐다. 이는 85㎡ 초과(9.19 대 1), 60~85㎡ 이하(7.02 대 1)를 웃도는 결과로, 특히 서울에선 60㎡ 이하가 71.58 대 1을 기록했다.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2인 세대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13년 전체 33.6%에서 지난해 41.0%로 증가했다. 2인 가구 역시 20.3%에서 24.2%로 증가한 반면, 3인 가구는 18.6%에서 16.9%로, 4인 이상 가구는 27.5%에서 17.8%로 감소했다.

소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점도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84㎡ 미만 소형 아파트 분양은 전년(물량 1만4,897세대) 대비 36.36%나 줄었다. 또 59㎡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도 2015년 5만2,855가구에서 2020년 3만6,048가구, 2021년 2만7,347가구, 2022년 1만5,237가구로 감소했다.

가구수 사상 최대치 찍었던 2020년 이전부터 인기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나타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2인 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2016~2017년 이후부터 소형 아파트는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이후 1인 가구 비율이 역대 최대치로 증가했던 2020년 이후부터는 그 열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소형 아파트의 몸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651만6,500원으로 전년 동월(1,362만9,000원) 대비 21.18%나 상승했다. 이는 60㎡ 초과~85㎡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1,606만4,400원)보다도 높으며, 2017년(1,161만원)보다는 무려 42.3%나 높다.

올해 5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60㎡ 이하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물가 상승과 함께 2020년 이후 계속 감소 중인 소형 아파트 공급물량이 분양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59㎡ 아파트는 분양가, 취득세, 재산세 등 자금 부담이 비교적 덜해 수요가 매해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집값이 재차 상승하는 추세가 되자 공급은 줄고 수요는 강한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더 크게 뛰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분양된 전북 ‘정읍 푸르지오 더 피스트’ 본보기집/사진=대우건설

소형 아파트 인기는 계속된다

소형 아파트 인기의 결정적인 요소는 1~2인 세대 증가에 따라 급증한 수요에 있다. 결국 앞으로 소형 아파트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선 1~2인 세대의 증가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5,143만9,038명으로 3년 연속 감소했으나, 이 가운데 1인 세대가 972만4,256세대로 전체 41.0%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 40%를 돌파했다. 특히 전 연령대에서 1인 세대는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대가 2.7%, 30대 3.8%, 60대 4.3%, 70대 이상이 5.4%나 증가했다.

1인 세대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이 37.2%(361만3,245세대)로 전체 3분의 1이 넘었다. 여기에 50대 이상 1인 가구(161만6,451세대)까지 포함할 경우 약 523만 세대로 과반에 달한다. 현재 1인 세대가 과반이 넘는 상황에서 향후 가속화될 고령화 전망까지 고려하면 1인 세대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W대학 부동산학과 관계자는 “청년층의 대학 진학 및 취직에 따라 독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높아지는 혼인 적령기, 이혼의 증가 및 개인 중심의 생활 가치 상승 등이 1인 가구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사회 구조와 생활 양상이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며, 그에 따라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공간 특히 소형 아파트 등의 수요 역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