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뛰는 마포구 집값,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도 ‘껑충’

7월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 0.6%↑, ‘강북지역 최대 상승 폭’ 일부 지역 ‘반 토막’ 급락에도 여전한 서울 부동산 시장 회복세 전세가 상승으로 역전세 우려 일단락, 전문가들은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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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아파트들이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들이 20억원의 몸값을 목전에 두면서다. 남쪽으로 한강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 마포구 소재 아파트들은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내 핵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이 올해 2분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 역시 상승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역전세난 우려는 일단락됐지만, 곧 다가오는 이사 철과 맞물려 추가 상승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8개월 사이 3억원 넘게 뛴 마포구 집값, 서울에서도 ‘독보적’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84㎡)는 최근 19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같은 면적이 지난 1월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8개월 사이 3억3,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 중에는 20억5,000만원에 달하는 물건도 있어 전고점인 20억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염리동 외에도 아현동, 용강동, 대흥동 일대의 동일 면적 아파트들이 일제히 연초와 비교해 2억원 넘게 오른 매매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도 마포구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7월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서울 강북지역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그렸다. 이는 자녀가 없거나 아직 어린 젊은 부부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마포구와 서대문구, 은평구가 속한 서북권 소재의 전용면적 40~60㎡ 아파트들은 7월 전월 대비 0.62%의 상승 폭을 기록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처럼 가파른 가격 상승은 마포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로, 전주 대비 0.2p 하락하며 지난 2월 넷째 주 이후 25주 연속되던 상승세를 끝낸 후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KB부동산이 제공하는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에서도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간 단위로 0.08%씩 오르던 상승세가 이달 4일 기준 0.04% 오르는 데 그치면서다. 특히 강남 지역이 0.08%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강북 지역은 0.01% 하락하며 상승세를 마감했다. 심지어 도봉구 등에서는 전고점 대비 ‘반값’에 가까운 거래도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경우 과거 최고가가 5억9,9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 3억원대 거래가 속속 신고되고 있으며, 창동의 또 다른 단지에서도 직전 최고가인 6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3억3,500만원의 가격으로 손바뀜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4월부터 시작된 강한 반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 완화를 내세운 3월 말을 기점으로 시장에 풀려 있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됐고, 이후 호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고, 건설사 PF 부실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하반기 서울 집값 반등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 4,000건 돌파 목전

다만 서울 전체를 기준으로 본다면 여전히 상승 거래가 과반을 차지하며 규제 완화와 집값 바닥 심리 확산 등의 영향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서울에서 직전 거래보다 1%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 비율은 51.89%로 2021년 11월(52.85%)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전체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내내 1,000건을 하회하던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은 올해 3월 이후 꾸준히 3,000건을 웃돌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3,133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시장에서는 8월 거래 건에 대한 신고 기한(30일)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4,000건 돌파도 충분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매매가 따라 오른 전세가, 이사 수요 더해지며 오름세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세와 함께 불이 붙은 전세가 상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가의 경우 소유자와 거주자가 동일하다면 단기간의 가격 변동이 전체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전세가의 경우 향후 계약 종료 시점에 시세가 떨어지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이 늘어 큰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07%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0.03%) 이후 1년 7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중구, 강남구, 광진구, 송파구 등 주요 단지의 전세가가 크게 오르며 전체 상승률을 견인했고, 이 가운데 구축 아파트의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부동산 시장이 가장 침체했던 지난해 12월 1%의 전세가 하락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는 전세대출금리 하락과 시장 분위기 반등 등이 꼽힌다. 여전히 5~6%대 금리를 유지 중인 주담대와 달리 전세대출 금리는 3~4%대로 내려오며 전세 수요를 늘렸고,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전세가 동반 상승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조치 등이 역전세 우려를 일단락시키며 임차 및 임대 수요심리 개선에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서울은 전세가 하락세를 유지 중인 지역이 지난달 14곳에서 이달 6곳으로 크게 줄었고, 이들 지역 역시 낙폭이 둔화하는 등 가격 회복의 체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가오는 가을 이사수요까지 더해지면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