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기 시작한 추가금리 인상 여부, ‘고금리 장기화’ 우려 잦아들까

9월 FOMC 의사록 “일부 위원 추가 인상 필요치 않은 것으로 판단” 장기 국채 금리 하락세 이어지자 주식시장 ‘3대 지수’도 나흘 연속 상승 다만 ‘미국 재정적자, 중동 분쟁’ 등 고금리 장기화 강화 요소 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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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신임 총재/사진=댈러스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 가운데 몇몇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조금씩 힘을 잃으며 주식과 국채 등 증권시장에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로 인해 상승할 미 국채 프리미엄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등의 요소로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엇갈린 의견들

11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9월 FOMC 의사록을 공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금리 결정 당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는 데 대다수 연준 위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수준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FOMC 목표치인 2%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면서 “목표치까지 낮추려면 금리를 이전의 예상보다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위원도 일부 있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경제 대내외적 요소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통화 정책이 물가 수준이 목표치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데는 모든 연준 위원이 입을 모았다. 연준은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11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로, 지난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기 국채 금리 하락에 반등 시작한 미국 주식시장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뉴욕증시는 나흘 연속 상승 중이다. 미국 국채시장 역시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약화되면서 최근 장기물 금리의 상승세가 하락 반전했다.

1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57포인트(0.19%) 오른 33,804.87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 역시 전장보다 18.71포인트(0.43%) 상승한 4,376.95로,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96.83포인트(0.71%) 오른 13,659.68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가 지난 6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한 결정적인 배경에는 장기 국채 금리 하락세가 주효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0bp 이상 하락한 4.56%에서, 30년물 국채금리는 13bp가량 밀린 4.70% 근방에서 거래됐다. 앞서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지만, 이날 다시 9월 말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연준 위원들이 장기 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긴축 효과를 가져오고 있음을 강조하기 시작한 점도 국채 금리 하락과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힘을 잃는 이유다. 앞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하며 고금리 지속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한층 낮췄다.

최근 5년간 미국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추이/출처=FRED

국채 금리 하락세 계속될 가능성은?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는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재정 적자로 인해 미 국채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수준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케네스 로고플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거라고 확신한다”면서 “현재 펀더멘털이 고금리 수준을 대변하는 것과 더불어, 국방, 에너지 등 연방정부가 지출을 늘려야 할 곳마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 지출이 계속 늘어나는 한 국채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지고, 실질 이자에 붙는 프리미엄이 증가할 경우 국채 금리도 상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도 고금리 장기화 전망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소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 발생으로 중동지역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향후 채권시장에서도 보수적인 흐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동지역 불안은 직접적으로 노출될 확률이 높은 GCC(걸프협력기구) 국가들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시키고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될 수 있으며, 동시에 리스크 프리미엄과 채권시장 금리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