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 4.66%까지 떨어져, 전문가들 채권 시장 안정 찾는 중
미 연준의 사실상 금리 인상 종료 선언에 장기채 이자율도 안정세 찾는 중 5%대 기록했던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 4.66%까지 떨어져, 30년 만기 이자율도 4.82%로 유로존도 장기채 금리 하락세,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금융시장 안정화될 것 전망 윤 대통령 "은행권 과점 상황, 소비자 피해 없도록 노력하겠다"
지난달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이 다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물 금리는 4.66%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초 4.41%였던 추세로 회복되는 추세라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같은 날 30년 만기채 이자율은 4.82%까지 떨어져 역시 전날 5.01%에서 0.13%p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시적 금리 격동이었을 뿐, 빠르게 안정화 추세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난달 초 4.41%였던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이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향후 세율 및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등의 정보로 큰 폭으로 뛰었으나, 재정적자 논란이 마무리된 데다 중동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당분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일시적인 ‘오버슈팅(Overshooting, 금융시장이 특정 뉴스에 지나치게 크게 반응하는 것)’ 효과가 사라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10년 만기채 금리가 5%를 넘으면서 한때 기업들의 회사채 시장도 얼어붙었으나, 장기채 금리가 0.5%p 이상 떨어지자 시장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국내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논의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채권 발생을 계획했던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으나, 미국 시장 장기채 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총 4,75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모집됐다.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흥행에 대성공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채 금리가 하락한 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신호와 더불어 미 정부가 장기채 물량을 추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그간 월가에서는 미 재무부가 단기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장기채를 더 많이 발행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었으나, 4분기 7,760억 달러(약 1,018조원)의 채권 발행 예정 물량 중 단기 채권 비중을 더 높이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어 그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물가연동국채(TIPS) 규모를 축소해 왔으나, 4분기부터 다시 TIPS 입찰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12월에 5년물 TIPS 입찰과 내년 1월에 10년물 TIPS 입찰액이 10억 달러(약 1조3,109억원)씩 늘어날 전망이다.
금리 안정화에 따른 금융 투자 시장 안정화
일각에서는 그간 회사채 발행이 막혀 은행을 찾아갔던 기업들이 다시 회사채 발행을 만지작 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의 경우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로 은행들을 강하게 압박하자, 시중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기업대출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6조3,310억원이었으나 10월 들어 764조3,159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월 말 대비 3조6,264억원이나 증가해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따라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것도 기업 대출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한다.
3일 우리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0.3%p 인상한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인하로 결국 은행권도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지난달 말까지 주담대가 8%를 넘을 수도 있다는 괴담이 돌았던 탓에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던 것이 주요 은행들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줬을 수 있으나, 다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가수요 대출들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 “일종의 독과점이라 갑질이 많다”는 강경한 표현까지 쓰며 은행권이 지나치게 고이자율로 경제 주체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지난 2일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과 미 재무부의 단기 채권 비중 증가 발언 이후 시장 상황이 빠르게 급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관망세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