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시사 “자산시장 랠리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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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월 FOMC, 정책금리 연 5.25~5.50% 동결
9월보다 완화적으로 수정된 점도표, 내년 말 정책금리 ‘4.6%’ 전망
자산시장은 ‘에브리씽 랠리’, 다만 서비스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재상승 요소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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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Fed 유튜브 갈무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 이날 연준은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말 정책금리를 연 4.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근원 PCE 등 주요 물가지표 전망도 대폭 하향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세 차례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떠오르면서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자산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해 마지막 FOMC서 ‘기준금리’ 3연속 동결

13일(현지 시간) 연준은 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은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이날 발표된 성명을 통해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며 인플레이션에 계속 대처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전망은 지난 9월 경제전망보다 완화적으로 수정됐다. 먼저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의 경우, 올해 전망치는 3.7%에서 3.5%로, 내년 전망치는 2.6%에서 2.4%로 하향됐다. 헤드라인 PCE 역시 올해 전망치 3.3%에서 2.8%로, 내년은 2.5%에서 2.4%로 낮아졌다.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FOMC 참석자들은 내년 말 정책금리가 연 4.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도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지난 9월 FOMC에서 이 수치가 5.1%였던 것과 비교하면 예상보다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작지 않은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그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선 경제활동 성장세가 지난 3분기의 강한(strong) 속도에서 둔화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금리인하 확률도 70%대로 ‘껑충’

금리인하로 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지자 자산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4% 가까이 오르며 3만7,090.24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역시 1.37% 오른 높은 4,707.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8% 상승한 1만4,733.96에 거래를 마치며 모두 연고점을 경신했다.

채권시장에도 랠리가 이어졌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주요 미 국채수익률은 10bp 이상 하락했다.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57%로,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4.08%로 하락했다.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 예측 확률도 FOMC 이전보다 크게 상승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내년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70.5%로 점쳤다. 50%대에서 변동을 보이던 지난주보다 2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심지어 내년 5월 50bp 인하 가능성도 67.7%로 뛰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번 FOMC는 연준이 기존 시장의 진단대로 물가 둔화에 상당한 진척이 있음을 확인한 회의였다”면서 “내년도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제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가 언제 시작되고,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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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1시 기준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의 내년도 금리 전망치/출처= CME그룹 페드워치

일각선 “시장이 너무 앞서간다”는 지적도

다만 내년도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너무 과도하다는 시선도 있다. 최근 미국의 물가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내곤 있지만, 지표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향후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물가 둔화세가 약화된다면 연준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리긴 어려워진다.

우선 서비스 물가의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9월(3.7%)과 10월(3.2%)에 이어 둔화세를 보였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는 10월 5.06%에서 11월 5.17%로 오히려 0.1%p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서비스 물가 상승세와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셈이지만, 서비스 물가는 임금의 등락 추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임금상승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해석하는 연준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11월 근원 CPI마저 전월과 동일하게 4.0%로 집계된 데다, 전월 대비론 오히려 0.3% 상승한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또 여전히 견고한 고용시장도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을 늦출 수 있는 요소다. 지난 8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 고용은 예상치(19만 명)보다 9,000여 명 많았으며, 실업률도 전월보다 0.2% 떨어진 3.7%로 집계됐다. 금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도 고용시장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셈이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거나 그 부근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섣불리 승리를 선언할 수 없다”며 “추가 정책 강화 범위와 함께 언제까지 긴축 정책을 유지할지는 향후 발표된 지표에 근거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