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 뜬 LG화학 美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GM과의 ‘보조금 분쟁’은 여전
LG화학 美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연 6만 톤' 목표로 본격 착공 '합작 법인 AMPC' 분배 갈등 겪는 LG화학-GM, 5:5 분배 아니다? 최대 85% 수익 주장하는 GM, LG화학 요구 응할 가능성 높아
LG화학의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 소재 양극재 공장이 19일(현지시간) 첫 삽을 떴다. LG화학은 해당 공장에서 2026년부터 연간 최대 6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보조금 관련 논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과연 LG화학은 무사히 미국 시장에서 기반을 다질 수 있을까.
클락스빌 양극재 공장 착공, 2026년 양산 시작
LG화학의 미국 공장 신축 소식이 처음으로 전해진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당시 LG화학은 2027년까지 4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연 생산량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LG화학은 클락스빌에 확보한 170만㎡ 부지에 1단계로 약 2조원을 투자, 연간 6만 톤 규모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공장의 첫 삽을 떴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북미 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국내 기업들의 북미 투자가 몰린 분야다.
양극재 6만 톤은 최장 500km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60만 대를 움직일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은 2026년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증설을 통해 총 12만 톤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GM과 LG화학-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 공급된다. LG화학은 지난해 GM과 양극재 95만 톤 장기 공급 포괄적 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토요타와 2조9,000억원 규모의 북미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화학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통해 고객사들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양극재 공장이 완성되면 확실한 전기차 배터리 체인을 완성할 수 있으며, 테네시주에 확실한 ‘LG 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후 테네시 공장은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생산한 전구체를 사용하는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LG화학-GM의 ‘AMPC 분배’ 논쟁
문제는 장기 공급 합의를 체결한 GM과 LG화학 사이에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GM은 LG에너지솔루션 측에 미국 합작 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받은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의 절반 이상을 배당 형태로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AMPC는 IRA에 따라 첨단제조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북미에서 생산·판매하는 경우 부여하는 세액 공제다. 배터리 셀의 경우 kWh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가 지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3분기까지 LG화학이 AMPC로 받은 혜택은 4,267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의 23%에 육박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이 내년부터 조(兆) 단위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하지만 GM이 절반 이상의 AMPC 공유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일부 변했다. 애초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에 절반씩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지분율에 따라 두 회사의 AMPC 공유 비율 역시 5 대 5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GM은 지분율과 무관하게 최대 85%에 달하는 수익을 요구하고 나섰다.
GM은 AMPC 수익을 절반 이상 공유받는 대신 합작 공장의 이익률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GM이 얼티엄셀즈의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LG화학 측에 불리한 선례도 생겼다. 최근 일본 파나소닉은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AMPC를 공유하겠다고 발표, 올해 2분기 예상 수혜액 450억 엔의 절반 수준인 242억 엔(약 2,100억원)을 영업이익에서 차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LG화학뿐만 아니라 합작법인 형태로 미국에 진출한 기업 대다수의 AMPC 수혜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