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옭아매는 각종 품질 논란, 이번엔 탄산수 페리에? 고급 브랜드 이미지 훼손 꾸준히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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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 탄산수 논란 확산, "생산 과정에서 위법행위 발견"
즉각 판매 중단했지만,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할 듯
한 가지 사건에 과거 오점 '줄줄이', "이미지 훼손 이미 심각하단 방증"
지나친 수익 중시 경영이 직원들의 늑장 대응 야기했다는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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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 탄산수/사진=페리에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탄산수 ‘페리에’가 품질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 식음료회사인 네슬레가 페리에, 비텔 등을 생산하면서 일부 제품에 활성탄이나 자외선 소독처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활용된 방식이 EU 규정에 어긋난다는 점이 발각된 것이다. 이에 스타벅스 코리아는 즉각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으나, 거듭된 제품 품질 논란에 당분간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페리에 탄산수 판매 중단

26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페리에 브랜드의 해외 제조사에서 품질 관리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페리에는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탄산수 제품으로, 세계 탄산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그러나 페리에 생산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발각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월 가디언은 글로벌 식음료회사인 네슬레가 고가 생수인 페리에, 비텔 등을 생산하며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네슬레는 일부 제품에 활성탄이나 자외선 소독처리를 했는데, 이는 EU 규정상 수돗물에서는 가능하지만 광천수에서는 금지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광천수에 수돗물을 추가하거나 오존을 이용해 광천수를 소독하는 등 위법행위도 함께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스타벅스 코리아는 페리에의 안전성을 100% 확인할 때까지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브랜드 가치 손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중 사이에서 여전히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박혀 있는 스타벅스인 만큼 손실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가 ‘허영의 아이콘’에서 내려온 지는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SNS 등에선 ‘믿고 먹는 스타벅스’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스타벅스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맥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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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사진=스타벅스 코리아

과거 논란 재소환된 스타벅스, ‘이미지 손상’ 가시화

페리에 탄산수 논란이 확산하자 인터넷 커뮤니티 일각에선 스타벅스를 더 이상 못 믿겠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전부터 크고 작은 품질 관리 논란을 빚어온 스타벅스의 원죄가 페리에 논란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발현되기 시작했단 평가다. 실제 스타벅스는 앞서서도 품질 관리에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휘발성 냄새 종이빨대 논란 △건조 딸기 품질 논란 △부실 샌드위치 논란 등 적잖은 논란을 거치면서 스타벅스의 품질 기준 자체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지닌 신뢰도가 무너지고 있단 방증이다.

이번 탄산수 논란을 두고 2022년 스타벅스를 뒤흔든 ‘서머 캐리백 사태’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당시 스타벅스는 서머 캐리백을 고객용 증점품으로 제공했는데, 해당 제품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은 말 그대로 뒤집혔다. 스타벅스가 국가 공인시험 기관에 의뢰해 캐리백에 대해 검사한 결과 개봉 전 제품 외피에선 폼알데하이드 284~585㎎/㎏(평균 459㎎/㎏)이, 내피에선 29.8~724㎎/㎏(평균 244㎎/㎏)이 검출됐다. 서머 캐리백 같은 가방은 쿠션, 방석, 커튼 등과 함께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가정용 섬유 제품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안전기준 준수 대상이 아니기에 법적 처분은 면했지만, 폼알데하이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는 스타벅스 측에서 면밀히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페리에 사고’, 사실은 알고서도 머뭇거렸다? 숨기기 다급한 조직 문화가 더 큰 문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페리에 사건도 사전 보고가 있었으나 머뭇거리다가 대응이 늦어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서머 캐리백 사건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한 대응이 계속 늦어지는 것도 신세계 – 이마트 – 스타벅스 순환근무 인사체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책임감을 갖고 한 브랜드를 다루고 있지 않은 탓에 신속 대응보다는 떠넘기기 방식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에는 보안문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CISO-CPO(정보보호최고책임자,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던 이 모씨를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피의자로 대기발령 및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고 자택에 대기토록 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IT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스타벅스가 내부 문제에 대한 빠른 해결보다 감추기 급급한 문화가 기업 내부 전반에 확산돼 있다는 방증으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종종 언급되는 사례라고 답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수익성 중시 경영, 직원들의 늑장 대응으로 돌아와

커피 서비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이슈 대응에 전문성을 보여야 고급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 페리에 탄산수 논란도 전적으로 스타벅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페리에의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며 문제 해결을 늦춘 것이 결국 스타벅스의 오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또 지적하는 부분은 페리에 수익성이 나쁘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페리에와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는 점이다. 대응이 느렸던 탓에 품질 논란이 외부로 확산된 만큼, 페리에가 품질 개선을 한다고 해도 당분간 매장에서 페리에를 찾는 손님들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6,700원 샌드위치의 구성물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품질 저하 논란이 일어났을 만큼 수익성 중시 경영을 강조한 스타벅스가 이번에도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늑장 대응을 했던 것이 페리에 사고가 확대된 주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부 보고를 미루고 유야무야 대응을 이어가다 후임자에게 사건을 넘기는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내부 분위기가 원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