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3년간 유동자산 1조4,000억원 급감, 유동비율도 절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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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단기 현금 동원력 약화 우려
롯데마트·롯데백화점 자산 매각에 집중
다만 현금창출력 개선 효과 미미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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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의 유동자산이 최근 3년새 1조4,000억원(약 10억4,000만 달러) 이상 급감했다. 유동비율도 지난해 절반이나 내려앉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단기 현금동원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롯데쇼핑은 차입금 상환으로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측면이 있고 순차입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큰 재무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유동자산, 2021년 7조원→2023년 5조원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유동자산은 5조5,63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조원에 달했던 유동자산은 2022년 6조1,795억원으로 감소하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5조원대까지 줄었다. 롯데쇼핑의 유동자산이 5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유동자산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통상 규모가 적어질수록 단기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롯데쇼핑의 유동자산 축소는 현금성자산과 금융자산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 크다. 2021년 2조3,988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조5,897억원으로 33.7%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도 2조745억원에서 1조3,930억원으로 32.9% 감소했다.

시장에선 그 원인을 공격적인 투자와 차입 부담 등에서 찾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2년 한샘 경영권 인수를 위해 6,177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지난해 한샘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데 429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여기에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점포 리뉴얼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신규 투자가 이어지면서 현금유동성이 약화된 것이다.

이에 반해 유동자산 중 하나인 매출채권은 같은 기간 크게 증가했다. 2021년 6,255억원이던 매출채권은 2022년 8,051억원, 지난해에는 1조44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채권은 통상 기업이 상품을 판매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외상 거래를 의미하는 말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합친 운전자금이 커질 경우 그만큼 유동성 여력은 악화된다. 롯데쇼핑 재고자산은 1조3,000억원 안팎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했으나 매출채권이 급증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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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점/사진=롯데쇼핑

유휴 자산 매각에 집중

이런 가운데 롯데쇼핑은 유휴자산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탓에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이 내놓은 롯데마트 자산은 △롯데마트 권선점 옥외주차장 △롯데마트 고양 중산점 △롯데마트 웅상점 옥외주차장 △롯데슈퍼 대전 용운점 △롯데슈퍼 신가점 △롯데슈퍼 안중점 △롯데슈퍼 양주점 △롯데슈퍼 태안점 △남양주 양지 나대지 등 10곳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자산들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분당 물류센터 △안산 공장 △롯데슈퍼 포항점, 롯데리아 죽도점 등 포항 사업소 △관악점 문화센터 △롯데시네마 홍대·합정점 일부 △청주 영플라자 △엘큐브 부산 광복점 등이다.

롯데쇼핑이 내놓은 부동산 자산은 총 4,000억~5,000억원 규모로 평가받는다. 리테일, 물류센터 등 다양한 자산군이 시장에 나온 만큼 통매각 대신 자산별로 분리해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 측이 희망 매각가를 정해놓은 만큼, 원매자 측 제안 가격이 합당하고 인수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히 거래를 종결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유동화, 현금유동성 확충 효과 미미할 것

다만 시장에선 이 같은 자산유동화가 예상만큼 현금창출력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차입금과 예정된 시설투자를 고려하면 자산유동화로 현금 유동성이 확충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자동화물류센터와 관련해 약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 테크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부터 전국에 총 6개의 자동화물류센터 설립하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 한 관계자는 “당장 차입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홈쇼핑이나 롯데GFR 등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데다 주력 사업들도 당분간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력 사업이 회복될 때까지 자산 유동화를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작년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이어 그룹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도 실적 부진을 겪으며 롯데쇼핑 신용도도 하락했다”며 “대규모 물류센터 관련 투자가 예정돼 있는 까닭에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만큼 자산 유동화는 물론 결국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확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