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10년 만의 부활?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으로 영향력 확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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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증권사 재건 본격화, 포스증권 M&A로 첫발 내딛는다
시장 분위기는 "글쎄", 초소형 증권사 인수로 오히려 숙제 늘었다
우리금융 '뒷배'에 기대감도, "증권업계 메기 역할은 충분히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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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의 숙원이었던 증권사 재건이 본격 첫발을 내디뎠다. 다만 초소형 증권사를 인수합병(M&A)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오히려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오는 3분기 중 통합증권사를 출범한다. 향후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6월, 민영화를 위해 당시 핵심 계열사였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바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한 셈이다.

우리금융이 증권업 재진출 기반으로 포스증권을 결정한 건 우리금융이 강조하던 ‘기업금융(IB)+리테일(디지털)’의 지향점에 포스증권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우리종금은 기업여신 등 기업금융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합병 증권사의 전통 IB 부문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우리금융은 보고 있다.

또 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6조5,000억원의 예탁자산 및 28만 명의 리테일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리테일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종금의 기업금융 기반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중심 리테일 기반이 상호결합해 IB와 디지털에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국내 선도 증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포스증권의 리테일 고객 기반이 기대만큼 튼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따라 공모펀드에서 ETF로 주류 흐름이 재편되면서 공모펀드 투자자들이 ETF로 상당수 넘어갔다. 공모펀드에 남아있는 투자자 역시 주식형 펀드보다 채권형 펀드 비중이 큰 퇴직연금 고객들이라 현재의 포스증권 포트폴리오가 리테일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포스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28만 명의 리테일 고객 기반도 실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아닌 가입자 수로, MAU 기준으로 집계하면 실제 이용 고객 수는 더 적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장 영향력 미미할 것, 초대형 IB 육성도 힘들어”

시장에서도 우리투자증권의 시장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워낙 작은 증권사를 합병 대상으로 고른 탓에 증권사업을 위한 초기 인력, 영업자산 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합병 증권사의 총자산은 6조6,000억원, 총자본은 1조2,000억원에 불과하고 자기자본 기준 증권사 순위도 18위에 그친다.

10년 내 통합 증권사를 업계 10위의 초대형 IB로 육성하겠다는 우리금융의 청사진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리테일 기반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경쟁이 치열한 영역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우리종금이 가진 ‘발행어음업’을 기반으로 우리금융의 증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긴 하지만, 시장에선 초기 자금운용 능력이 부족할 수 있어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업은 금리를 높이 주면 돈을 쉽게 모을 수 있지만, 돈을 가져왔으면 그 돈 이상의 수익을 내야 고객에 금리를 주고도 수익이 남을 수 있다”며 “그러려면 우선 운용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금융의 증권사에는 전문가라든지 관련 조직 자체가 세팅이 되지 않는 상황이고, 된다고 해도 기존 증권사만큼 어떻게 자금을 운용해서 수익을 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당초 우리금융지주가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중형급의 증권사를 인수해 고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시장 순위가 53위에 불과한 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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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긍정평가도, “우리금융이 ‘실탄’ 채울 수 있어”

다만 그럼에도 우리투자증권의 성공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리금융과의 시너지를 십분 발휘한다면 최상급 증권사로의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리란 시선에서다. 우리금융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증권업계에서 순위를 장악해 나갈 만한 ‘실탄’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평가의 요인 중 하나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이후 들어올 증권사 경영진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 통합법인의 대표로 내정된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를 포함해 미래에셋 출신 증권맨들이 대거 양사 통합법인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이 10년 이내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하겠다고 공언한 것 역시 최근 몇 달 새 우리금융에 합류한 전직 ‘미래에셋 군단’에 거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핵심 경쟁력이 인재에서 나오는 만큼, 우리투자증권이 당장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증권업계 내 메기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란 평가가 거듭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