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3파전에 PEF와 손잡은 LCC들, 관건은 ‘EC’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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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이스타항공 3파전, 아시아나항공 화물의 주인은
'큰 손' MBK파트너스 끌어들인 에어프레미아, 일정 지연도 MBK 영향?
최종 선택권 쥔 건 'EC', "EC가 부적합 판정 내리면 매각 무산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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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우협) 발표를 앞두고 어느 저비용항공사(LCC)가 승기를 잡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의 3파전이 벌어진 가운데, 현재로서는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에어프레미아가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 경쟁당국(EC) 측이 LCC들을 새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우협 선정이 불가할 수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본격화, 이달 중 우협 선정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자 측은 지난달 25일 본입찰에 참여한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등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우협 선정은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인수합병(M&A) 거래에선 본입찰 일주일 후 우협이 선정되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딜은 EC를 비롯한 다수의 유관기관이 존재해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에 얽힌 이해관계자는 EC 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가진 대한항공, 주채권은행으로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실행해야 하는 산업은행, 항공산업 규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등이다.

관건은 EC의 선택이다. 이번 거래 자체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EC로부터 승인받기 위해 파생된 딜인 만큼 EC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승인받기 위해 시정 조치안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조건을 담아 EC에 제시했다. 이에 따라 매각자 측은 EC 측과 사전 조율을 거쳐 우협을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인수 후보들은 본입찰 과정에서 EC에 추가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EC 측은 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 이후 공정한 시장 경쟁이 유지될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 육성 전략, 증자 계획 등을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대한항공을 견제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화물 사업부 매각을 바라본다”며 “양사 통합으로 우려됐던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화물 항공운송 사업의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잡은 에어프레미아-MBK파트너스, 승기 잡나

이런 가운데 LCC 간 화물기사업부 인수전은 사모펀드(PEF)의 대리전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예컨대 에어프레미아는 에어프레미아 대주주 JC파트너스와 파빌리온PE가 공동으로 펀드를 만들고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SS)펀드도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VIG파트너스가 자금을 추가로 댈 전망이며,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PE본부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이번 거래가 사실상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인천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큰 손 MBK파트너스가 참여한 만큼 잠재적인 자금 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데다, 에어인천은 SI(전략적 투자자)도 따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에어인천의 경우 SI가 수백억원 규모의 입찰 보증금을 부담할 전망이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의 자금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엔 우협 선정 심사가 지연된 이유가 MBK파트너스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와 급하게 손을 잡은 탓에 다른 후보들과 달리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투자의향서(LOI)를 내는 데 그쳤다. 그만큼 실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셈인데, 이에 시장에선 “MBK가 높은 금액을 제시해 에어프레미아를 선정하기 위해 실사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한 PEF 업계 관계자도 “4,000억~5,000억원을 적어낸 세 후보 중 에어프레미아와 MBK가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에어프레미아-MBK파트너스를 선정하기 위해 (매각 측이) 그들에 실사를 할 만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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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선택에 달린 운명, 대한-아시아나 빅딜의 향방은

다만 이번 거래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단순한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우협 선정이 이뤄지기는 어려우리란 시선이 적지 않다. 경쟁자 대비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가 있어도 EC 측에서 새 주인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거래가 불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EC가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만한 후보를 찾고 있는 가운데 규모나 업력 면에서 본입찰에 참여한 세 LCC가 이를 대신할 만한 주체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리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인천의 경우 가장 중요한 화물사업 경험이 있기는 하나 그 경험이 짧거나 중·단거리 노선에 국한돼 있어 한계가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보유 항공기가 5대로 적은 데다 화물기가 아닌 여객기 하단의 빈 공간에 짐을 싣고 나르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운송을 하고 있어 전문성 부족이 약점으로 떠오를 수 있고, 에어인천은 2012년 취항해 10년 이상 항공화물 전문 업체로 운영돼 왔으나 에어프레미아와 마찬가지로 기단 규모가 4대로 작고 노선이 중국, 일본, 몽골,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노선에 몰려 있다. 이스타항공은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10대의 기단을 운영 중이나 모두 여객기인 데다 화물사업 경험도 부족하다.

만일 심사자인 국토부와 EC 중 한 곳이라도 3사가 인수자로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무위로 돌아가는 건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마저 무산될 수 있다. 결국 LCC들의 ‘실탄’이 충분함에도 정성 평가에 가로막혀 국내 1, 2위 항공사 간 빅딜까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