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HR) 플랫폼 시프티, 스카이레이크 산하 분할 ‘독립경영체제’로 새출발
시프티, 스카이레이크의 비즈니스온 인수로 분할
비즈니스온 인수 2년 만에 독립경영 계획 발표
프랙시스, 비즈니스온 원금 3배 회수 '바이아웃 정석' 주목
시프티, '7억→15억' 영업익 껑충 "글로벌 기업 도약 기대"
통합인력관리 솔루션 시프티가 독립경영에 나선다. 모기업 비즈니스온이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이하 스카이레이크)에 인수된 데 따른 결정이다. 시프티는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되 스카이레이크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고도화하며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만 시장 경험을 토대로 해외 확장에도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프티, 독립경영체제 돌입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프티는 모회사 비즈니스온에서 분할돼 독립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온이 스카이레이크에 인수되면서다. 시프티는 지난 2022년 전략적 인수합병(M&A) 차원에서 비즈니스온에 인수된 바 있다. 비즈니스온은 시프티를 품은 뒤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인사관리 영역까지 확대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스카이레이크가 비즈니스온을 인수한 건 지난 7월로, 비즈니스온의 최대주주였던 국내 중견 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스카이레이크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프랙시스캐피탈의 지분 약 47%와 함께 주요 주주 6인의 소유 지분을 합산한 71.2%다. 비즈니스온의 1주당 매각가는 1만5,849원, 총 거래 가격은 2,545억원이며, 매각가액은 기업가치 기준으로 약 3,800억원이다. 공시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3,334억원과 비교해 약 8%의 프리미엄이 더해졌다.
비즈니스온 매각 ‘프랙시스캐피탈’, 5년 만에 3배 수익
비즈니스온 매각을 통해 프랙시스캐피탈은 투자 5년 만에 원금 3.1배의 수익을 회수했다. 앞서 프랙시스캐피탈은 지난 2019년 비즈니스온 지분 46.91%를 주당 8,789원에 총 950억원을 들여 인수했는데, 이때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초반으로 국내 SaaS 분야 최초의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인수) 거래였다. 인수 당시 비즈니스온은 200만 개 이상의 법인 고객을 보유했으나 전자세금계산서 사업만 하고 있어 인사·재무 등으로 영역 확장이 필요했다. 특히 매출액과 상각전영입이익(EBITDA)가 견고한 수준으로 유지됐음에도 주가는 1년 전 대비 30%나 하락한 상태였다.
이에 프랙시스캐피탈은 차근차근 밸류업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볼트온(유사기업과의 M&A를 통한 투자가치 확대) 전략으로 비즈니스온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전문성을 지닌 스타트업을 찾았고 유관 분야의 B2B(기업간거래) SaaS 시장을 면밀히 분석하며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 50곳 이상을 발굴해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20년 전자계약 서비스 업체 글로싸인을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 업체 플랜잇파트너스를, 이후 회계솔루션 업체 넛지파트너스(2021년), 시프티(2022년)를 잇따라 인수하며 재무회계, 전자계약, 데이터, HR 등 전방위적인 SaaS로 사업모델을 진화 시켰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156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10억원으로 4년 만에 22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2억원에서 164억원으로 상승했다. EBITDA 역시 69억원에서 19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프랙시스캐피탈의 비즈니스온 엑시트가 바이아웃 이후 볼트온과 밸류업, 인수금융 만기 이전에 회수까지 성공하며 PEF 투자의 정석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유다.
스카이레이크, 비즈니스온 지분 95.41% 확보 ‘자진상폐’ 순항
프랙시스캐피탈로부터 비즈니스온을 인수한 스카이레이크는 비즈니스온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2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 기간 사이 기존 프랙시스캐피탈이 보유한 71.2%의 지분을 매수하는 SPA를 체결한 만큼 공매개수를 통해 지분 24% 이상만 확보하면 나머지 주주 동의 없어도 자발적 상장폐지가 가능했다.
공개매수 후 스카이레이크는 비아이에스홀딩스 유한회사 외 6인으로부터 약 1,605만 주를 추가로 매입해 비즈니스온 지분 96.15%(2,168만6,800주)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를 통해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한 스카이레이크는 같은 날 노태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절차가 완료되면 비즈니스온은 스카이레이크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동시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주식교환 비율은 스카이레이크 1주당 비즈니스온 3.3191623주로 산정됐으며, 비즈니스온 주주들은 1주당 1만5,849원의 현금을 받는다. 상장폐지 예정일은 오는 11월 8일이며 주식 거래는 11월 6일부터 정지될 예정이다. 아울러 주식매수청구권은 2024년 10월 5일부터 10월 24일까지 행사할 수 있으며, 매수 가격은 주당 1만5,438원이다.
시프티, 1년 새 영업익 2배
이로써 시프티의 지분도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비즈니스온이 보유한 시프티 지분율은 74.75%에 달한다. 이 외 시프티의 지분 가운데 신승원 시프티 대표가 지분율을 25%를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가 시프티의 최대주주로 올랐지만 신 대표의 대표이사 자격은 유지돼 단독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책임질 예정이다. 신 대표는 본인의 시프티 지분을 유지하면서 시프티의 수장으로써 앞으로의 성장과 글로벌 전개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2017년 설립된 시프티는 서비스 출시 3년 만인 2020년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비즈니스온에 인수된 2022년 후에도 계속해서 매년 2배씩 성장해 비즈니스온의 외형적 성장을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2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1%, 106%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프티의 주력 서비스는 근태부터 인력관리, 전자계약·결재까지 인사업무에 필요한 기능 제공이다.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도입할 수 있고 유통, 제조, 건설, 금융, 공공 등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맞춤형 인력 관리가 가능하며, 이미 사용 중인 기업용 솔루션들과도 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시프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SK, 현대, 롯데, 카카오, 한화 등이 시프티로 인력 관리를 하고 있다.
시프티는 지난해 말 기준 솔루션 이용 사업장 수 30만 개를 돌파했으며, 최근에는 대만에 본격 진출하며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중이다. 신 대표는 “중견 및 대기업들의 도입 문의가 증가하고 유료로 사용 중인 고객사의 제품 재구매율도 97.2%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해 국내 1위 통합 HR 솔루션을 넘어 글로벌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