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SI ‘OK금융·메리츠증권’으로 확정, 한양증권 인수 위한 프로젝트 펀드 본격화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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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자금 마련에 난항 겪던 KCGI, OK금융 합류로 숨통
'파킹딜' 논란 제기한 사무금융노조, "강 대표 한양대 교수 역임 석연찮아"
강 대표 '낭설'로 일축했지만, 업계선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
Hanyang Securities FE 20240812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한양증권 인수 자금 마련을 하지 못해 협상 기간을 연장한 가운데,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이 KCGI의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선다. 당초 이들 회사는 관련 제안을 받은 뒤 참여 여부를 지속 검토해 왔으나, 결국 출자를 선택했다. 이로써 KCGI를 옥죄던 자금 조달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OK금융, KCGI에 출자 나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CGI는 13일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한다. 출자자로는 OK금융과 메리츠증권이 확정됐다. 이번 지분 매각 대상은 한양학원이 보유한 11.3%를 포함해 백남관광(10.85%), HBDC(7.45%) 등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한양증권 지분 29.6%가량이다. 주당 가격은 6만5,000원, 매각가는 총 2,448억5,000만원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OK금융의 SI 합류로 한양증권 인수 건에 대한 KCGI의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걸림돌로 작용해 오던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일 인수 우협으로 선정돼 한양학원으로부터 5주간의 독점 협상권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해당 기간 동안 인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협상 기한을 이달 13일까지 일주일 연장했고, 이 탓에 시장 일각에서 “KCGI가 자금 조달에 실패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OK금융과 메리츠금융 합류 전엔 인수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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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적격성 심사 무난히 통과할 듯

그러나 장애물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향후 한양학원과 KCGI가 SPA를 맺으면 KCGI는 금융 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야 하며, 이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 변경이 불가능하다. 당국의 승인 없이 주식을 취득해 금융사 대주주에 오르면 주식처분명령 및 형사 벌칙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바 있어서다. 당시 KCGI는 메리츠운용 보통주 100% 인수를 위한 SPA를 체결한 뒤 6개월 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이 시기와 지금의 거래 구조가 다소 다르긴 하나, 특이 사항만 없다면 무난하게 승인이 이뤄질 거라는 게 중론이다.

‘파킹딜’ 논란이 변수 되나

변수는 ‘파킹딜(Parking Deal) 논란’이다. 앞서 지난 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KCGI에 한양학원 대주주의 아들이 취업한 사실, KCGI펀드 대표이사인 강성부 대표가 한양대학교 우대교수를 역임한 사실 등을 비춰 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KCGI와 한양증권 간 거래에 파킹딜 의혹을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매각 이후 한양학원과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의 잔여 지분이 각각 4.99%, 4.05%로 ‘대량보유 보고의무’인 ‘5% 룰’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간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파킹딜이란 인수합병 과정에서 경영권을 매각한 것처럼 꾸민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지분을 되살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뜻한다. 인수 측과 매각 측이 우선협상권과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등을 설정해 처음부터 거래 구조를 구성하는 만큼 이면 계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일 파킹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KCGI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일본계 사모펀드 운용사 오릭스PE는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했으나 파킹딜 논란으로 심사가 세 차례 지연되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거래에선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 등이 오릭스PE에 2,000억원을 출자해 우선매수청구권과 콜옵션을 가져간 데 대해 파킹딜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강 대표는 “만약 한양학원 측이 파킹을 받아줄 능력이 있었다면 이렇게 매물로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파킹딜을 누가 이렇게 비싸게 응찰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온갖 낭설은 ‘왕관의 무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논란을 전면 부인한 셈이지만, 업계에서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인 만큼 당분간 의혹을 벗는 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