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확대,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도 덩달아 ‘훈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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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빅컷' 단행, '5.25~5.5%→4.75~5%'로 0.5%p 인하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 전격 발표, 美·中 중심의 경기 회복세 본격화
'변곡점' 준비하는 韓 건설기계 업계, 해외 시장 진출 등 내실 강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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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미국 건설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기계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중국의 건설 경기 역시 정부 차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양분 삼아 회복 사이클에 돌입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부는 훈풍에 국내 건설 경기도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빅컷’에 미 건설 경기 훈풍

26일(현지 시각) 미국 금융정보 업체 비타파이에 따르면 최근 미국 건설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 건설주 ETF인 ‘아이셰어즈 US 홈 컨스트럭션(ITB)’엔 이달 들어서만 3억1,539만 달러(약 4,193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지난 3월(3억3,855만 달러)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주가 역시 상승세다. ITB는 하반기 들어 지난 24일까지 주가가 25.19% 상승했고, 성격이 비슷한 건설주 ETF인 SPDR S&P 홈빌더스(XHB)의 주가도 같은 기간 21.89% 올랐다. 그만큼 미국 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지난 18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로 0.5%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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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설 경기도 회복 사이클

중국도 건설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국채를 발행해 인프라(기반 시설) 건설 프로젝트 착공을 조만간 모두 마무리한다고 밝히면서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중국 건설기계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8% 증가했다. 중국 시장이 재차 날개를 켜기 시작한 셈이다.

지난 24일(현지 시각)엔 판궁성 인민은행장과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3대 금융 수장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 지급준비율을 0.5%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0조원)을 제공하고 정책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인하하겠다는 게 골자다.

리 총국장은 6대 상업은행에 대한 자금 투입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인 자금 규모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는 없으나,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1조 위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국영은행들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직접 나서 내수 회복을 주문하고 나선 데 부응해 이례적으로 자금 지원 정책을 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 블랙홀’ 중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 역시 덩달아 ‘랠리’를 펼치는 모양새다. 1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24일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원자재가격지수(BCOM)가 전 거래일 대비 1.18% 올라 100.23에 장을 마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건 7월 12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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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한 국내 건설기계 시장, 미·중 경기 회복 흐름 타고 ‘반전’ 노린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선 한국 시장도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분위기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2개국(G2)이 동시에 ‘돈 풀기’에 나선 만큼 국내 시장에도 일종의 ‘낙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에서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의 앞선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매출이 8,530억원, 영업이익 58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4%, 39.3% 하락했고, HD현대인프라코어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7%, 49.7% 줄어 1조1,082억원, 815억원에 그쳤다. 두산밥캣의 경우 매출 2조2,366억원, 영업이익 2,39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6.3%, 48.7%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 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 및 신사업 강화를 통해 2분기 누적된 부실을 털어낼 방침이다. 미·중 건설 경기 회복세에 맞춰 내실을 강화하면 글로벌 투자 시장의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우선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 설립한 칠레와 멕시코 지사를 경유해 중남미 지역의 영업망까지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여 시장 확장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전력 수요와 건설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에 따라 엔진 사업 부문의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기본적인 사업 역량 강화에 주안점을 두겠단 것이다. 두산밥캣의 경우 멕시코 몬테레이에 소형 로더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을 거점 삼아 주요 시장인 북미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두산밥캣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