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추가 출자 단행한 ABL생명, 매각 앞두고 ‘건전성 제고’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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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자회사 출자, 우리금융 인수 움직임 고려했나
당국 자회사 편입 심사 엄격해질 가능성 높아, 킥스비율 '위기'
ABL생명,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 확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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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ABA금융서비스에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 부정 대출 논란으로 당국의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심사가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회사 출자 및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체적인 건전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ABL생명, 자회사에 142억원 투입

22일 ABL생명은 지난 9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자회사형 GA ABA금융서비스에 142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ABA금융서비스의 자본금은 331억원으로 확대됐다. ABA금융서비스는 이번 자본 확충을 계기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외부 조직 도입, 영업조직 경쟁력 강화 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ABL생명의 자회사 출자가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움직임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8월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인수 지분 규모와 금액은 각각 동양생명 지분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2,654억원)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M&A 승인 여부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심사에 비교적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문제가 동양생명·ABL생명 M&A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금융지주회사법 17조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회사를 새로 편입하는 금융지주사에 대해 사업 계획 타당성을 비롯해 재무 상태, 경영 관리 등 승인 요건을 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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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킥스비율, 심사 장애물 될까

우리금융의 내부 통제 리스크로 당국의 심사가 엄격해질 경우, 킥스(K-ICS)비율 등 ABL생명의 경영 건전성 역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킥스비율이란 지난해부터 시행된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과거 지급여력(RBC)비율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알 수 있는 셈이다. 킥스비율이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이유다.

올해 6월 말 기준 ABL생명의 킥스비율은 144.5%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소폭 밑돌고 있다. 보험업법상 킥스비율 최소치는 100%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는 자산 건전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킥스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평균 킥스비율은 217.3% 수준이다.

현재 적용받고 있는 경과조치 효과를 제외하면 ABL생명의 킥스비율은 100% 안팎까지 떨어지게 된다. 경과조치는 지난해 회계 기준 전환과 함께 감독당국이 마련해 둔 임시방편으로, 보험사들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의 변동을 최장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식하도록 한 조치다. 경과조치가 적용되는 동안은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감독당국이 직접 개입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경과조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효과가 줄어들며, 최종적으로는 경과조치 적용 전후의 킥스비율이 비슷해지게 된다.

“건전성 끌어올려라” ABL생명의 전략

이에 ABL생명은 킥스비율 제고를 위한 자본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ABL생명은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10년물 무보증후순위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초 700억원 규모로 발행 예정이던 사채는 600억원 증액된 1,300억원으로 발행됐다. 수요예측에서는 전액 미매각됐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인수 금액의 0.30%를 대가로 총액을 인수했다. 발행금리는 공모희망금리 연 6.00~6.60%의 최상단인 6.60%로 결정됐다.

지난달 20일에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이 진행되기도 했다. 희망 금리밴드는 5.40~6.00%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수요예측 종료 이후 들어온 매수 주문은 2,230억원 규모였으며, 금리는 5.9% 선에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ABL생명의 이번 자회사 추가 출자 역시 후순위채 발행과 유사한 ‘건전성 제고’ 전략이라는 평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경영 상태 건전성은 매우 중요한 심사 요소 중 하나”라며 “(ABL생명이)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행보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건전성 방면에서 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